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는 뿌리만 먹고 버리는데… 일본에서는 오히려 잎이 더 귀한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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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엉잎 자료사진. / aleksandr Naim-shutterstock.com

일반 우엉잎 자료사진. / aleksandr Naim-shutterstock.com
일반 우엉잎 자료사진. / aleksandr Naim-shutterstock.com

한국에서는 뿌리만 먹고 잎은 버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잎이 더 귀하게 취급 받는 채소가 있다. 바로 우엉이다. 우엉은 한국에서 대부분 뿌리만 조리해 먹지만 일본에서는 잎과 줄기 부분까지 버리지 않고 반찬을 해먹는 등 중요한 식재료로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우엉잎은 오랜 기간 일본 가정식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독특한 식재료로 향이 다소 강하고 떫은맛이 있지만, 손질만 잘 한다면 충분히 식탁에 오를만한 나물 반찬이 될 수 있다.

쌉쌀한 향이 특징인 ‘고보우’ 나물

된장에 무친 우엉잎.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 위키푸디
된장에 무친 우엉잎.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 위키푸디

일본에서 우엉은 ‘고보우(ごぼう)’로 불린다. 뿌리는 절임이나 조림으로 자주 쓰이고, 채 썬 뒤 볶아 만든 ‘킨피라 고보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고보우의 줄기와 잎도 식재료로 쓰인다. 우엉잎은 봄부터 여름 초까지 아주 어린 순이 나올 때만 한정적으로 수확한다.

우엉잎은 생으로 먹기엔 향과 떫은맛이 강하기 때문에 잎을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헹구면 떫은맛이 어느 정도 빠지게 된다. 이후 된장이나 간장, 참깨 드레싱과 같은 소스를 넣고 무쳐서 먹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우엉잎 특유의 쌉쌀하고 알싸한 향 덕분에 이렇게 무쳐서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반찬으로 탈바꿈한다. 잎뿐만 아니라 줄기 부분도 손질만 잘 하면 또 하나의 반찬이 된다. 어린 줄기는 살짝 데친 후 간장으로 졸이거나, 달걀말이 속재료로도 넣기 좋다. 

우엉잎 말려서 따뜻한 차로 마시기도

일반 우엉잎 차 자료사진. / Madeleine Steinbach-shutterstock.com
일반 우엉잎 차 자료사진. / Madeleine Steinbach-shutterstock.com

잎을 생으로 먹는 것 외에, 말려서 차처럼 끓여 마시는 방식도 있다. ‘고보우야’라는 브랜드에서는 잎과 줄기를 함께 건조한 뒤 티백 형태로 판매한다. 지방 농가에서는 봄에 수확한 잎을 햇볕에 말린 뒤 겨울철 따뜻하게 차로 우려서 마시곤 한다. 

우엉잎 차는 알싸한 향이 특징이고, 오래 우리면 쓴맛이 돌기 때문에 3~5분만 우려내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차로 즐길 경우에는 식사 후 또는 잠들기 전 따뜻하게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 차는 일반적인 녹차나 보리차와 달리 풍미가 강하고 텁텁한 느낌이 있어서 일본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일정한 수요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용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시골에서 이어진 식문화

일반 우엉잎 자료사진. / Pashkivskyi-shutterstock.com
일반 우엉잎 자료사진. / Pashkivskyi-shutterstock.com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우엉잎을 보기 힘들다. 일본 내에서도 규슈, 도호쿠 지방 등 전통적인 채소를 자주 즐기는 지역에서나 볼 수 있다. 가족 단위 농가에서 직접 우엉을 기르고, 뿌리와 줄기, 잎까지 모두 손질해 먹는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곳들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시골식 반찬이 ‘오후쿠로노 아지(어머니의 맛)’라 불리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편의점 반찬이나 도시락 프랜차이즈에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절임 형태로 만든 우엉잎 반찬도 출시되고 있다.

한편, 일부 농산물 직판장에서는 ‘야사이노 요메이’이라는 이름으로 우엉잎이 진공포장되어 판매된다. 조리법이나 데치는 시간 등을 함께 기재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에선 식용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 이유 

우엉잎 나물 무침.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 위키푸디
우엉잎 나물 무침.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 위키푸디

한국에서는 우엉뿌리를 이용한 조림이나 장아찌, 튀김 요리는 많지만, 잎과 줄기는 식용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나물로 분류되기보단 수확 후 제거해야 할 부산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식재료에 대한 인식 차이와 조리법 다양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향이 강하고 손질이 까다로운 재료는 한국에서 식탁에 잘 오르지 않는 반면, 일본은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최대한 제철 식재료를 먹는 방식이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일본식 반찬에 대한 국내 관심 또한 높아지면서,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우엉잎 반찬을 찾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일본 반찬 직구 쇼핑몰 또는 일본식 도시락 전문점에서 한정 메뉴로 종종 소개되니 우엉잎 반찬이 궁금하다면 이 때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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