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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교황청의 비밀 정원, 빌뇌브레자비뇽 도보 산책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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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론강 건너편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아비뇽 도심에서 강 하나만 건너면 거짓말처럼 한적하고 우아한 중세 마을 빌뇌브레자비뇽(Villeneuve-lès-Avignon)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빌뇌브레자비뇽은 역사적으로 아비뇽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들이 여름 휴양지로 삼았던 ‘아비뇽의 비밀 정원’ 같은 도시다. 아비뇽 시내의 북적이는 관광객에게서 벗어나 진짜 프로방스의 고즈넉함과 교황청의 역사적 유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최적의 근교 코스이기도 하다. 아비뇽과 다리 하나로 연결되는 쌍둥이 도시, 빌뇌브레자비뇽에서 즐기는 느린 도보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라 콜린 데 무르그 공원

Parc La Colline des Mourgues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과거 수녀원의 소유지였던 이곳은 지중해성 자생 식물과 우거진 소나무, 올리브나무가 빼곡한 공원으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기 좋다. 산책로를 따라 언덕 정상으로 오르면 론강 너머로 펼쳐지는 아비뇽 교황궁과 성베네제 다리의 웅장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비뇽 시내 한복판에서는 정작 볼 수 없는 교황의 도시 아비뇽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뷰포인트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아침에 방문하면 프로방스 특유의 평화로운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꼴린느 데 무흐그

프랑스 30400 빌르뇌브-레-아비뇽 꼴린느 데 무흐그

노트르담 꼴레지알 성당

Église Collégiale Notre-Dame de Villeneuve-lès-Avignon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공원에서 산책을 마치고 마을 중심부로 내려오면 곧바로 노트르담 꼴레지알 성당이 나온다. 1333년 교황 아르노 드 비아 추기경에 의해 설립된 곳으로, 겉보기엔 단정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고딕 양식 특유의 장엄함이 몰려온다. 내부 예배당에 보존된 종교 예술품들도 아름답지만 성당을 감싸고 있는 야외 회랑과 정원이 특히 매력적이다. 회랑의 아치형 돌기둥 너머로 보이는 초록빛 잔디와 석조 건축물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비뇽 교황청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차분하고 거룩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기 좋은 스폿이다.

Église Collégiale Notre-Dame de Villeneuve-lès-Avignon

Pl. Meissonnier, 30400 Villeneuve-lès-Avignon, 프랑스

라 카반

La Cabane

사진= 레스토랑 공식 홈페이지

성당을 나와 골목길을 조금만 걸어가면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아담한 레스토랑 라 카반이 나온다. 오두막이라는 이름처럼 따뜻하고 친근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이곳은 제철에 나오는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프렌치 가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야외 테라스 석에 앉아 신선한 샐러드와 담백한 고기 요리, 그리고 가볍게 곁들이는 와인 한 잔은 여행의 풍미를 한층 살려준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라자크 와인의 풍미를 더한 양고기 콩피, 프로방스풍 대구 요리 등이 있다.

La Cabane

7 Pl. Saint-Pons, 30400 Villeneuve-lès-Avignon, 프랑스

샤르트뢰즈 수도원

La Chartreuse de Villeneuve

사진= 수도원 공식 홈페이지

점심 식사 후 빌뇌브레자비뇽의 상징적 유산인 샤르트뢰즈 수도원으로 향해보자. 1356년 교황 이노센트 6세가 건립한 카르투시오 수녀회 수도원으로 당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던 영적 거점 중 하나였다. 웅장한 중정과 회랑, 교황 이노센트 6세의 무덤, 그리고 수녀들이 기거하던 사제관을 천천히 둘러보는 코스다. 중세 건축의 정교함과 고요한 미학이 어우러져 걷는 내내 묘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La Chartreuse de Villeneuve

58 Rue de la République, 30400 Villeneuve-lès-Avignon, 프랑스

생탕드레 요새

Fort Saint-André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샤르트뢰즈 수도원에서 나와 언덕 위를 향해 조금 올라가면 병풍처럼 도시를 둘러싼 생탕드레 요새가 등장한다. 14세기 프랑스 왕가가 아비뇽 교황청 및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국경을 지키기 위해 바위 산 위에 세운 거대한 요새다. 쌍둥이처럼 솟은 거대한 성문 타워를 지나 성벽 위로 오르면 아비뇽과 론강 계곡 전체가 탁 트인 시야로 펼쳐진다. 요새 내부에는 아름답기로 이름난 생탕드레 수도원 정원이 함께 자리 잡고 있는데, 수백 년 된 올리브 나무와 프렌치 스타일로 정갈하게 가꿔진 꽃밭이 요새의 돌벽과 조화를 이룬다. 빌뇌브레자비뇽 산책의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다.

Fort Saint-André

57A Rue Mnt du Fort, 30400 Villeneuve-lès-Avignon, 프랑스

코지

KOZY

사진= 레스토랑 공식 홈페이지

요새와 정원까지 둘러본 뒤 다리가 아파올 즈음 마지막 저녁식사 장소인 코지(KOZY)로 향한다.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여정을 느긋하게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아늑한 비스트로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은은한 트러플 향이 감도는 진한 크록무슈와 프로방스 산 꿀, 타임 향을 얹어 오븐에 따뜻하게 구워낸 생마르셀랭 치즈다.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한다면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플래터 메뉴를 추천한다. 훈제 포크 버거나 모엘뢰 오 쇼콜라 같은 수제 디저트도 훌륭하다. 야외 자리에 앉아 로컬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이곳은 점심에는 따로 운영하지 않고 저녁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꼭 저녁시간대에 방문하자.

KOZY

11 Rue de l’Hôpital, 30400 Villeneuve-lès-Avignon, 프랑스

역사적으로 빌뇌브레자비뇽은 아비뇽 교황청의 고위 성직자들이 번잡한 권력 투쟁에서 벗어나 휴식과 명상을 취하던 비밀 정원이자 안식처였다. 오늘날에도 그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복잡한 관광객 무리에서 벗어나 14세기 중세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골목길, 압도적인 풍광을 보여주는 요새, 그리고 정갈한 카페와 레스토랑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비뇽 교황청의 화려한 겉모습을 보았다면, 강 건너 빌뇌브레자비뇽에서는 그 이면에 숨겨진 고요함과 깊이를 맛볼 수 있다. 아비뇽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면 다리 하나를 건너는 수고를 더해보길 권한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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