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여행] 이탈리아식, 중식, 일식, 한식까지…필리핀서 맛보는 미식의 향연
2026 미슐랭 마닐라&세부편
‘★레스토랑’ 야심 솔레어리조트
3스타 셰프 초청 미식코스 맛보니…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좋은 곳도 배부른 다음에야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풍광, 신나는 액티비티도 좋지만, 맛있는 음식만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도 없다. 실제로 지난해 트립닷컴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60%가 음식관련 콘텐츠를 검색했는데, 여행객들은 음식축제(62%), 호텔다이닝(60%), 길거리 음식투어(52%)순으로 음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국여행객들은 편의성과 럭셔리에 중점을 둔 ‘호텔 다이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식 호캉스를 유독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제격인 곳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4시간 비행거리인 필리핀 수도 마닐라. 필리핀은 다양한 요리 전통과 세계적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성이 결합해 독특하고 다채로운 다이닝문화를 탄생시킨 곳이다. 이를 감안해 미슐랭가이드는 2026년 미슐랭가이드 마닐라&세부 에디션을 발간할 계획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올해 하반기 미슐랭가이드 마닐라편 레스토랑 공개를 앞두고 마닐라 미식의 핫플로 떠오른 솔레어리조트로 미식여행을 다녀왔다.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5성급 럭셔리호텔 솔레어리조트는 미슐랭급 양식, 일식, 중식에 한식 레스토랑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 미식여행지로 딱이다. 총 17개 레스토랑과 바를 갖춰 리조트내 F&B를 모두 경험해보기도 쉽지 않지만, 그중 ‘★레스토랑’선정이 유력시되는 간판 식당 3곳에서 시그니처 요리들을 직접 맛봤다.
■“3스타 셰프 비결? 행복한 셰프가 되라”
솔레어리조트는 최근 오픈 12주년을 기념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식의 거장 하인즈 벡(Heinz Beck)셰프를 초청해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네스트라(Finestra)에서 6코스 디너를 선보였다. 벡 셰프는 성 베드로 대성당이 보이는 멋진 전망과 뛰어난 지중해 요리로 유명한 로마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라 페르골라’의 오너 셰프이자, 포르투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도쿄 등에서 8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가 선보인 6코스 디너를 직접 먹어보니 식재료의 영양, 질감, 식감을 모두 고려한 파인다이닝 코스를 아우르는 핵심은 건강한 음식이라는 점, 한마디로 고급스러우면서도 건강한 성찬이였다. 바닷물에 담근 셀러리와 함께 나온 절인 방어에는 초콜릿에서 지방을 뺀 산화초콜릿을 곁들여 단맛보다는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방어의 부드러운 질감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달콤한 고추와 그린 가스파초(스페인식 토마토 냉스프)를 곁들인 스캄포(큰 새우)도 은은한 알싸함이 입맛을 돋운다. 뒤이어 나온 붉은 새우와 훈제 가지 쿨리를 곁들인 세다니니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짧고 뭉툭한 모양의 이탈리아 전통 파스타로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이색적이다. ‘전채요리로 입맛만 다시는 거 같다’ 싶은 바로 그때 나온 요리가 호박 리조토. 이탈리아 전통 아몬드 쿠키 아마레티를 곁들여 고소함을 더했다.
한국사람은 역시 밥심이다. 리소토로 빠짝 올라온 식욕을 조금 다독여주니 메인요리인 피스타치오 크러스트 송아지 스테이크가 기다린다. 송아지스테이크는 부드러운 스테이크에 피스타치오 크러스트로 담백한 풍미를 더했다. 후식은 티 크림을 곁들인 붉은 과일 아이스 스피어와 설탕에 절인 라즈베리. 달콤함으로 6코스 디너의 방점을 찍었다.
