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 안 부럽다는 한라산 중턱 다이닝, 직접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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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국대 경력, 5성급 호텔 출신 셰프진

제주산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

화룡정점 맡김 차림 방식 디너 코스 요리

자연 맛집에 진짜 맛집이 들어섰다. ‘엠버 퓨어 힐 호텔 & 리조트(이하 엠버 퓨어 힐)’의 올데이 다이닝 ‘살레’다.

엠버 퓨어 힐은 12월 5일 일부 오픈을 시작으로 이달 말 최종 오픈을 목전에 둔 따끈따끈한 신상 리조트다. 한라산 520고지에 자리한 천혜의 위치 조건에 더한 럭셔리한 시설로 여행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초가집 외관에 바닥이 투명한 인피니티 수영장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지만, 왕환 엠버 호텔그룹 이사가 꼽은 히든카드는 다이닝이다. 시공 단계부터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이닝에 가장 공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 특급 호텔에 버금가는 레스토랑을 넘어 제주 최고의 고급 식음 업장을 목표했다는 살레. 그 포부에 걸맞은 식탁을 준비했을까. 직접 방문해 맛본 살레 시식 후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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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부엌, 살레



제주 방언으로 부엌을 의미하는 살레는 엠버 퓨어 힐 커뮤니티 건물 1층에 자리한다. 한식부터 중식, 양식, 일식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구성을 준비했다. 이에 제철 식재료와 유기농 식품을 사용해 건강함을 더했다.

살레의 식단에는 엠버 호텔 그룹의 ‘고객 맞춤’ 경영이념이 녹아있다. 획일화된 메뉴보다는 고객 개개인에 맞춘 특화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엠버 퓨어 힐 측 관계자는 “유기농 식재료 사용은 물론 건강식을 준비했다”며 “획일화된 식단이 아닌 당뇨나 노인 고객 등 특수 식단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특별식 메뉴를 기획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당뇨 고객을 대상으로는 저당 식단을, 체중 조절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위해서는 저지방 식단을 제공하는 등 손님 개개인의 필요조건에 따른 다양한 메뉴를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살레의 셰프진은 5성급 호텔 출신임은 물론 각종 국가 대표 출전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이닝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자부하는 배경이다. 화려한 셰프 군단. 그중에서도 엠버 호텔그룹의 식음을 총괄하고 있는 김인호 F&B 총괄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이사는 제주 그랜드호텔과 메종 글래드 호텔 등 특급호텔 조리 총괄로 근무한 경력부터 제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로 역임한 이력까지, 약 30년을 요식업에 몸담은 베테랑이다. 지난 10월에는 해외에서 진행된 외교부 행사에 초청되어 한국 대표 셰프로 활동하는 등 대외 경력도 화려하다.

그가 소개한 살레의 강점은 제주의 지역성이다. 제주 본연의 식자재를 활용해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그는 “제주도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습득한 제주 식재료의 매력을 선보이겠다”며 “재료 자체의 식감과 맛을 살릴 수 있는 조리법으로 재료를 재해석하고 싶다”고 전했다.

메뉴에 대한 질문에 김 이사는 제주 특산물 메밀을 이용한 전채요리, 한치를 넣은 메밀 빙떡 등을 예시로 답했다. 이밖에도 제주의 향토 음식을 활용한 베이커리, 현무암을 모티브로 한 비스킷. 향토적인 식기에 이르기까지 제주만의 특색을 녹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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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에 담아낸 제주의 자연

살레의 점심은 한상 차림이다. 메인 요리를 필두로 제주의 자연 식재료를 담은 밑반찬이 힘을 더해 풍성하게 차려낸다. 조식은 뷔페식이 기본이다. 다만, 오는 2023년 2월까지는 조식도 상황에 따라 한상 차림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덕분에 1박 2일 투숙 기간 중 총 세 번 한상 차림을 맛볼 수 있었다.

