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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관광으로, 문화를 일상으로”…태안군, 문화예술 대전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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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 중인 황주선 문화예술과장. /사진-태안군
▲지난 30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 중인 황주선 문화예술과장. /사진-태안군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태안의 오래된 역사가 관광자원이 되고, 군민의 일상이 문화로 채워진다.

충남 태안군이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역사자원을 관광콘텐츠로 확장하고 군민의 문화 향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문화예술 정책의 대전환에 나선다.

태안군은 30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문화예술과 정례브리핑을 열고 ‘문화유산을 품고, 문화로 성장하는 태안’을 비전으로 한 3대 핵심사업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명확하다.

과거의 문화유산은 미래의 관광자원으로, 공연과 문화생활은 군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일상으로, 낡고 위험한 근대문화유산은 새로운 지역문화 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 161억 원 ‘사신들의 바다 순례길’…고려의 역사를 관광으로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사신들의 바다 순례길 조성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총 161억8000만 원이 투입된다.

고려시대 송나라 사신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 기록을 토대로 근흥면 신진도리 일원에 고려시대 사신들의 흔적을 현대적 관광콘텐츠로 재현한다.

현재 마도 안흥정 재현과 사신들의 정원 조성이 완료됐으며, 단청 정비 등을 거쳐 2027년 4월 1차 사업장을 군민과 관광객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태안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지상 3층, 연면적 880㎡ 규모의 ‘태안고려문화관’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

국보급 수중유물과 연계해 태안의 해양역사와 고려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문화 거점으로 조성하고, 안흥진성·태안수중유산박물관 등을 연결하는 ‘서해안 대표 역사문화 관광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과거의 기록과 유물을 박물관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길과 공간, 체험과 관광을 통해 살아 있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 “태안 군민이라면 문화공연 부담 없이”…문화복지 강화

문화예술 정책의 또 다른 축은 ‘군민의 실질적인 문화 향유권 확대’다.

태안군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태안사랑상품권 환급제를 기반으로 공연 관람 환경 개선에 나선 데 이어 2027년부터 군민 우대제도를 더욱 강화한다.

일반 관람료는 2만 원으로 조정하지만, 태안군민에게는 행정정보공동이용망을 연계해 별도의 증빙서류 없이 ‘50% 자동 감면된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입장 시 1만 원 상당의 태안사랑상품권을 전액 환급한다.

결과적으로 군민이 부담하는 ‘실질적인 관람료는 0원’이 되는 구조다.

단순한 할인정책을 넘어 지역경제와 문화복지를 동시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태안사랑상품권 환급제는 총 1,477만 원의 환급 실적을 기록하며 예약부도 방지와 지역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 “인기 공연도 군민이 먼저”…우선예매·전용석 도입

인기 공연 때마다 반복되는 타 지역 관람객과 팬클럽 중심의 예매 쏠림 현상에도 제동을 건다.

태안군은 군민이 인기 공연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군민 우선 예매기간과 1층 군민 전용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관련 내용을 조례 개정과 통합예매 시스템에 반영해 군민의 공연 관람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시설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지역 주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막고, ‘문화시설의 주인은 군민’이라는 원칙을 제도화하겠다는 의미다.

■ 안전 E등급 근대한옥, 19억 투입해 ‘문화 랜드마크’로

도심 속 근대문화유산도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노후화로 안전 E등급을 받아 정비가 시급했던 ‘국가등록문화유산 태안 동문리 근대한옥’에 대한 전면 보수·정비가 시작된다.

태안군은 국·도비 등을 포함해 총 19억 4200만 원을 투입한다.

2027년 정밀설계를 거쳐 2028년까지 안채와 사랑채, 대문간채, 창고 등 건물 4동과 주변 담장, 공터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정비 이후다.

태안군은 단순히 건물을 원형대로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29년부터 주민 문화사랑방과 체험공간 등으로 활용하고 일반 공개관람도 본격화한다.

낡고 위험했던 근대한옥을 구도심의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탈바꿈시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 ‘보존’에서 ‘활용’으로…태안 문화정책의 방향 바뀐다

이번에 발표된 3개 사업은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된다.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하고 → 관광콘텐츠로 확장하고 → 군민이 직접 체험하고 → 지역경제와 연결한다는 선순환 구조다.

고려시대 사신들의 흔적은 관광길과 고려문화관으로 되살아나고, 공연장은 군민의 문화복지 공간으로 바뀐다.

안전 문제로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근대한옥은 보수공사를 거쳐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태안군이 문화예술을 단순한 행사나 시설사업이 아닌 ‘관광·지역경제·생활복지를 아우르는 지역발전 전략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황주선 태안군 문화예술과장은 “오늘 발표한 세 사업은 태안의 유구한 역사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지켜내고, 그 열매를 군민의 문화행복으로 되돌려드리기 위한 하나의 결실”이라며 “군민이 자긍심을 느끼고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품격 높은 문화도시 태안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태안의 과거가 미래가 된다

문화유산은 보존만으로 생명력을 얻기 어렵다.

시민과 관광객이 찾고, 보고, 걷고, 체험할 때 비로소 역사자원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살아 있는 자산이 된다.

태안군은 이번 3대 핵심사업을 통해 ‘지켜야 할 문화유산’에서 ‘함께 누리는 문화자산’으로 정책의 중심을 옮긴다.

고려시대 사신이 바라본 태안의 바다가 역사문화 관광지로 다시 열리고, 오래된 근대한옥은 주민의 일상 속으로 돌아온다.

무엇보다 군민에게는 문화공연을 실질적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역사를 보존하는 태안에서, 역사를 관광으로 만들고 문화를 군민의 일상으로 돌려주는 태안으로.

태안의 문화예술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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