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빙하 트레킹, 별빛 온천까지…뉴질랜드에서 나는 시원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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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케이션(Coolcation)은 ‘시원한(cool)’과 ‘휴가(vacation)‘을 결합한 신조어로 2025년 여행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구가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 시대로 접어들며 극심한 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여행지를 찾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는 곳이 바로, 남반구 뉴질랜드다. 북반구 국가들과 정반대의 계절을 지닌 이곳은 6~8월 동안 서늘한 겨울이 이어진다. 뉴질랜드의 겨울은 전국 낮 평균 기온이 12~16도로 일부 고산 지역을 제외하면 북반구 겨울에 비해 매우 온화한 편이다. 한여름 중 시원한 겨울 액티비티의 ‘스릴’과 대자연이 주는 ‘힐링’의 순간을 모두 누리고 싶다면 이제 뉴질랜드의 반전 매력을 살펴보자.

쿨케이션의 정점, 뉴질랜드 스키 트립

6월부터 10월까지, 뉴질랜드의 알파인 지대는 겨울 스포츠 왕국으로 변신한다. 7~8월은 스키 시즌의 극성수기로 가장 좋은 설질을 자랑한다. 남섬의 퀸스타운과 와나카는 뛰어난 슬로프가 즐비한 지역으로, 리마커블스, 코로넷 피크, 카드로나, 트레블 콘 등은 최고의 스키 명소로 손꼽힌다.

2025 뉴질랜드 스키시즌의 시작을 알린 마운트 헛 스키장 / 사진=Mid Cantebury

2025 스키 시즌의 시작은 남섬 켄터베리 지역의 ‘마운트 헛’ 스키장이 가장 먼저 알렸다. 해당 지역의 이른 폭설로 5월 31일, 예정보다 2주 빨리 개장하며 올 시즌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가장 먼저 스키 시즌을 시작했다. 이곳의 특징은 8인승 고속 체어리프트 시스템 노웨스트 익스프레스다. 탑승 시간은 단 2분, 시간당 최대 3000명까지 수용 가능하여 슬로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전부 즐길 수 있는 리마커블르 스키장 / 사진=NZ Ski

올해 개장 40주년을 맞는 퀸스타운 리마커블스 스키장은 오는 9월 더욱 특별해진 ‘스프링 카니발’을 개최할 예정이다. 누구나 80년대 레트로 패션과 음악이 함께 하는 활강을 즐길 수 있고 페이스 페인팅, 보물찾기, 점프 하우스 등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 프로그램도 준비할 예정이다. 알타 호수 비경을 보면서 즐기는 바비큐 파티는 활동적 액티비티 후 찾아오는 노곤함을 달랠 근사한 만찬이 될 것이다.

리마커블스 스키장에는 전 세계에 단 6개 뿐인 버턴 스태시 파크를 비롯한 7개의 다양한 프리스타일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프라라이드 월드 투어 개최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 기준의 프리라이드 슬로프를 자랑한다. 초보자를 위한 매직 카펫(무빙 워크)을 비롯해 슬로프가 난이도별로 고르게 설치되어 있어 전문가 그룹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기기에도 매우 이상적인 곳이다.

시간이 만든 풍경, 빙하 위를 걷는 특별한 여행

뉴질랜드 남섬의 서해안 계곡에는 수백 년 쌓이고 흘러내리기를 반복한 빙하가 눈부신 장관을 연출한다. 길이가 약 13㎞에 달하는 폭스 빙하는 남알프스의 고봉에서 시작해 완만한 계곡을 따라 흐른다. 거대한 빙하가 이동하면서 형성한 드라마틱한 지형을 마주하게 되면 대자연의 위력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폭스 빙하 / 사진=Nimmo Photography

빙하 전문 가이드 업체 폭스 글레이셔 가이딩이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여행자의 일정과 체력에 따라 2시간 트레일부터 헬리콥터를 이용한 헬리 하이크, 빙벽 등반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뉴질랜드 산악 가이드 협회’ 인증 가이드가 동행해 안전하다.

프란츠 조셉 빙하 트레킹 / 사진=Franz Josef Clacier Guides

프란츠 조셉 빙하 트레킹은 숲과 강, 빙하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펼쳐진다. 보다 생생한 체험을 원한다면 헬리 하이크에 도전해 보자.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 위에서 장대한 풍경을 내려다본 뒤, 빙하 최상부에 내려 직접 빙하 위를 걸으며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빙하 일대를 탐험할 때 주변 명소도 함께 여행의 밀도를 높여보는 것도 좋다. 폭스 빙하 인근에는 매서슨 호수가 자리하고 있으며, 쿡 플랫 로드에서 바라보는 설산과 빙하의 전경 또한 압권이다. 맑은 날이면 매서슨 호수 위로 마운트 쿡이 반사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여유와 힐링을 더하는 겨울 온천 체험

한적한 자연 속에서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뉴질랜드 온천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시원하고 청량한 겨울 공기, 인파가 적어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스파 시설이 어우러져 더욱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휴식이 가능하다.


온센 핫풀은 퀸스타운 샷오버 강 협곡 뷰를 품고 있다 / 사진=Onsen Hot Pools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로 이름난 퀸스타운 인근 온센 핫풀에서는 샷오버 강 협곡을 내려다보는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버튼 하나로 개폐되는 전망창을 통해 절벽 위에서 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때때로 제트보트가 강을 가로지르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온센 핫풀 온천수는 필터 뿐만 아니라 자외선을 투사하는 방식을 사용해 더욱 깨끗하게 관리되어 인체와 환경에 안전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로맨틱한 별빛 아래 즐기는 핫 터브스 오마라마 / 사진=Miles Holden

퀸스타운에서 테카포로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한 핫 터브스 오마라마에서는 밤하늘을 수놓는 별빛 아래 조용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맑은 날이면 남알프스 산맥의 실루엣까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완성된다. 뉴질랜드 대표적인 지열 지대로 유명한 북섬의 로토루아에는 다양한 머드 스파와 온천이 밀집해 있다.

가장 독특한 체험을 원한다면 헬스 게이트를 방문해 보자.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지옥의 입구’라 표현한 이곳은 끓어오르는 진흙, 솟아오르는 증기 등 강렬한 지열 풍경을 배경으로, 머드 욕조와 유황 스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마오리족이 수세기 치유와 휴식을 위해 사용해 온 천연 머드 트리트먼트는 놓쳐서는 안 될 힐링 체험으로 손꼽힌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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