진즉 다녀온 일본여행, 갑작스러운 대마도 여행을 위해 선택했던 인천공항 – 후쿠오카공항 – 하카타항 – 히타카쓰항 도착의 일정 중에서 지난 내용에서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항까지 무료 셔틀 + 지하철 + 도보 이야기를 정리했고 이번 글에서는 하카타항에서 큐슈유센 페리에 대한 소개를 정리했다.
대마도 여행 이야기 없는 일본여행 중의 뱅기 타고 배 타고 이야기일 뿐이니 재미날 거 없고 그냥 이렇게도 다닐 수 있구나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다.
후쿠오카에서 쓰시마로 들어갈 때 1만 5천 엔의 여행 쿠폰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그게 궁금해서 선택했던 여행 노선이었는데 여행 쿠폰을 신청하려면 최소 24시간 전에 해야 했다는 말을 듣고 ‘똥 밟았다!’라는 미세한 좌절감이 있었다.
하카타부두제1터미널
13-6 Chikkohonmachi, Hakata Ward, Fukuoka, 812-0021 일본
히타카쓰항 국제터미널
958-16 Kamitsushimamachi Hitakatsu, Tsushima, Nagasaki 817-1701 일본
그리고 두 번째 미세한 좌절감.
배 시간이 널찍해 밥을 먹고 발권을 하러 갈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여객 터미널로 올라왔더니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햐~ 밥 먹기 전에 올라오길 잘했네’라는 셀프 칭찬을 하며 기다리는데 줄이 계속해서 그대로다.
‘뭐냐 야네들 왜 후딱 일을 안 해?’라는 셀프 궁금증을 얼굴 가득 표출하고 있기를 20여 분.
드디어 발권이 시작되고 난 여권과 함께 딱 한 마디 했는데 발권 거절을 당했다.
“히타카쓰?”
둥절 둥절 어리둥절!
서로 대화가 1도 통하지 않는 걸 알아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둘이 난감한 눈빛으로 교감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혜성같이 등장하신 아저씨!
“안뇽하세요~ “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말씀하시는 아저씨는
여기 경비 아저씨이고 취미가 외국어 공부인지
더듬더듬 말씀하시는 덕분에 내가 승선하고자 하는 배는
지금 발권하지 않는다는 거였으며 쿠니가 거절당한 건 아니라는.
여하튼, 2023년 첫 일본여행 장소로 선택한 대마도 여행 중 당한 소소한 좌절감을 연속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이건 발권 직전에 촬영을 해둔 건데,
굵직한 글씨의 내용인즉, 20시 35분 출발하는 배의 승선권은 1시간 전인 19시 35분부터 판매한다는 것.
경비 아저씨의 설명은 저 내용과 100% 부합하는 진실이었다.
잘 다니던 직장에 일찌감치 출근했더니
내 책상이 사라진 느낌이 이런 것일까?
참으로 당황스러운
아주아주아주 미세한 좌절감을 맛보고
저녁이나 먹자고 식당을 찾는다.
터미널 2층엔 구멍가게 하나 있고 식당이 없기에 밖으로 내려왔다.
좌측으로는 고토(五島) 우측으로는 이키 & 쓰시마(壱岐 & 対馬) 방향이라는 건데 사람 아니고 차량 승선 대기장소를 알려주는 것 같다. 중학교 때 한자 선생님이 아름다우셨다는 점이 참으로 큰 도움이었다.
그리도 공부를 안 했지만 예쁜 한자 선생님(교생 선생님)께 잘 보이려고 한자 공부를 했던 것이 일본에 와서까지 쓸모가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거다. 역시 학생은 공부를 해두는 게 맞다. 수십 년이 지나 지금 이렇게 활용할지 누가 알았누. 일본어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만 10년이 넘었다. 진즉 코딱지만큼이라도 공부를 했으면 지금 일보여행 중에 얼마나 잘 써먹고 있을까?
생각하니까 우울하다.
하카타항 타워(Hakata Port Tower)를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자세를 잡고 몇 컷의 셔터질. 이번 일본 여행 중에 본 가장 인공적인 장소란 생각을 해본다.
그러함과 동시에 주변의 식당이란 곳, 패스트푸드점을 성심껏 찾아다녔으나 모두 7시에서 8시에 문을 닫는다.
이 엄청난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고 발권하고 저녁 식사 먹자고 했던 나의 판단이 완전한 오판이었음을 깨닫고 미세한 좌절감 세 번째를 맛본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패밀리 마트.
