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 오일장에서 만나는 따듯한 겨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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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재료와 손맛이 어우러진 정겨운 한 그릇의 온기에서 우리 전통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겨울 여행지를 찾는다면 한국관광공사가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전국 오일장 먹거리’를 눈여겨보자. 지역만의 독특한 정취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향토 음식은 오일장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닷새마다 돌아오는 먹거리 축제, 모란민속5일장


모란시장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모란민속5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4·9일인 날에 열린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지하철 8호선 모란역 5번 출구가 붐비는데, 마치 먹거리 축제장 초입 같다. 모란민속5일장은 홀어머니를 평양에 두고 남하한 김창숙이란 인물에서 시작됐다. 김창숙 대령은 월남민들을 데리고 성남 지역에서 황무지 개간사업을 펼쳤는데, 어머니를 그리며 북녘의 모란봉에서 ‘모란’이란 이름을 따왔다.


모란시장에서 먹거리를 사먹는 사람들 / 사진=한국관광공사

주민들의 생필품 조달을 목적으로 장을 세웠다가, 하나둘 노점이 확대되며 1970년대 후반부터는 특종 상품시장으로 성장했다. 모란민속시장은 1980년대 서울 근교에서 거의 유일하게 개설되는 정기 시장이었다. 2018년 총면적 2만 2575㎡의 규모로 지금의 자리에 모습을 갖췄다. 모란민속5일장은 크게 13개의 구획으로 나뉜다. 화훼, 잡곡, 약초, 생선, 채소, 의류, 신발,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을 팔기 때문에 가까이는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에서도 찾아온다.



모란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꽈배기, 호떡, 뻥튀기, 팥죽, 칼국수, 수구레국밥까지 입맛 돋우고 속을 채워줄 먹거리가 천지다. 저렴한 값은 덤이다. 반나절은 거뜬히 구경할 거리가 넘치는 모란민속5일장이다. 모란종합시장 상가건물 1층에 위치한 ‘로스팅랩’에선 ‘고소함을 걸어요’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름 종류별 교육과 기름 압착 과정 시연, 기름시장 골목투어, 깨강정 만들기까지 고소함이 가득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시장 먹거리 가운데 선두주자는 꽈배기와 쫀득한 찹쌀도넛이다. 품바 공연장 바로 옆 음식부에서는 호박죽, 칼국수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한다.


모란시장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무엇보다 모란민속5일장 최고의 먹거리는 손칼국수다. 기다란 막대로 반죽을 밀고, 숭덩숭덩 써는 조리과정을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 청양고추와 양념장을 취향껏 넣어 먹으면 걸쭉한 멸칫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혀에 착착 감긴다. 도심에서 열리는 민속장은 아이들에게는 산 교육장이자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달래주는 장터다. 모란민속5일장에서 자동차로 4분 거리에 있는 성남종합운동장에서는 2월 16일까지 야외 썰매장이 운영된다. 단돈 1000원으로 도심 속 겨울 레포츠를 즐길 절호의 기회다.


성남종합운동장 야외썰매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영동지역 사람들의 삶이 담긴 음식, 북평민속시장


북평민속시장 두꺼비국밥집 / 사진=한국관광공사

찬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날씨, 동해 시내에 오일장이 섰다.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열리는 북평민속시장이다. 지붕 덮인 아케이드 형태의 전통시장과 달리 길을 따라 좌판을 깔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모습이 몇십 년 전 시장 모습 그대로여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되었다고 알려졌다. 북평민속시장 문화광장 무대에서 1796이라는 글씨를 볼 수 있다.


북평민속시장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문화광장 인근에는 국밥 거리가 있다. 이중 가장 오래된 국밥집은 1967년에 개업했다. 북평민속시장 국밥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팔고 남은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구하기 쉬웠으니 그것을 이용한 국밥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였는지도 모른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북평민속시장 대표 먹거리 국밥 / 사진=한국관광공사

거간꾼과 흥정을 통해 큰돈을 거래해야 하는 사람들이 뱃심을 채우는 방법이기도 했다. 소머리국밥은 고기가 귀하던 시절 특별한 날에 고기를 맛보기 위해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묵호 사람들은 장날이면 육고기를 맛보기 위해 북평민속시장을 찾았다. 도계의 탄광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기차를 타고 와서 소머리국밥을 먹고 가기도 했다. 지금도 주민들에게 북평시장의 국밥집은 지인과 어울려 식사하면서 가볍게 술 한잔하고 가는 장소로 인식되어 있다. 동해 주민은 ‘영동지역 사람들에게 북평민속시장의 국밥집은 마음의 고향 같은 장소’라고 말한다.

단양팔경에 마늘 더하기, 단양구경시장 마늘 요리 열전


단양구경시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요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양구경시장은 약 120개 매장이 모여 이뤄진 상설 재래시장으로 단양전통시장이 전신이다. 충주댐 건설 때 지금의 자리에 옮겨왔다. 요즘 들어서는 ‘먹방 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여행객이 붐빈다. 단양팔경 못지않게 인기다. 단양구경시장의 변신은 지난 2010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서 출발한다. 지역민을 위한 시장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관광객들에게 주목했다. 이때 등장한 게 다른 음식과 어울려 최고의 맛을 뽑아내는 향신료인 마늘이다.



