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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 ‘휴대폰 전면 금지 구역’이 있다는데 무슨 일이?

4대 습관 다듬기 등 지자체가 운영하는 힐링센터

휴대전화‧노트북 잊고 독서로 ‘디지털 디톡스’

누구나 찾아가 마음 놓고 ‘힐링’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이 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전문가의 수업까지 제공한다. 그런데 비용 걱정도 없다. 심지어 가깝다. 머나먼 숲이나 바다가 아니라, 도심 한 가운데인 서울시 강남구에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맡기고 책 속에 푹 빠져볼 수 있는 곳 또한 강남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늘 북적이는 이미지인 강남의 ‘반전 매력’. 강남 힐링 스폿 2곳을 소개한다.

나를 치유하는 습관 길러주는 ‘강남힐링센터(개포)’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강남힐링센터(개포)는 2021년 개관했다. 기존 코엑스 센터는 인근 직장인이 잠깐 틈을 내 활력을 충전하는 공간으로 마련했고, 개포 센터는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힐링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 중에선 유일하게 강남구가 건물 한 채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힐링 센터를 개관했다.

구에서 운영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힐링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또한 강남구 주민이 아니어도 누구나 방문 및 참여할 수 있다.

강남힐링센터(개포)는 ‘생활 속 4대 습관 다듬기’를 주요 주제로 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조언을 받아 만든 콘셉트다. 운동습관, 마음습관, 관계습관, 식습관을 살피며 지친 심신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프로그램은 8명~12명 단위로 운영해 쾌적한 수업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강사 공모를 통해 우수한 강사를 선정한다. 최근 진행한 운동 강사 공모 경쟁률은 10대 1이었다. 뛰어난 강사와 질 높은 수업이 이뤄지니, 수강신청 인기가 매우 높다. 운동습관 강좌의 경우 오전 9시 1분이 되면 마감될 정도다.

운동습관 프로그램은 SNPE(체형 교정), 요가, 필라테스 등이 있다. 훌라춤과 한국무용도 포함했다. 이용자 자세를 평가해 맞춤형 운동을 추천하는 ‘버츄얼 메이트’ 기기 활용 수업도 있어 눈길을 끈다. 마음습관 관련 프로그램은 싱잉볼, 마음챙김, 걷기를 활용한 여러 명상 수업과, 알렉산더 테크닉처 등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다독이는 수업을 마련했다. 조형미가 아름다운 ‘그룹힐링실’에서 수강할 수 있다. 요가 매트, 싱잉볼 등 여러 도구도 최상급으로 갖췄다.

이외에 관계습관은 그림 그리기, 아로마 테라피, 글쓰기, 연극 등을 활용해 교정하며, 식습관 관련해선 힐링 웰니스 식단 수업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주로 ‘공방’이라 부르는 아늑한 강의실에서 수업이 이뤄진다. 가까운 거리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취재 당일 ‘하와이안 알로하 훌라’와 ‘걷기명상 & 호흡명상’을 체험했다. 아름다운 하와이풍 음악과 몸을 움직이니 절로 미소가 띄워진다. 걸음마다 나를 되돌아보는 걷기 명상은 어려울 것 같던 명상의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당장 모든 프로그램을 전부 수강해 보고 싶어질 정도다. 또한 잔디가 통유리로 보이는 널찍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으니, 공간 자체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수천만 원대 고가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테라피실’도 있다. 이곳에선 체성분, 혈압 측정 장치와 뇌파를 통한 스트레스 측정 장치 등이 있다.

혼자만의 아늑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릴렉스룸’에는 고성능 마사지 기계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1회 15분, 1일 2회까지 총 30분 사용 가능하다.

‘북테라피 존’에선 상시 비치되는 다양한 원서와 함께 매월 신간 50권을 전시한다. 주로 힐링과 관련한 책이 많고, 기타 다양한 주제의 서적도 있다. 북테라피 존 내부 좌석에서 자유로운 독서가 가능하다.

‘로봇 바리스타’가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제조해 주는 카페 숲(So:op)에선 각종 음료를 제공한다. 자연이 물씬 느껴지는 커다란 원목 테이블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느껴볼 수 있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로봇 바리스타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명사를 초청하는 특별강연도 진행한다. 지금까지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 배우 문숙, 민혜연 가정의학과 의사, 정리 전문가 이지영 대표가 강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인사를 초청해 4대 생활습관 관련 고품질 강연을 기획할 예정이다. 올해는 상‧하반기 2회씩 총 4회의 강연이 있을 계획이다. 예술의전당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하는 ‘SAC on Screen’ 프로그램도 연다.

