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도시에서 공연되었고 3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을 한 명품 연극 장수상회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비가 몹시 내리던 날 안 지기와 함께 하며 나름의 서울데이트코스를 다녀왔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33길 15
광장시장전골목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4가 170-1
연극 장수상회 Last Dance
공연장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33길 15
문의전화 : 02-766-1010
공연기간 : 2023.05.21까지
공연시간 : 100분
관람연령 : 8세 이상
R석 티켓 : 77,000원
S석 티켓 : 55,000원
과거 국립극장 기자단 활동을 할 땐 적어도 1개월에 한 번
공연 관람을 하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물론, 안 지기와 둘이서만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인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며 아이들 시간에 맞추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공연 관람의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음에도 그러려니 지내왔다.
그래서일까?
2023년 4월은 안 지기와 함께 지난번 뮤지컬 공연에 이어
이번 명품연극 장수상회를 함께 하게 됐다.
1시간 남짓 안 지기와 카페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공연 시간이 가까워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로 이동한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바람이 불지 않아
빗방울이 수직 하강을 한다는 정도?
이렇게 비 내리는 날 안 지기와 함께 걸어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나이가 조금 더 어렸더라면,
아니 아주 많이 어렸더라면,
우산 하나를 접고 가까이 붙어 걸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어 그러기는 쉽지 않다.
오래 살았으니 더 친근하고 가까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라고.
이게 웃자고 한 소린지 진심인지 헛갈린다.
여하튼 오늘 나와 안 지기는
나름의 서울데이트코스를 개척하는 중이다.
각자 출발지가 다르긴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만나 함께 카페에서 1시간 남짓 담론의 시간을 가졌고
이어 각자의 우산 아래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며 연강홀까지 거닐었다.
또한 느긋한 걸음으로 그 대화는 이어지고 있으니
이 자체로 데이트를 즐기고 있음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서울데이트코스를 이야기할 때,
무언가 특별한 장소나 이벤트를 포함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관계의 지속성을 갉아먹는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본다.
그러므로 특정 장소, 이벤트, 이슈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관계를 보다 자연스럽고 부담 없게 만든다.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함께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극 장수상회는 함께 한다는 것에 집중하는
사랑 이야기가 그 중심이며 전부이다.
사랑을 알 수 있는 나이,
사랑을 하고 있는 나이,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이라면
서울데이트코스에 넣어둬도 좋을 연극이라 생각된다.
연극 장수상회 포토존
드디어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지정좌석에 앉아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시간.
이 시간의 설렘이 무척이나 기분 좋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비행기 모드로 전환했다.
그리고 커튼콜이 시작되며 스마트폰을 손에 쥔다.
열연을 해주신 배우들, 특히 이순재 선생님의 열정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이곳은 광장시장 전 골목이다.
안 지기와 설렁설렁 걸어와
이곳에서 이른 저녁으로 전을 먹어보자 들른 것.
이 역시도 오늘 서울데이트코스의 한 장소다.
그렇게 안 지기와의 소박한 데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는 맛이 꽤 고소하다.
이후로도 자주 만나 공연 관람을 하고 싶지만
장담할 순 없기에 그저 희망과 기대감으로 이어 놓는다.
이런 감상과 따스함이 바로 연극이 주는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