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문턱인 6월.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고, 땀이 나기 시작한다. 더위가 본격화되기 전인데도 체온이 오르면서 몸이 금세 늘어진다. 햇볕 아래 오래 서 있기만 해도 얼굴이 붉어지고 손끝까지 열이 차오른다. 이런 시기에 입맛을 되살리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찾게 되는 게 ‘찬 음식’이다. 문제는 단순히 차게 만든 음식이 아니라, 체내 열기를 낮춰줄 수 있는 성질을 가진 식재료를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는 음성 식품이라 불린다. 한방에서는 이를 ‘청열(淸熱)’이라 말한다. 몸 안의 열기를 아래로 내리고, 염증 반응이나 갈증, 더위로 인한 두통을 줄이는 데 쓰였다. 일반적으로 수분 함량이 많고 색이 연하며, 맛이 부드럽거나 시원한 식감이 특징이다.
다만 체질에 따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손발이 차거나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과량 섭취 시 설사, 복통, 구토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먹는 양, 조리 방식, 동반 재료의 궁합이 중요하다.
아래는 여름 초입인 6월부터 챙기면 좋은 찬 성질 식재료 5가지다.
1. 수분과 해독 다 잡은 여름 과일 ‘수박’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이다. 껍질을 제외한 과육 대부분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칼륨이 풍부해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부기를 빼는 데 도움을 준다. 당분은 많지만,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 지수는 낮은 편이다. 열을 식히는 성질이 강해 얼굴이 쉽게 붉어지거나 입안이 자주 마르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주의할 점은 공복 섭취다. 찬 성질이 강한 데다 당분이 많아 위산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 위염, 장염을 앓고 있거나 냉증 체질인 경우는 양을 조절하거나 반드시 식사 후 후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수분 보충에 탁월한 ‘오이’

오이는 찬 채소 중 대표격이다. 수분 함량은 95% 이상이며, 무기질이 풍부하다. 여름철 갈증 해소나 피로 회복, 피부 진정에 효과적이다. 날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즙을 내거나 갈아 마셔도 된다.
특히 수분 보충과 열 내림이 동시에 필요한 여름철 냉채 요리에 자주 쓰인다. 입안이 자주 마르거나 열이 많은 체질에 권장된다. 하지만 속이 차거나 평소 몸이 냉한 사람은 생강, 식초, 고추장 등을 함께 넣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3. 가열해도 성질 변하지 않는 ‘가지’

가지는 익혀 먹는 찬 성질 채소다. 일반적으로 열을 가하면 성질이 변하지만 가지는 예외다. 가열 후에도 청열 기능이 유지된다. 특히 피를 식히고 염증을 완화하는 성질이 있어 피부 트러블이나 구내염이 자주 생기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식감이 부드럽고 조리 후에도 수분이 많아 더운 날씨에 입맛을 돋우는 데 좋다. 가지무침, 가지볶음, 가지 덮밥 등으로 조리하면 부담이 적다. 찬 성질이 강하진 않지만, 꾸준히 섭취할 경우 체열을 천천히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 해열·해독에 강한 찬 곡물 ‘녹두’

녹두는 곡물 중에서도 가장 찬 성질을 가진 재료다. 해열과 해독에 탁월해 예로부터 여름철 열병, 열감, 땀 과다에 대응하는 약재로 쓰였다. 해독 기능이 강해 알코올 해소나 식중독 예방에도 사용된다. 냉수에 불려 갈아서 만든 녹두죽이나, 삶은 뒤 차갑게 식혀 먹는 녹두국이 대표 조리법이다.
피부 온도를 낮추는 데도 좋지만, 위장이 약하거나 냉체질인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껍질까지 함께 섭취하면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껍질을 제거한 뒤 체온이 높은 시기에만 일시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열 내리고 영양까지 살리는 ‘숙주’

숙주는 콩나물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성질은 완전히 다르다. 찬 성질이 강하고 물기가 많아 갈증 해소, 해열에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데쳐 먹지만, 짧은 시간에 조리해야 수분과 영양 손실이 적다. 체내 수분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머리로 열이 몰리는 체질에 추천된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부피가 커 포만감이 높다. 다이어트 식단에도 활용된다. 생채나 숙주무침, 숙주나물밥처럼 익혀도 맛이 유지되며, 다른 식재료와 어울려도 식감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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