강남힐링센터(개포)는 현재 40대가 가장 많이 방문한다. 논현, 대치 등 강남 전역에서 많이 찾으며, 타 구에서 온 이용자가 전체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평일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운영해 접근성이 좋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강남구는 올해 말 신사 가로수길 인근에 새로운 힐링센터를 열 예정이다. 가히 ‘프리미엄’이라 할 만한 개포센터를 체험해 보고 나니 자연스레 기대된다.

센터 운영을 총괄하는 김지은 강남구청 주민자치과 주민행복팀 팀장은 “머물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자치구 최초의 힐링센터를 방문해 경험해 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강남힐링센터 프로그램 접수는 다가오는 1월 23일 오전 9시에 온/오프라인 동시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강남힐링센터 모바일 앱, 강남구 통합예약사이트와 강남힐링센터 안내데스크에서 신청할 수 있다.

스마트폰 반납하고 독서에 몰입하는 강남 ‘욕망의 북카페’

서울지하철 신논현역 부근에 있는 ‘욕망의 북카페’는 입장하자마자 휴대전화를 카운터에 반납해야 한다. 아니면 ‘몰입의 방’이라는 플라스틱 용기에 스마트폰을 넣고 일정 시간 열리지 않도록 잠그는 방법도 있다. 바로 ‘핸드폰 전면 금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유튜버이자 인기 자기계발서 ‘역행자’의 저자 ‘자청’이 운영하는 이 북카페는 이용자가 ‘디지털 디톡스’를 체험하며, 독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북카페에선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수 없다. 메모하거나 전자책을 읽기 위한 태블릿은 예외다. 타자 소리를 없애기 위해 노트북은 야외에서만 짧게 쓸 수 있다.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나면 중간에 가져갈 수 없다. 오로지 나갈 때만 돌려준다.

이곳은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손님들이 찾아온다. 다들 익숙한 듯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음료를 받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조금 뒤 카페는 금세 가득 찬다. 디지털 디톡스로 힐링하며 꼭 성장하겠다는 손님들의 굳은 다짐이 느껴진다. 북카페는 독서에 최적화한 환경을 위해 커피 머신 또한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미리 추출한 더치커피를 제공한다.

서가를 둘러보면 각종 인기도서가 가득하다. 내용이 좋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지만, 정작 시간을 투자해 볼 엄두는 나지 않는 책부터, 사색에 잠겨볼 수 있는 감성적인 책까지 다양하다.

독서와 힐링을 보조하는 ‘무료 셀프서비스 존’도 운영한다. 비타민, 귀마개, 무선 스탠드, 독서대, 필기구 등이 이용자를 위해 무료로 제공한다.

북카페 이용을 통해 느낀 점을 글로 작성하며, 한층 깊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공간도 마련했다. 카페 한편에 자리한 ‘글 해우소’에선 카페를 이용하며 떠오른 생각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독서 후 글쓰기를 하면 평소 사용하지 않던 뇌를 사용하며,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가 길러진다는 것이 북카페 측 설명이다. 독서 후 글쓰기를 통해 당일 읽은 책을 오랫동안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 글 해우소에서 작성한 글은 욕망의 북카페 직원에게 전달하면 추첨을 통해 무료 이용권을 증정한다.

옥상에는 멋진 루프톱 공간을 마련했다. 탁 트인 곳에서 여유를 즐기며 진정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욕망의 북카페는 ‘깨달음은 독서와 좋은 전망 두 가지가 결합할 때 나온다’고 한다. 뇌가 ‘몽상 모드’에 들어가며 아이디어가 샘솟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페 이용 마지막에 루프톱에 올라 5분간 ‘멍때리기’를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선 ‘영감을 받지 못하면 환불’이라는 독특한 환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독서에 몰입하며 영감을 얻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철저하게 꾸며진 만큼, 카페 측의 자신감이 보이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영감을 못 받았다며 환불을 요청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욕망의 북카페에선 매주 ‘원데이 독서 모임’도 진행한다. ‘책 한 권 읽기 챌린지’를 통해 미루고 있거나 마음에 두고 있는 책을 이곳에서 다 읽고 갈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토론과 강의가 이어지는 ‘욕망의 북클럽’도 별도로 열린다.

최근 북카페는 ‘몰입의 방’ 이용을 확대할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번 잠그면 열기 어렵기에, 카운터 반납보다 더 확실한 디지털 디톡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숏폼 영상’ 등을 비롯해, 날이 갈수록 더 다양한 자극이 범람하는 요즘. 자신을 위해 고요함을 되찾고 몰입하며 영감을 얻어 보는 것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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