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평야 위에 숨은 감성 여행지 ‘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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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이민성 기자] 드넓은 평야가 끝없이 펼쳐지는 전라북도 김제. 바람에 흔들리는 논물결 사이로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스며 있는 이곳은, 조용히 머물다 가기 좋은 감성 여행지다. 우리나라 최초의 저수지 벽골제에서 시작해 천년 고찰 금산사, 평야를 굽어보는 모악산까지. 김제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공간 속에서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여기에 꽃으로 채워진 카페와 감각적인 휴식 공간이 더해지며, 평범해 보였던 농촌의 풍경은 어느새 특별한 여행지로 변신한다.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축조된 옛 저수지의 둑과 중수비로 전해지는 국가유산이다. 「삼국사기」에는 330년 처음 벽골제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후 신라·고려·조선 시대를 거치며 여러 차례 보수와 재축조가 이루어졌다. 지금은 일직선으로 약 3km 정도의 둑이 남아 당시 거대한 저수지 규모를 짐작하게 하며, 조선 시대 중수 기념 비석도 남아 있다. 1975년에는 수문 자리였던 곳을 발굴 조사해 정교한 측량 기술이 활용된 대규모 토목 공사였음이 확인되면서, 벽골제는 우리 고대 토목·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벽골제 인근에 위치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은 수천 년 농경 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벽골제 축조의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으며, 광활한 만경평야와 김제 지역의 특색을 경험한다. 농경문화, 생활민속, 벽골제언실 등 상설전시실에서 다양한 유물을 관람하며, 실감 콘텐츠 디지털영상관을 통해 농업 국가의 발전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넓은 공간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며, 야외 조경과 함께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 있는 카페 오늘여기는 유채꽃, 데이지, 유럽수국, 핑크뮬리 등 계절마다 다른 꽃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입구의 소박한 분수부터 카페 곳곳에 포토스폿이 많아 사진 찍기 좋고, 내부에는 마들렌·쿠키·빵 같은 디저트가 준비돼 있다. 1인 1메뉴 주문이 원칙이며, 2층은 노키즈존으로 조용하게 쉬기 좋다. 예능 ‘1박 2일’ 촬영지로도 알려졌고, 야외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바닐라라테, 아인슈페너라떼, 제주 청귤 에이드 등이 인기 메뉴이며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전북 전주시·김제시·완주군에 걸쳐 있는 모악산도립공원은 1971년 12월 2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해발 793.5m의 모악산이 김제평야 동쪽에 우뚝 솟아 호남평야를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매력이다. 산 정상의 큰 바위가 아기를 안은 어머니 형상을 닮아 ‘모악산’이라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공원 안에는 백제 시대에 창건된 금산사를 비롯해 대원사·수왕사·귀신사 등 사찰이 많고, 국보·보물·지방문화재도 곳곳에 분포해 자연 풍경과 역사 탐방을 함께 즐기기 좋다. 사계절 내내 경관이 아름다워 등산객과 여행객이 꾸준히 찾는 전북의 대표 관광지다.
백제 법왕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김제금산사는 신라 시대 진표율사가 중건한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아픔을 겪었으나 다시 세워진 역사를 간직한다. 국보 제62호 미륵전을 비롯해 대장전, 방등계단 등 다수의 보물과 문화재를 품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오랜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거닐 수 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고요한 산사에서 사색에 잠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