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천지인데 한적해요”… 350여 그루 산수유와 철쭉이 반기는 조용한 봄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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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봄 여행의 숨은 명소 2곳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 사진=충청북도

꽃이 피기 시작하면 마음도 바빠진다. 어디든 봄을 느끼고 싶어서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충북 제천에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봄 여행지가 있다.

화사한 산수유꽃으로 물드는 상천리 마을과 고즈넉한 신앙의 숨결이 느껴지는 배론성지. 자연과 역사, 그리고 봄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이 두 곳은 여행자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북적이는 꽃 축제가 아닌, 차분하게 걷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천의 봄이다.

상천리 산수유 마을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풍경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풍경 / 사진=제천 공식블로그 강문구

제천시 금성면 상천리에 위치한 산수유 마을은 봄이 되면 마치 노란 담요를 펼쳐놓은 듯하다. 3월 중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4월 초까지 산수유가 절정을 이루며, 마을 전체가 부드러운 금빛으로 물든다.

이곳은 잘 정비된 포토존이나 상업적인 시설 없이, 있는 그대로의 시골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전경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마을 전경 / 사진=제천 공식블로그 강문구

오히려 그 소박함이 더 큰 위로로 다가온다. 산책하듯 천천히 마을을 걷다 보면, 나무 아래 피어 있는 산수유꽃과 오래된 돌담, 그리고 아직은 조용한 들길이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남짓이면 닿는 거리라 주말 나들이로도 부담이 없다. 다만 축제나 행사 없이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기는 곳이기에, 방문 전 개화 시기와 날씨를 확인하고 찾는 것이 좋다.

배론성지

제천 배론성지
제천 배론성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천리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중요한 발상지 중 하나다. 국내 최초의 신학교가 세워졌던 이곳은 김대건 신부가 공부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제천 배론성지 철쭉
제천 배론성지 철쭉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성지의 입구부터 이어지는 돌길과 소나무 숲, 성모동굴과 성 요셉상 등은 그 자체로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봄이면 배론천 주변으로 철쭉이 피어나 자연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성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 기도하는 이들 사이로, 혹은 가족, 연인, 혼자 걷는 이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

제천 배론성지 봄
제천 배론성지 봄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제천의 봄은 소란스럽지 않다. 대신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물들인다. 노랗게 흐드러진 산수유꽃 사이를 걷고, 천천히 시간을 되짚듯 배론성지를 둘러보는 하루.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여정을 원한다면 이 두 곳이 정답이다.

봄은 잠깐이지만, 그 속에서 머문 기억은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는다. 지금, 제천으로 봄을 만나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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