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나물류를 자주 먹어왔다. 밥상에 빠지지 않는 나물 반찬은 계절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고 조리법도 복잡하지만, 맛과 식감 덕분에 꾸준히 소비된다. 문제는 그중 일부가 외국에서는 아예 ‘식용 불가’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고사리, 토란, 원추리 같은 식물은 외국에서는 독초로 다뤄진다.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식물들을 생으로 먹거나, 삶는 시간과 불리는 과정을 생략하면 체내에 위험한 물질이 남을 수 있다. 메스꺼움이나 복통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장기적인 섭취 시 암을 유발할 가능성까지 지적돼 왔다.
하지만 조리법만 정확히 지킨다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아래는 대표적인 독성 나물 6가지와 각각의 주의점, 그리고 조리 방법이다.
1. 복날에도 자주 먹는 여름 산나물 ‘고사리’

대표적인 여름 산나물이다. 삼계탕, 쇠고기국밥, 나물무침 등에 자주 쓰이며, 마른 고사리를 불려 조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사리는 미국, 뉴질랜드, 일본, 영국 등에서 식용 제한 경고가 나온 식물이다.
고사리에는 ‘프탈리드글루코시드’와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 특히 프타킬로사이드는 수용성 알칼로이드로, 세포 돌연변이를 유도하거나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성분으로 보고됐다.
문제는 조리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마른 고사리를 불린 뒤 곧바로 무치거나, 데친 물을 육수로 사용하는 사례는 독성 성분을 그대로 남기는 위험한 방식이다. 복통, 구토, 어지럼증, 장기 손상 사례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바 있다.
조리법 요약: 햇볕에 말린 고사리를 미지근한 물에 하룻밤 이상 불린 후, 끓는 물에 5~10분 삶는다. 이후 찬물에 하루 이상 담가 우려낸다. 삶은 물은 반드시 폐기하고, 마지막 조리 시에도 다시 헹군다.
2. 덜 익히면 입 안을 찌르는 ‘토란대’
줄기 부분은 무침이나 국거리로 많이 쓰이지만, 날것 상태에서는 위험하다. ‘수산칼슘’이라는 결정체가 조직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결정은 매우 미세하지만, 입안이나 목, 식도를 자극해 따끔거림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수산칼슘은 식물이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날로 섭취하거나, 데친 물을 그대로 요리에 쓰면 안 된다.
조리법 요약: 껍질을 벗긴 토란대를 소금물에 데친 후 식초물에 한 번 더 삶아 아린맛과 자극 물질을 제거한다. 데친 물은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버려야 한다.
3. 삶지 않으면 독이 되는 ‘죽순’

아삭한 식감과 단맛으로 인기가 높지만, 생죽순에는 ‘시아나이드 배당체’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분해되며 청산가리와 유사한 독성 물질로 전환된다. 특히 데치지 않고 볶거나 찌는 조리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조리법 요약: 껍질을 제거한 뒤 1시간 이상 삶은 후, 삶은 물은 모두 버리고 찬물에 담가 우려낸다. 반드시 삶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첫 끓인 물은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
4. 봄나물로 착각하기 쉬운 잎채소 ‘원추리’
봄철 나물로 즐겨 먹는 원추리는 겉보기엔 상추나 청경채처럼 생겼지만, 생잎에는 ‘콜히친(colchicine)’이라는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 물질은 통풍 치료제에 사용되는 알칼로이드이며, 과량 섭취 시 복통·구토·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조리법 요약: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에 여러 차례 헹군다. 물기를 꼭 짠 후 무침이나 장으로 무쳐 먹는다. 하루 정도 냉장 보관하면 쓴맛이 줄어든다.
5. 싹만 나도 독성이 올라가는 ‘감자’

감자는 싹이 날 때부터 위험해진다. 싹과 껍질이 녹색으로 변하는 부위에는 ‘솔라닌(solanine)’이라는 독성 성분이 집중된다. 이 성분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섭취 시 메스꺼움, 구토, 혼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조리법 요약: 싹이 나기 전 감자만 사용한다. 껍질째 사용할 경우, 초록빛 부분과 싹은 깊게 도려내야 하며, 삶거나 굽는 조리 과정에서도 불완전한 제거는 피해야 한다.
6. 생으로 먹으면 탈 나는 ‘강낭콩’
생콩에는 ‘렉틴(phytohemagglutinin)’이라는 단백질 독소가 들어 있다. 날로 섭취하거나 조리 시간이 짧으면 급성 위장장애를 유발한다. 렉틴은 고온에서만 파괴되므로 조리 시 반드시 끓는 물에 삶아야 한다.
조리법 요약: 생콩을 충분히 불린 뒤, 끓는 물에 10분 이상 삶는다. 중불 이하에서 오래 익히는 방식은 독성을 제거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가능한 한 압력솥을 사용해 고온 조리하는 것이 좋다.
이런 나물들은 오랫동안 우리 식생활에서 자주 쓰여 왔지만, 안에 들어 있는 독성 성분은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산에서 직접 채취한 식재료를 ‘자연식’이라며 그대로 먹는 경우엔 더 조심해야 한다. 조리법을 정확히 모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익숙하다고 해서 언제나 안전한 건 아니다. 익숙한 나물일수록 더 꼼꼼하게 손질하고, 정확하게 조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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