살레에서의 첫 끼는 된장 해물 뚝배기로 시작했다. 딱새우, 가리비 등 해산물을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을 냈다. 해산물을 메인으로 사용한 만큼,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은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반면, 밑반찬은 아쉬웠다. 베이컨 감자채 볶음은 정통 요리와는 다소 동떨어진 인상이었고, 김치의 맛이 알맞게 익지는 않다고 느껴졌다.





전날 중식의 아쉬움은 이튿날 맛본 조식으로 날렸다. 주 요리로 등장한 미역국은 성게알을 넣어 시원한 맛을 끌어내고 송이로 향을 더했다. 곁들일 반찬으로는 제철을 맞은 굴 무침과 수란, LA갈비 그리고 담백한 갈치조림으로 구성했다. 해산물부터 육류까지 고루 구성한 식탁은 여독이 쌓인 이튿날 아침을 든든하게 시작하는 힘이 됐다.



대망의 마지막 점심은 일식이 장식했다. 초밥 네 피스와 함께 한치 튀김 우동으로 구성된 한상 차림이다. 식감이 살아있는 신선한 초밥도 일품이었지만, 진짜 백미는 한치 튀김이었다. 한치를 통으로 넣어 만든 바삭한 튀김에 먹물을 활용해 식감은 물론 색감까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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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 풍성한 디너 코스

스페셜 디너 코스는 살레 다이닝의 화룡점정이다. 일률적인 메뉴 구성이 아니라,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그날 그날의 식단을 구성해 특별함까지 잡았다. 이날 맛본 코스 요리는 늦가을의 제주를 담은 밥상이다. 4종의 젠사이부터 차례로 차완무시, 생선회, 바닷가재 가라아게, 은대구 구이 이후 본식인 장어덮밥과 우동이 차려진 후 마지막 디저트가 마무리하는 코스다.





젠사이 4종으로 긴 코스를 시작했다. 제주의 특산물 메밀과 제철 회를 함께 말아낸 롤, 부드러운 전복 내장 요리 등으로 입맛을 돋웠다. 이어 나온 전채요리 매생이 차완무시. 일본식 계란찜으로 달콤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서 살레는 매생이를 넣어 풍미에 영양까지 챙겼다.

건강한 애피타이저로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으면 메인 디시 제철 생선회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만나본 제철 생선회는 한치와 벵에돔 그리고 참치회다. 각기 다른 색감과 식감으로 눈을 사로잡는 제철 생선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벵에돔회였다. 주로 동해와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에 서식하는 벵에돔은 돔 특유의 쫄깃한 식감으로 정평이 난 어종이다.

식탁에 오른 벵에돔 회는 숙성회가 아닌 활어회였다. 벵에돔은 식감이 특징인 만큼 활어회를 더 높게 친다는 설명이다. 제철을 맞은 벵에돔 활어회는 쫄깃하고 탱탱한 맛으로 그 명성을 증명했다. 여기에 껍질을 그대로 살려 식감과 보는 재미를 더했다.





뒤 이어 바닷가재 가라아게, 은대구 구이, 장어덮밥 그리고 디저트까지 다 맛본 후에야 식사가 끝났다. 총 7가지 코스의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영향일까. 더부룩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총평

색다른 미식 체험을 원하는 제주 관광객들에게 추천한다. 제철 식재료와 제주 특산물을 이용해 고품격 식사를 할 수 있어 제주를 알차게 맛볼 수 있다. 특히, 맡김 차림 형식의 디너 코스는 메뉴 고민 없이 제철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고도가 높은 만큼 조망이 훌륭한 것도 장점이다. 방문한 당시는 임시 오픈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었으나, 뒤로 펼쳐진 제주 바다와 하늘이 아름답게 통창을 채웠다. 12월 말 정식 오픈 후 방문하면 얼마나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채워질지 기대감을 더했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지만, 자차를 이용하면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제주공항을 기준으로 차로 25분이면 닿을 수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여타 제주 관광지가 그렇듯, 자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제주 = 박한나 여행+ 기자

취재협조 = 엠버 호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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