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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세 잔 값으로 무인도 한 바퀴, 18,000원짜리 제주 차귀도 여행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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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쪽 끝,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고산리 앞바다에는 사람 대신 바다새와 파도 소리가 지키고 있는 작은 섬 하나가 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 차귀도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낯설 수 있지만, 왕복 유람선 18,000원으로 섬에 올라 걷고, 다시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석양까지 즐길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예요.

최근에는 “너무 상업화되지 않은, 아직은 한적한 섬”을 찾는 분들 사이에서 차귀도 여행이 조용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난 둘레길, 파도에 깎인 현무암, 오후가 되면 금빛으로 물드는 수평선까지. 반나절만 내도 제주 서쪽 바다의 거친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 지금부터 차귀도 여행을 차근차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차귀도, 제주에서 가장 큰 무인도

차귀도 여행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차귀도 여행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차귀도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앞 약 2km 해상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육지와 가깝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사람 없는 무인도입니다. 본섬과 주변 바위섬들이 한 덩어리처럼 모여 있고, 섬 둘레는 깎아지른 절벽과 기묘한 화산암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바다를 타고 들어가 섬에 내리는 순간, 관광지라기보다 작은 자연 보호구역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차귀도 여행을 하실 때는 정해진 길만 걷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 예의입니다.

✔ 꿀팁

차귀도는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물, 간단한 간식, 휴지 정도는 미리 자구내포구에서 준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자구내포구에서 출발

자구내포에서 출발 / 사진=제주관광공사@권기갑 작가
자구내포에서 출발 / 사진=제주관광공사@권기갑 작가

차귀도 여행의 출발점은 한경면 자구내포구입니다. 이곳에서 차귀도 유람선을 타면 약 5분 만에 섬에 도착하고, 상륙 트레킹까지 포함해 왕복 약 90분 코스로 운영되는 상품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섬탐방 기준으로 성인 1인 요금이 약 18,000원 선이라, 제주에서 이 정도 가격에 “무인도 상륙+유람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는 많지 않은 편입니다.

선착장 매표소에서 승선신고서를 작성한 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에 오르면, 잠깐의 파고를 지나 곧 차귀도 해안 절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다만 차귀도 여행은 철저히 날씨를 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람과 파도가 높으면 선박은 운항하더라도 섬 상륙이 제한될 수 있어, 방문 전날이나 당일 아침에 반드시 운항 여부와 상륙 가능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꿀팁

성수기나 주말에는 유람선이 금방 매진될 수 있어, 온라인 예약이나 전화 예약 후 방문하시면 훨씬 여유롭습니다. 신분증 지참도 잊지 마세요.

차귀도 둘레길

차귀도 둘레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차귀도 둘레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섬에 내리면 본격적인 차귀도 여행의 하이라이트, 둘레길 트레킹이 시작됩니다. 정비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한 바퀴를 도는 데 대략 50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리고, 길 곳곳에서 제주 본섬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이어집니다.

검은 현무암 절벽 아래로 흰 포말이 부딪히고, 파도 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크게 귓가를 때립니다. 발 아래에는 거친 바위와 잔잔한 풀숲이 번갈아 나오고, 중간중간 탁 트인 전망 포인트에서는 바다와 하늘, 섬의 윤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섬 둘레길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바위지대와 경사가 있는 구간이 섞여 있어서 샌들이나 구두보다는 밑창이 단단한 운동화·트레킹화를 신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이 센 날에는 모자가 바다로 날아가기 쉽고, 겨울·초봄에는 체감기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어 가벼운 바람막이를 하나 챙기면 훨씬 편안하게 차귀도 여행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 꿀팁

사진을 많이 찍으실 계획이라면, 섬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햇빛을 등지게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역광보다는 측면·정면광이 훨씬 담기 좋습니다.

바다 위에서 맞는 노을, 운 좋으면 돌고래까지

차귀도 일몰 / 사진=제주관광공사@권기갑 작가
차귀도 일몰 / 사진=제주관광공사@권기갑 작가

차귀도는 서쪽 바다를 향해 열려 있어 노을이 특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후 타임 유람선을 이용하면 섬을 한 바퀴 돈 뒤, 다시 배를 타고 나오는 길에 바다 한가운데서 석양을 맞이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을 때는 차귀도 인근 해상에서 물살을 가르며 움직이는 돌고래 무리를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반드시 볼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선장님이 방향을 살짝 돌리며 “저기 앞에 보세요”라고 안내해 주는 날도 많다고 하니, 시야를 넓게 두고 바다를 바라보며 이동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 꿀팁

선셋 타임에는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니, 낮보다 한 겹 더 껴입는다는 느낌으로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배 위에서 사진 촬영 시에는 핸드폰·카메라를 꼭 스트랩으로 고정해 주세요.

자구내포구 일대에는 회, 해물뚝배기, 갈치조림 등을 내는 식당들도 모여 있어, 차귀도 여행을 마친 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습니다. 또한 차귀도는 천연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섬 안에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해안 바위를 함부로 오르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18,000원으로 즐기는 제주도 가장 큰 무인도 여행이긴 하지만, 그 값을 넘어서는 풍경을 계속 보고 싶다면,  자연을 대하는 태도 역시 그만큼 성숙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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