단양구경시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단양팔경은 대부분이 석회암 지질이 빚은 풍경이다. 그 석회 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마을의 큰 일교차가 단양마늘을 키웠다. 단양마늘은 보통 예닐곱 쪽으로 이뤄졌다 해 ‘육쪽마늘’이라 불린다. 남도마늘에 비해 알은 조금 작은 편이지만 단단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먼저 맛볼 음식은 오늘의 단양구경시장을 만든 일등공신 치킨. 단양구경시장 양념치킨은 고추가 아닌 마늘의 향미가 매력인 흑마늘 닭강정이다. 시장 안에는 원조 흑마늘 닭강정 맛집을 비롯해 여러 곳의 치킨집이 줄을 잇는데, 마늘을 활용한 각자의 개성으로 승부한다.



단양구경시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마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젊은 간식이 마늘빵이다. 크림치즈 마늘빵, 마늘 크루아상, 바질 마늘빵 등 이 또한 종류와 가게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직접 만든 마늘기름을 사용한 마늘만두, 단양의 선사시대 수양개 유적에 착안한 원시인 콘셉트의 마늘떡갈비 등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한 구경시장의 간식이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마늘순대국이 여행객을 부른다. 순대 안에 마늘이 들어가 향이 좋고 잡내가 없는 게 장점이다. 각자의 식성에 따라 마늘부각, 마늘아이스크림 등 덜 알려진 숨은 맛집을 찾는 것도 특별한 재미다.

추워야 더 맛있다, 창녕전통시장의 칼칼한 수구레국밥


창녕전통시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술정리에 있는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라 하니 어느덧 백 년 역사를 자랑한다. 그 후 1980년에 상설시장이 들어서면서 오일장과 상설시장이 함께 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오일장이 크게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골장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창녕축협에서부터 교하교 너머까지 장이 길게 늘어선다. 창녕에 오면 꼭 사야 할 특산품도 많다. 창녕은 전국적인 마늘 산지다. 마늘 철이면 달고 알싸해서 맛이 좋기로 소문난 마늘이 지천이다. 맥도날드가 창녕마늘로 버거를 출시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또한, 창녕은 우리나라 처음으로 양파를 재배한 양파 시배지다.



창녕전통시장 / 사진=한국관광공사

1909년 창녕 대지면 석리의 성찬영 선생이 양파 재배에 성공했다. 그 후 그의 손자인 성재경 선생이 6·25전쟁 후 양파 보급에 힘쓰면서 가난한 농민들의 소득을 올려놓았다. 창녕전통시장은 수구레국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KBS ‘1박2일’에서 이수근이 수구레국밥 먹는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창녕 명물로 떠올랐다. 시장 주변에는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있다. 뻘건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긴 국밥은 칼칼하면서 구수한 국물 맛이 육개장이나 해장국과 닮았다.


창녕전통시장 수구레국밥 / 사진=한국관광공사

특별한 것은 역시 수구레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 정도만 나오는 특수부위다. 소가죽과 고기 사이에 있는 아교질 부위다. 쫀득쫀득한 수구레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 겨울 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주전부리가 아닐까. 생활의 달인에 전통시장 꽈배기 달인으로 출연했다는 꽈배기 집이 먼저 발길을 잡는다. 통통한 꽈배기와 쫀득한 찹쌀도넛은 배가 불러도 포기할 수 없다. 갓 구워낸 국화빵과 따끈한 어묵, 쑥떡, 순대까지 유혹은 끝도 없다.

마음을 녹이는 달콤한 맛과 정, 말바우시장 팥죽


말바우시장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말바우시장은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전통시장이다. 1960년대 무렵, 북구 풍향동 서방시장(당시 광산군 서방면)의 노점상들이 점점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우산동으로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말바우시장에는 무려 5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골목 사이사이에 오랜 맛집이 숨어있어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그중 가장 첫손에 꼽히는 메뉴가 전라도식 국밥과 더불어 팥죽이다.




팥죽만드는 과정 / 사진=한국관광공사

말바우시장에는 현재 3개의 팥죽 전문점이 있으며 모두 운영한 지 20년을 족히 넘을 만큼 내공을 자랑한다. 말바우시장에 팥죽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은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다. 팥죽 전문점답게 이들이 모두 내세우는 메뉴는 ‘팥죽’과 ‘동지죽’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몰캉몰캉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광주 말바우시장 별미 팥죽 / 사진=한국관광공사

전부 맛과 정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매일 새벽 맨손으로 팥을 씻어 불리고, 불린 팥을 솥에 넣어 팔팔 끓이고,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을 빚거나 칼국수면을 반죽해 뽑는다. 손맛이 다르기에 팥죽 맛도 모두 다르다. 맛집 순례하듯 가게를 돌아보며 ‘최애(가장 좋아하는)’ 팥죽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말바우시장은 매달 2, 4, 7, 9일로 끝나는 날이면 정기적으로 시장이 서는데 팥죽집은 장날이 아니어도 매일 문을 연다.

정리=홍지연 여행+ 기자

자료 및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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