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 상식 박살낸 리조트
논밭에서 태어난 럭셔리
35주년 맞이한 아만다리
상식을 뒤엎은 17년의 도전
처음엔 다들 우붓에 리조트 세우는 걸
미친 짓이라며 모두가 실패를 점쳤다.
시간이 흐른 지금, 호텔업계의 전설이 됐다.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외곽 작은 길을 따라가면 만나는 아만다리(Amandari). 아만다리는 1989년 문을 열었다. 당시 우붓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 불과했다. 아만다리의 탄생은 35년 전 관광업계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당시 사람들은 ‘낙원’이란 ‘해변’과 동의어라 여겼다. 당시 발리 리조트와 호텔은 주로 해변가에 집중돼 있었다.
여행플러스는 최근 아만다리를 방문해 라딧 마힌드로(Radit Mahindro) 아만 인도네시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만났다. 그를 통해 35주년을 맞은 아만다리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라딧 마힌드로 디렉터는 “우붓에 리조트를 짓는다는 계획은 업계에서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라며 “그러나 아만은 이러한 비난을 무릅쓰고 과감한 도전에 나섰죠”라고 설명했다.
발리 특유의 계곡과 울창한 정글, 눈부신 초록빛 계단식 논이 펼쳐진 곳에 리조트를 세운다는 발상은 파격 그 자체였다. 해변이 아닌 내륙에, 그것도 한적한 정글에 럭셔리 리조트를 짓는 것은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시도였다.
아만다리는 지배적이던 ‘비치 리조트’ 틀에서 벗어나, 발리의 숨겨진 매력을 세상에 선보이는 선구자 역할을 맡았다. 시간이 흐르며 이 대담한 선택은 빛을 발했다. 아만다리는 우붓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주고자 했다.
아만다리는 포시즌스보다 1년, 리츠칼튼보다 13년 앞서 우붓에 고급 호텔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장소성’을 디자인에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 석조물, 조각상, 건물 배치 모두가 지역 문화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Point 01. 리조트에 매달린 17년의 집념 |
아만다리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만다리는 오스트레일리아 유명 건축가 피터 뮬러(Peter Muller)가 설계했다. 뮬러는 첫 스케치부터 1989년 완공까지, 17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뮬러는 발리 전통 건축의 정수를 찾아 나섰고, 건축 재료와 요소를 깊이 연구했다.
그 결과는 아만다리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리조트를 장식하는 예술 작품은 장식을 넘어 투숙객이 감상하고 소장할 수 있는 살아있는 갤러리가 되었다. 특히 라이브러리 안에 전시한 인도네시아 향신료는 시간이 흘러 향은 옅어졌지만, 그 자체로 아만다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아만다리에서 시작한 디자인 철학은 이후 전 세계 아만 리조트의 표준이 됐다. 크림색과 해변 색채 선택이 대표적이다. 객실 내 인테리어 요소 역시 아만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아만다리는 아만 브랜드의 태생지이자 철학의 결정체로서 깊은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됐다.
아만다리는 발리 럭셔리 호스피탈리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발리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정글 속 숨겨진 보석같은 리조트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Point 02. 한때의 조롱은 존경의 박수 갈채로 |
낮은 건물, 대나무 지붕, 목조 건축 등 발리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은 수많은 모방을 낳았다. 객실 수는 오로지 31개다. 레스토랑, 바, 스파, 테니스 코트를 갖췄다. 작은 발리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아융 강 계곡을 내려다보는 절벽 위 자리는 전략적이다. 울창한 협곡에 자리 잡은 리조트에서는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 소리가 배경음악이 된다.
덴파사르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1시간 30분 소요된다. 우붓 중심가와는 차로 15분 거리인 케데와탄 마을(Kedewatan)에 위치한다. 그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절묘한 거리는 고요함과 편리함의 균형을 만들어낸다. 덩굴식물로 뒤덮인 입구는 오래된 사원을 연상케 한다.
매일 저녁, 인피니티 풀 옆 파빌리온에서는 현지 음악가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전통 악기 선율이 열대 밤의 매력을 한층 더하는 이 순간, 투숙객들은 진정한 발리를 경험하게 된다. 호텔 곳곳에 자리한 작은 사원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직원과 지역 주민의 실제 신앙 생활 공간이다.
인도네시아 종교 지형도에서 발리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대부분 인도네시아가 이슬람권인 반면, 발리는 주민 10명 중 9명이 힌두교를 믿는다. 발리인들 일상은 새벽부터 밤까지 기도와 제물 봉헌으로 채워진다. 종교 의식이 일상에 깊이 스며든 발리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만다리 매력은 여전하다. 오히려 시간이 더해준 고풍스러움이 매력을 배가한다. 처음엔 무모해 보였던 선택이 지금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공 사례가 됐다.
발리(인도네시아)=권효정 여행+ 기자
- ‘이것’ 설치했다가 관광객 뚝··· 조용히 결정 뒤집은 일본
- 한국 최초 ‘포켓몬 호텔’ 등장, 22개 객실에 쏟아질 예약 전쟁 ‘어디’
- “더위가 싹 가시네” 징글징글한 늦더위 물리쳐줄 충남 부여 액티비티 3선
- ‘브리저튼’ 속 저택 보러 티켓 끊는 관광객 덕에 90억 수익 올린 ‘도시’
- “플라스틱 99% 감축에 AI까지” 만다린 오리엔탈의 녹색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