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피맺힌 투쟁의 흐름 속에 고귀한 순결함을 얻은 우리 위에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앞길에서 훤히 비추이나
찬란한 선조의 문화 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 민족 앞에”
시도 때도 없이 광화문이나 용산을 지날 때면 들리는
“아침이슬” 작사가인 김민기 시인의 글,
“내 나라 내 겨레” 중 일부이다.
그래 누구든지 와서 보시라!
동해시 어달항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을,
동해시 일출 풍경 맛집,
어달리등대 해맞이 in 강원도 여행
사진/글 산마루
어달리등대
▷주소 : 강원도 동해시 어달동
▷문의 : 033- 530-2233
▷공중화장실 : ○
▷주차공간 : 도로변 공영 주차장 이용
▷동해역 기준 9.4km / 25분 소요
▷함께 가면 좋은 명소 :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어달리등대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공평하다.
나의 머리 위에도 떠오르고 우리 모두의 머리 위에도 떠오른다.
신새벽 어스름을 깨우며 공평하게 떠올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민족 앞을 훤히 비추인다.
동지섣달 그믐밤을 까맣게 지세우며 새벽을 기다리는 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손끝을 에이는 칼바람과도 싸워야 하고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인생의 무게만큼이나 무겁다는
졸음에 겨운 눈꺼풀의 무게도 견뎌야 한다.
젊은 나이 한때는 까만 밤을 깨우는 등대지기가 부러웠던 적이 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어선을 위해 발전기를 돌려 등대에 불을 밝히고,
비바람과 폭풍우가 휘몰아칠 때면 음파표지를 가동하여 소리를 전하는
외딴섬 등대지기가 되고 싶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밝아오는 수평선 너머로 일찍 잠에서 깨어난
갈매기들이 날아오른다.
여명에 밀려온 바람을 타고 파도는 거세지기 시작한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춥다고 했던가?
비몽사몽간에 떠나오느라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품을 파고드는
어달항 찬바람이 매섭다 못해 아리기까지 하다.
동해시 일출 풍경 맛집, 어달리등대 새벽 바다는 거대한 캔버스이다.
굵은 붓에 먹물을 듬뿍 칠해 뿌리면 출렁이는 파도가 되고
붉은색 물감을 묻혀 흩뿌리면 활활 타오르는 잉걸불이 되어 하늘을 태운다.
때로는 한줄기 바람에도 한순간에 심술궂은 마녀가 되어 어둠을 불러들인다.
새해, 새날을 기다리는 건 이렇게 힘이 든다.
긴 기다림 끝에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붉은 기운이 비추이기 시작한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치밀어 오르는 욕망이 꿈틀 되기 시작한다.
가슴속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멀리서 둥 둥 북 치는 소리가 환청처럼 귓전을 적시며 들려오더니
바람을 타고 어달 항구를 깨우며 새 날을 맞이한다.
하지만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기다렸던 어달리등대 해맞이는 여기까지였다.
공평하게 떠올라 우리 모두의 머리 위를 비추어 주리라 기대했던
태양은 구름 속으로 숨어 들어가며 내일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동해시 일출 풍경 맛집, 어달리등대 해맞이는 기다림이 있어 좋다.
새로운 날을 기다리는 맛,
오늘보다 내일이 좀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감,
내일은 분명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리라는 희망이 있어 좋은 곳이다.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해를 뒤로하고 귀가하는 길,
한 마리 두 마리 갈매기들이 잠에서 깨어나듯이
어달 항구도 깨어난다.
“동해의 푸른 꿈이 출렁이는 곳,
여기가 어달항이라네!”
어달항
강원도 동해시 어달동
어달리방파제
강원도 동해시 어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