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안항공 ‘비하인드 더 셀러 도어’
와인 애호가 성지, 하와이서 가장 맛있는 밤
‘미식계 대부’ 로이 야마구치가 이끄는 축제
와인 잔을 받고 입장하세요
지난 11월 하와이안항공이 주최한 ‘비하인드 더 셀러 도어(Behind the Cellar Door)’가 호놀룰루 하와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940명의 미식가들은 리델 와인 잔을 손에 쥐고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행사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이어졌다.
하와이안항공의 ‘비하인드 더 셀러 도어’는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HFWF) 대표 프로그램이다. 하와이 최대 미식 축제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이 하와이 미식 전반을 보여준다면, ‘비하인드 더 셀러 도어’는 그 정점을 찍는다. 와인 애호가라면 반할만한 곳이다. 하와이 현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와 세계 각국 와인이 어우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미식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수상자이자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 공동 설립자인 로이 야마구치(Roy Yamaguchi)가 참석했다. 2011년 하와이 농업 및 요리 연합이 시작한 HFWF는 태평양 최대 미식 행사로 성장했다. 2024년 14회를 맞는 축제는 하와이 섬, 마우이, 오아후 세 곳에서 이어졌다.
컨벤션 센터 앞은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미식가들로 북적였다. 현지인은 물론, 미 본토와 전 세계에서 모인 참여자들이 설렘 가득한 얼굴로 행사장을 메웠다. 스타 셰프를 직접 만나고 그들이 선보이는 요리와 다채로운 주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기대에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와인과 음식이 만나는 순간, 940명의 미식가들은 잔을 높이 들었다. 와인 전문가 22명이 전 세계 와이너리의 빈티지 와인을 건넸다. 하와이 하늘을 가르는 하와이안항공 기내에서도 만날 수 있는 와인이다.
8명의 믹솔로지스트는 칵테일 시연을 펼쳤다. 17명의 셰프들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하와이안항공 기내식 피처 셰프 웨이드 우에오카(Wade Ueoka)와 미셸 카르 우에오카(Michelle Karr-Ueoka)는 부부이자 유명 셰프로, 이들이 축제를 이끌었다.
하와이안항공은 하늘에서 선보이던 미식 철학을 지상에서도 펼쳐냈다. ‘비하인드 더 셀러 도어’에서 하와이 요리와 농업, 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졌다. 하와이 최고급 미식 축제답게 입장료가 만만치 않지만 스타 셰프들의 음식을 맛보고 주류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미식 애호가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다. 티켓 예매는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축제 수익금은 하와이 농업 재단을 비롯한 현지 요리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
“이 축제는 하와이안항공이 기내에서 선보이는 미식 철학을 지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다.” 타라 시무카(Tara Shimooka) 하와이안항공 홍보 담당자는 이번 행사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하와이를 찾아 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즐겁다. 하와이안항공과 함께하는 와인 축제에서 요리할 수 있어 기쁘다.”
행사에 초청된 하와이안항공 피처 셰프 케아카 리(Keaka Lee)의 말이다. 호눌룰루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카파 할레(Kapa Halay)는 지역 재료를 고집한다.
“농장, 어업, 목장을 지원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곳에서 재료를 사 와야 한다”라며 그러다 보면 우리 농장과 목장이 사라질 수도 있다. 주의를 기울이고 지역을 지원하는 게 필수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와이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 공동 창립자인 로이 야마구치(Roy Yamaguchi) 셰프다. 일본계 미국인 셰프 로이 야마구치는 하와이 리저널 쿠진 운동(Hawaii Regional Cuisine)을 이끈 하와이 미식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구자다. 하와이 리저널 쿠진 운동은 지역 식재료로 하와이만의 요리 스타일을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1991년, 하와이 출신 셰프 12명이 뜻을 모았다. 당시 하와이 식당가는 미국 본토와 일본 요리가 장악하고 있었다. 셰프 12명은 전통 하와이 음식에 현대 기법을 접목해 새로운 미식 트렌드를 창조했다.
“하와이가 여행지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야마구치 셰프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1993년 하와이 셰프 최초로 제임스 비어드 재단 ‘최고의 태평양 북서지역 셰프’로 선정된 그는 로이즈, 비치 하우스, 이팅 하우스 1849 등 레스토랑을 차렸다.
야마구치는 2011년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그는 “하와이에서 열심히 일하는 농부, 목축업자, 어부들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다”며 ” 우리가 땅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하와이 사람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라고 밝혔다.
야마구치는 “다음 세대가 하와이 농업과 식문화를 이해하고 우리가 시작한 축제를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며 “어르신들을 존중하고 젊은 세대가 하와이 유산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와이 리저널 쿠진은 현재 하와이 레스토랑들의 근간이 됐다. 야마구치는 축제를 통해 지역 생산자들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지 음식 문화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미래 세대와 함께 발전하는 축제로 만들어가겠다는 야마구치 셰프의 진심 어린 다짐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열정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와이 미식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 사회 화합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여전하다. 전통을 지키며 미래로 나아가는 하와이 푸드&와인 페스티벌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올해 일정은 10월 18일 하와이 섬에서 시작해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마우이 카아나팔리에서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오아후에서 막을 내린다.
하와이(미국)=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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