내가 한 짓은
빵과 우유 그리고 맥주 한 캔이 전부였다.
참 우습다.
거창하게 일본여행 와서
아직 대마도 여행의 ‘대’자도 시작하지 못했는데
저녁 식사를 빵과 우유에 맥주 한 캔이라고?
‘거참, 꼬여도 이렇게 꼬이나?’
주변을 배외하다 지겨워서
터미널 2층으로 올라와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카카오톡 들여다보다 인스타그램 들여다보다
블로그 들여다보다…
엉덩이 땀 나는 기분에 어정쩡하게 일어나 주변을 어슬렁.
어? 이거…
승선 신고서 기장대.
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일본여행 시에도 똑같구나.
내용을 보니 우리나라의 승선 신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내가 이걸 썼었나?
도대체 이 고급 휘발성 기억력을 어따 쓰냐.
여하튼 작성 내용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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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월일(지금 당장 이 순간의 월일)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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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칸 체크하고(제일 저렴, 1등 칸과 쬐금 차이 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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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카쓰(比田勝)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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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 대마도 현지 내가 가는 곳 전화번호(예시 : 90-2312-2823 이곳은 내가 묵고자 하는 대마도 민박 토끼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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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나이 / 남녀(한자로 써도 좋겠으나 영어나 아라비아 숫자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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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국적, 사는 곳, 어떻게 알아니? 이런 거 무시해도 됨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쓴 기억이 없다. 우짜지… ㅠㅠ
혹시 대마도 여행 가시는 분들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위의 승선 신고서는 알아서 하시고
쿠니는 티켓 발권에 하자가 없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그리고 승선하라고 할 때까지 멀뚱거렸다.
어떤 분이 뭐라 뭐라 하니
사람들이 짐을 들고 이동을 한다.
승선구.
컨테이너 박스로 둘러싼 통로를 따라 주욱.
배에 울라 제일 위에서부터 훑어보기 시작한다.
쾌속선이 아닌 페리이기 때문에
밖에서 앉아 있어도 무관함.
드디어 떠난다 하카타항.
대마도 여행 계획을 세움에 있어
제공된다는 여행 쿠폰 때문에
이렇게 함 해보자 날아왔건만
부족한 정보 덕분에 완전 새된 기분.
그래 새처럼 모든 실수를 날려버리자. 150,000원.
이곳은 짐 보관대.
캐리어가 됐든 가방이 됐든 올려두면 된다.
자판기 보이고,
97도의 온수가 들어 있는 온수기,
그 옆은 찬물이 나오는 냉수기.
층간 이동은 엘리베이터 혹은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이곳은 아래층 선미 부분인데 가림막이 있어
뭔가 들어가 본다.
흡연실이었음.
이런 분위기는 역시 일본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다.
선미 끝자락에 앉아 있어도 된다.
이곳이 1등 칸인 것 같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처럼
2등 칸과의 차이도 크지 않아 보인다.
여긴 2등 칸 지정석인 듯한데…
솔직히 다 짐작일 뿐이다.
물어본 것도 아니고 어데 쓰여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지… 쓰여있는데 쿠니가 못 봤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도 2등석 지정칸인가?
다니다 보니 드러누워 있는 분들도 보임.
그리고 이곳이 2등 칸.
아마도 맞을 거다.
사람들이 알아서 엎드려 있거나 누워 있는 공간이다.
쿠니도 캐리어 짐 칸에 두고
돈, 여권, 배터리, 카메라 등이 들어 있는 백팩만 들고
선실로 들어서서 누웠다.
이번 대마도 여행 시 느낀 일본의 페리나
우리나라의 페리나 큰 차이는 없지만
일본 페리가 조금 더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긴 하다.
잠이 안 온다 싶었는데 이미 잠이 든 상태.
내가 코를 골았는지 안 골았는지 모르겠고
잠이 깨어 보니 사람들이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온다.
덩달아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와 보니
깔끔하게 정비된 히타카쓰항이 보인다.
히타카쓰 포트 터미널(Hitakatsu Port Terminal)
나를 위해 기다려 주시는 선배 부부와 손 인사를 나누고
사람들이 내리는 배,
나를 하카타항에서 히나카쓰항까지 데려와 준 큐슈유센 페리와 작별 인사를 하고 선배가 운영하는 토끼세키 민숙으로 이동을 한다. 내일부터 2023년 첫 일본 여행 장소로 선택한 곳에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나의 소소한 좌절감 맛보기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으니…
일본여행 후쿠오카에서 대마도 입도 큐슈유센 페리 영상 1분 31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