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을 칵테일에? 한강 펼쳐진 37층…아시아 톱 바텐더 뜬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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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서울 37층에 위치한 37바는 지난 13일, 스타 바텐더 칵테일 쇼로 북적였다. 주인공은 말레이시아 바 ‘쓰리 엑스 코(THREE X CO)’ 헤드 바텐더 아만다 완(Amanda Wan)이다. 아시아 유명 바의 칵테일을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이 먼저 경험하는 자리였다.

세계가 인정한 호텔과 바텐더의 만남이다. 콘래드 서울은 세계 여행 평가지 ‘2025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4성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판 미쉐린 가이드로 불리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는 엄격한 평가 기준으로 세계 호텔들을 평가한다. 콘래드 서울의 스파는 월드 스파 어워즈에서도 5회 연속 수상했다.


말레이시아 바 ‘쓰리 엑스 코(THREE X CO)’ 헤드 바텐더 아만다 완(Amanda Wan)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아만다 완은 홍콩, 뉴욕, 싱가포르를 누비며 실력을 쌓았다. 피터 F. 헤어링 슬링 어워드 글로벌 파이널스(Peter F. Heering Sling Award Global Finals)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고, 드링크스 월드 아시아 홍콩 최고 바텐더 TOP 25에 선정됐다. 디아지오 월드 클래스 바텐더 오브 더 이어 컴피티션 말레이시아(DIAGEO World Class Bartender of the Year Competition Malaysi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쓰리 엑스 코 대표가 그의 실력을 알아보고 직접 영입을 제안했고 약 10개월 전부터 함께하고 있다.

쓰리 엑스 코는 2017년 12월 문을 연 말레이시아의 스피크이지 바다. 쇼핑몰 속 비밀 공간에서 미국 금주법 시대 바 문화를 재현했다. 2021년과 지난해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 올랐다.


미야오 미야오-산(MEOW MEOW-SAN)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이날 아만다 완이 선보인 대표 칵테일은 4가지다. 가장 먼저 미야오 미야오-산(MEOW MEOW-SAN)은 진과 유자의 만남을 담았다. 비피터 24 진에 동과, 삼화차, 유자 무스를 더해 아시아 풍미를 담았다. 토닉 워터와 탄산수가 만드는 거품은 천천히 녹아들며 부드러운 맥주를 닮은 질감을 준다.

말레이시아에서 동과(겨울 멜론)는 귀한 재료다. 명절과 특별한 날에만 쓰이는 동과의 풍미를 칵테일로 옮겼다. 진과 허브 토닉의 조화, 부드러운 캐시미어 코트를 즐기는 고양이처럼 여유로운 한 잔을 선물한다.

칵테일 위에 떠 있는 유자 크림은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섞여 들어간다. 첫 모금은 상큼함이 가득하다가, 동과의 은은한 단맛과 허브가 점차 퍼진다. 한 잔 안에서 매 순간 색다른 풍미가 특징이다.


밸런타인데이 한정 허니 버니(Hunny Bunny)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가장 응이 좋았던 칵테일은 밸런타인데이 한정 허니 버니(Hunny Bunny)였다. 하바나 럼을 메인으로 쓰고 말레이시아에서 온 판단 잎, 생강, 엘더플라워 리큐어, 크레올 비터스, 밀크 정제를 더했다. 토끼 모양 젤리를 귀엽게 올렸다. 술을 따를 때마다 판단 향이 퍼진다.


판단 잎을 토치로 살짝 그을리는 아만다 완의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아만다는 판단 잎을 토치로 살짝 그을려 향을 살렸다. 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이 칵테일과 잘 어우러졌다. 판단은 말레이시아에서 흔한 재료다. 현지에선 집 앞 정원에서도 자라지만 한국에선 보기 힘들다. 바닐라처럼 부드러운 향이 나서 수프, 디저트, 음료 등 다양한 음식에 쓰인다.


밸런타인데이 한정 허니 버니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토끼 젤리는 판단, 생강, 알로에베라를 넣어 직접 만들었다. 컵 위에 올려놓고 차가운 칵테일을 천천히 부으면 판단과 생강 향이 어우러진 깊은 맛이 난다. 젤리 안에는 금가루를 넣어 반짝이는 화려함을 더했다. 아만다는 이 젤리를 완성하려고 수많은 시도를 했다.

허니 버니는 가볍지만 단순하지 않은 맛을 가진 칵테일이다. 마시는 속도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진다. 한 잔을 끝까지 어떻게 즐길지까지 생각해서 만들었다. 처음엔 달콤하고 부드럽다가 마실수록 판단, 생강이 주는 향이 퍼진다. 비 오는 날 숲속에 있는 것 같은 향이 난다는 평가도 있다. 꾸덕한 질감과 달콤한 뒷맛이 끝까지 조화롭게 이어진다.

아만다는 늘 새로운 맛을 시도한다. 한 잔 안에서도 여러 맛을 느낄 수 있게 연구한다. 그는 “쉽게 질리는 성격 때문에 늘 변화하는 칵테일을 만들고 싶다”며 “칵테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 향, 그리고 여러 맛이 층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콰이어트 퀸(Quiet Quinn)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세 번째는 콰이어트 퀸(Quiet Quinn) 이었다. 앱설루트 엘릭스 보드카, 국화, 화기삼(서양 인삼), 드라이 베르무트, 오렌지 비터스, 자몽 껍질을 조합해 개성이 드러나는 마티니를 완성했다.

국화의 은은한 향과 특유의 깊고 씁쓸한 풍미가 어우러지면서, 첫맛과 끝맛이 확연히 다르다. 천천히 마실수록 각각의 맛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잔잔한 첫인상과 달리 마지막까지 남는 깊은 여운이 매력이다.


오팔 스플렌더(Opal Splendour)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마지막은 오팔 스플렌더(Opal Splendour). 더 디콘 위스키, 구기자, 아마로 몬테네그로, 녹차 코디얼, 샴페인, 깻잎을 조합했다. 진한 위스키 맛을 녹차와 허브가 부드럽게 다듬었다. 구기자의 달콤함과 허브 리큐어의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균형을 잡았다. 마지막에 더한 샴페인의 탄산감이 산뜻하다.

아만다 완은 “체력은 부족할 수 있지만 섬세한 기술로 승부한다”며 “고객을 맞이하는 자세가 중요한데 술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든다”라며 바텐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콘래드 서울 37바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콘래드 서울 37바는 오늘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아만다 완의 밸런타인데이 한정 게스트 바텐딩을 진행한다. 아시아가 인정한 바텐더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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