식재료에 대한 오랜 연구와 노력을 오롯히 한 그릇에 담아내는 벡세프가 식재료를 선별하고 혁신적인 맛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엮은 저서 ‘비밀 재료(L’Ingrediente Segreto)’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에게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로 선정된 비결을 묻자, 철학자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행복한 셰프가 되는 거죠. 그래야 음식도 맛있어요.”
■ ‘아는 맛이 더 무섭다’ 중식에 스페인풍 녹여내
파이프오르간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상들리에와 붉은 빛 인테리어가 시선을 압도하는 186석 규모의 중식당 레드 랜턴(Red Lantern). 이날 코스요리는 새우 샤오롱바오, 새우 하가우, 전복찜 등 딤섬플래터로 시작해 게살 스프, 그린 칠리소스를 얹은 능성어찜등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부드러운 오리 속살고기와 바싹하면서도 고소한 오리껍질 맛이 그만인 베이징덕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고소한 맛과 식감이 계속 생각난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 기독교의 영향으로 동남아에선 이례적으로 돼지고기도 즐겨 먹는다. 그중에서도 스페인 대표요리인 애저구이는 생후 3주된 새끼돼지를 통구이로 만든 음식인데,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하다. 레드랜턴은 매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재료를 공수해와 애저구이, 북경오리구이 등 정통 중식요리를 맛볼수 있다.
담백한 음식이 생각날 땐, 일식당 야쿠미(Yakumi)다. 교토요리에 대한 혁신적 접근 방식으로 유명한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 아자부 유키무라(Azabu Yukimura). 이곳의 오너셰프 준 유키무라가 사케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마리아주를 곁들여 9코스 가이세키 디너코스를 선보였다.
도쿄의 유명한 수산시장 도요스시장에서 매주 두차례 신선한 최고급 식재료를 공수해오는 만큼, 신선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북해도 최상급 우니, 당일 잡은 참치등 귀한 재료들을 눈으로, 입으로 영접한다. 그중에서도 전채요리로 나오는 성게알, 송로버섯, 캐비어 칵테일의 교토 유바는 귀하다는 재료를 다 모아 놓아 이런 호사가 없다.
각각의 재료들이 뿜어내는 독특한 풍미의 여운이 가실 때 쯤, 메인요리인 ‘산초 꽃을 곁들인 와규 샤브샤브’와 ‘푸아그라, 트러플 미소소스를 곁들인 와규 테판야끼’가 나왔다. 입안 가득 행복이 왔다.
코스중에 음식과 곁들여 먹을 생와사비를 직원이 테이블로 와서 갈아주는 서비스도 한다. 원한다면 직접 갈아볼 수도 있다.
■17개 F&B에 카지노, 명품샵, 스파, 사격장 갖춘 ‘호캉스 성지’
피네스트라, 레드랜턴, 야쿠미외에도 솔레어리조트에는 폭포수와 유리천장으로 마치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연상케하는 오아시스 가든 카페, 뷔페 레스토랑 프레시, 한식전문 레스토랑 기와, 2023년 10월 해외에서는 최초로 오픈한 깐부치킨도 있다. 드래곤 바와 면요리 전문 레스토랑 럭키 누들은 24시간 문을 연다.
미슐랭급 레스토랑 순례외에 남는 시간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솔레어는 리조트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카지노로, 2300대의 슬롯머신, 400개에 달하는 게임 테이블이 있는 마닐라 카지노 3대장으로 불린다.
명품샵 쇼핑도 빼놓을 수 없다. 루이비통, 프라다, 롤렉스 등 30여개 명품샵이 자정까지 운영된다. 또 아얄라몰이 호텔 코앞에 있어 도보로 갈수 있고,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쇼핑몰인 ‘SM 몰오브아시아’(SM Mall of Asia)도 호텔 인근에 있다.
이밖에도 1740석 규모의 공연장, 최첨단 실내사격장, 수영장, 럭셔리 스파등 총망라해 리조트안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솔레어리조트가 호캉스 성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마닐라(필리핀) = 장주영 여행플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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