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의 생태계가 또다시 외래종 침입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전에도 큰 피해를 남겼던 외래종이 다시 한번 독도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독도는 전체 면적이 0.19㎢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절벽과 바위로 이뤄진 지형이다. 인간의 출입이 제한된 만큼 외래 생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되긴 어렵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만큼 외래종이 일단 유입되면 확산을 막는 것이 쉽지 않다.
1970년대 초 경찰이 식용 목적으로 토끼를 독도에 들여왔던 것이 첫 사례였다. 당시 방사된 토끼는 번식력이 워낙 강해 수년 만에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결과는 독도 식생의 붕괴였다. 풀뿌리, 어린 싹, 심지어 나무까지 갉아먹으며 섬 전체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결국 1990년대에 들어서 환경당국은 대규모 포획 작전을 벌였고 토끼 개체 수는 어느 정도 조절됐지만 이미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새알까지 갉아먹는 외래종, 집쥐

2008년에는 서도에서 집쥐가 처음 발견됐다. 집쥐는 쥐목 쥐과에 속하는 설치류로, 흔히 검은쥐 또는 배쥐라고도 불린다. 원산지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이며 인간의 교역 활동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진 대표적인 외래종이다.
이후 집쥐는 동도까지 건너가 급속히 퍼졌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도 내 집쥐 개체 수는 150마리 이상으로 추정됐다. 이들이 끼친 생태적 피해는 심각했다. 바닷새인 갈매기와 바다제비의 알을 먹어 번식률을 떨어뜨렸고 번식지까지 침범해 서식 환경 전체를 위협했다.
조사 결과, 독도의 집쥐는 울릉도를 거쳐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독도와 울릉도에는 유람선, 연구선, 경비대 교대선 등 다양한 선박이 존재하는데 선박이 오가는 과정에서 선박 내 짐칸이나 구조물 틈새에 숨어 있던 개체가 함께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대구대학교 연구진이 나서 독도에 설치된 덫을 통해 집쥐를 집중 포획했다. 거의 박멸에 가까운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어렵다. 개체 수는 줄었지만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 힘든 상태다. 환경당국도 최소 수년간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추가 포획 장치를 설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독도에서 외래종을 뿌리 뽑기 어려운 이유

울릉군청은 2019년과 2020년에도 직접 집쥐 포획 작업에 나섰다. 당시에도 일정 수의 개체를 잡아냈지만, 완전한 제거는 어려웠다. 관리가 느슨해지자 다시 개체 수가 늘어났고 결국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처럼 외래종은 번식 속도가 빠르고 생태 환경에 적응하면 확산을 막기 어렵다.
독도는 우리나라 영토 중 생태적으로 가장 고립된 공간 중 하나다. 이런 지리적 특성은 외래종 유입을 차단하는 데 좋은 조건이지만 한번 침입이 이뤄지면 피해가 더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집쥐 사태는 자연 생태계의 복원이 얼마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선박 검역 기준을 강화하고 독도 방문 전 방역 절차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환경 조사나 경비 업무로 섬을 오가는 배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검출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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