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국인 관광객 피살
괌에서 50대 한국인 관광객이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7시 40분~8시 사이 한국인 관광객 부부가 괌 투몬 지역 건비치에서 츠바키 타워 호텔을 향해 걸어가던 중 강도를 만났습니다.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부부 뒤에 다가온 SUV 차량에는 운전자와 다른 1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이들 중 1명이 총기를 든 채 차에서 내려 소지품을 요구했습니다.
부부와 강도 간의 몸싸움이 이어졌고 남편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아침 숨졌는데요.
숨진 남성은 은퇴를 기념해 부인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도 2명은 범행 직후 도주했으며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범행 지역이 매우 어두워 인상착의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죠.
현재 괌 경찰은 모든 자원을 수사에 투입하겠다며 포상금 약 6,600만 원을 걸었습니다.
괌에서 관광객 대상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3년 일본인 관광객 3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후 10년 만입니다
해당 사건으로 현지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현지인들은 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현지 누리꾼은 “고인의 부인과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괌 관광청은 방문객에게 ‘어두운 곳을 걷지 말 것’, ‘총을 든 사람과 실랑이를 벌이지 말 것’ 등 안전 문제와 관련해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느냐”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누리꾼은 “괌 관광청은 괌이 안전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까 봐 그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괌은 다른 곳보다 안전하다고 해도 방문객에게 그렇게 안전한 곳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는데요.
코로나19 이후 괌에서는 각종 범죄가 증가하여 치안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괌은 한국인 여행객의 인기 휴양지 장소입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인 관광객은 괌 전체 관광객 602,594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요.
특히 가족 여행으로도 자주 언급될 만큼 치안에 있어 안전하다고 평가받았죠.
하지만 괌은 생각만큼 치안이 안전한 여행지는 아닙니다.
② 코로나19 이후 도난 사건 증가
괌은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객 대상으로 한 도난 사건이 많은데요.
지난 2019년 롯데호텔 괌에서 여러 차례 고객 전용 전자 장비를 훔친 좀도둑이 검거됐습니다.
롯데호텔 괌은 한국인 여행객이 자주 찾는 5성급 특급호텔입니다.
5성급 호텔에서도 강도가 호텔 내부를 쉽게 드나들었다는 점에서 보안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는데요.
지난 2017년 배우 심은진은 괌 여행 도난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차량을 파손해 여권, 가방, 현금 등 모든 물건을 훔쳐 간 것인데요.
괌의 특성상 여행객의 대부분은 렌터카를 이용하게 됩니다. 렌터카는 특히 범죄의 주 표적이 됩니다.
심은진의 경우와 같이 주차 차량의 창문을 부수고 차량 내 물건을 강탈해 가는데요.
또한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 조수석의 문을 열고 소지품을 강탈해 가는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괌에서는 차량에 휴대전화를 포함한 귀중품을 두고 나가면 안 됩니다.
렌터카는 차량 내부가 훤히 보이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에서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스페인광장, 사랑의 절벽, 대형 쇼핑몰 등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괌 여행 시 인적이 드문 곳은 웬만하면 가지 말아야 하는데요.
괌 남부 여행의 주요 여행지로 알려진 셀라베이 전망대와 세티베이 전망대에서도 2~3인조 강도에게 한국인 여행객이 위협을 받고 가방을 강탈 당한 적 있죠.
③ 휴양지 괌에서 총기 소지 허용
지난해 외교부 주하갓냐 대한민국 출장소는 괌 내 흉기를 이용한 강도, 절도, 폭행 등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신변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괌은 미국령으로 총기 소지가 가능한 국가입니다.
미국 시민권을 소지한 자는 정부 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데요. 괌 내에서도 총기 샵을 볼 수 있습니다.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곳인 만큼 일각에서는 괌의 치안 수준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지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칼 구티에레스 괌 관광청 최고경영자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가족이며 괌은 매우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고 밝혔는데요.
조명이 없어 어두운 거리와 범죄자들이 관광객들을 노리기 위해 숨어서 기다릴 수 있는 폐가나 버려진 건물 등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