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던 내 동심, ‘이곳’ 가면 충전할 수 있다…서울 나들이 스폿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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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리커

회사 그리고 집, 매일 당연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어쩐지 지루하고 따분하다. 친구,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 즐거운 건 잠깐일 뿐이다. 지겨운 일상을 보내다 보면 한 번씩은 하루하루가 색다르고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이번 주말 잃어버린 동심을 잠시나마 충전해 줄 만한 장소들을 소개한다.

온갖 캐릭터 다 모였네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전시회/사진=(왼)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공식 인스타그램 (오)박소예 인턴기자

한 번쯤은 영화 시작 전 등장하는 WB 로고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로고의 주인공 워너브라더스가 10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특별전을 개최했다. 워너브라더스는 영화, 애니메이션을 제작, 배급하는 회사로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DC코믹스, ‘톰과 제리’까지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에 큰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본 영화나 캐릭터들이 다수 있을 것이다.

상영관/사진=박소예 인턴기자

티켓을 받아 입장하면 가장 먼저 그간 워너브라더스가 만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상영실이 나온다. 눈에 익은 작품들도, 이곳에서 처음 접하는 작품들도 나온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둘러보기 전 잠시 이곳에 앉아서 그간의 영화들을 가볍게 감상했다.

연표/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상영실을 지나면 워너브라더스의 100년의 역사를 담은 연표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워너브라더스가 100년간 탄생시킨 수많은 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다. 역사상 최초의 장편 유성영화로 꼽히는 ‘재즈 싱어’부터 뮤지컬 영화 장르의 서막을 연 ‘브로드웨이 42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받은 ‘카사블랑카’ 등 초기의 워너브라더스를 만들어준 의미 있는 작품들이 보였다. 좀 더 최근 날짜로 오면 ‘해리포터’나 ‘배트맨’ 같은 익숙한 작품들도 하나씩 눈에 띄었다. 워너브라더스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영화사 전체의 역사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작가의 방/사진=박소예 인턴기자

그다음으로 등장한 공간은 작가의 방이었다. 이곳은 한 편의 영화 대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상에는 널브러진 종이들이 쌓여있고, 타자기 치는 소리도 흘러나와 보다 현실감 있게 몰입이 가능하다. 벽면에 전시된 큰 책 디스플레이에는 작가가 직접 작업을 한 대본도 감상할 수 있다.


피규어/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작가의 방을 지나면 피규어들과 실제 영화 캐릭터들이 입은 옷을 전시해 둔 공간이 나온다. 마블 덕후라면 분명 심장이 뛸 장소다. 피규어는 피부 구현이나 머릿결이 섬세해 실제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벽면에는 루니툰즈와 톰과 제리 캐릭터들 그림이 붙어있다. 얼굴 부분에 맞춰 거울이 있어 재밌는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토 스폿이다.

소품보관실/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왼)소품보관실 (오)차고/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이어지는 공간은 소품 보관실이다. 영화에 등장한 주요 소품들을 모아뒀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영화 ‘그것’에 등장하는 피에로 얼굴을 입구로 한 펀하우스다. 내부에는 애나벨 인형 등을 전시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외부에는 시트콤 ‘프렌즈’ 소파, ‘해리포터 9와 4분의 3’ 승강장, 해리포터 기숙사 배정 모자 등이 있어 곳곳에서 사진 찍기 좋다. 연결되는 차고에서는 영화에 등장한 차와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왼)매트리스 (오)웡카/사진=박소예 인턴기자

다음은 특수 공간이다. 이곳은 영화 매트리스 분위기를 살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극대화해 구현해 뒀다. 그렇다 보니 좁은 공간이지만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바로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웡카’의 예고 영상이 벽면에 나오고 있었다. 웡카가 등장하는 장면을 화려하게 연출해 마법 같은 황홀감을 안겨준다.

출구/사진=박소예 인턴기자

벽 한가득 원화가 붙어있는 애니메이션 원화 보관실을 나오면 마지막으로 출구로 이어진다. 출구 앞에는 인기 포토존이 줄지어 있다. 표지판을 들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루니툰즈 포토존부터 각종 캐릭터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출구까지 사진을 남기기 좋다.


제리의집/사진=박소예 인턴기자

가장 재밌는 공간은 제리의 집이다. 거대한 실물 제리 앞에서 톰이 작아져서 반대로 겁을 먹고 있다. 그 옆에는 망원경이 준비돼 있는데 망원경을 통해 제리의 집을 더욱 상세하게 볼 수 있다. 내부를 훔쳐보고 있으면 갑자기 렌즈 앞으로 제리가 등장해 장난스럽게 방문객을 놀라게 한다. 특별전은 내년 2월 16일까지 동대문 DDP 뮤지엄에서 개최한다. 추운 겨울 실내에서 즐기기 좋은 장소를 찾고 있다면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이들과 어른이의 천국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동대문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문구 완구를 위주로 판매하는 이색 시장이 있다고 해 함께 방문했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은 종로구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문구, 완구 전문 시장으로 197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현재는 12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점포가 있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승진완구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가장 먼저 들어가 본 것은 입구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승진완구였다. 입구 가판대부터 경찰차, 소리 나는 강아지 장난감, 최근에 유행하는 눈 오리 장난감까지 다양한 장난감을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휴게소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장난감에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1층 내부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더 큰 규모에 눈이 커졌다. 1층에는 최근 MZ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일본 캐릭터 산리오, 치이카와 등의 캐릭터 상품이 보였다. 가게 한편에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도 있었다. 과거에는 완구는 완벽한 어린이 타깃이었지만 이제는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하기 좋을 것 같았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승진완구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가게는 2층까지 이어진다. 2층으로 올라가면 ‘시크릿 쥬쥬’부터 ‘또봇’까지 다양한 종류의 장난감들이 빼곡하게 쌓여있다. 실로 아이들의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승진완구의 또 다른 특이한 점은 그때그때 가격을 검색해 볼 수 있는 계산대가 있다는 점이다. 물건이 워낙 다양한데 일일이 직원을 호출할 부담 없이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40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과 역사 있는 이곳최근에는 외국에서 한국 캐릭터들이 인기가 많아져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했다. 광장시장, 동묘, 남대문, 청계천 등 주요 관광지들과도 인접해 있어서 묶어서 관광하기도 좋은 듯했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소품샵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조양문구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 같은 가게들도 눈에 띄었다. 가게 내부에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나 ‘포켓몬’ ‘도라에몽’ 등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받는 귀여운 캐릭터 상품들이 가득했다. 그 옆에는 문구점도 있다. 그중에서 조양문구를 찾았다. 조양문구도 승진완구와 마찬가지로 초기부터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을 지켜온 터줏대감 같은 가게다. 다만 예전에 비해 문구를 찾아 이 시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정갈한 사무용품부터 캐릭터 팬시까지 예전의 학창 시절 문구를 사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다시금 다양한 가게에 손님이 많이 찾길 바라며 가게를 나왔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 크리스마스 소품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문구 완구 시장 반대편으로 이어진 길에는 크리스마스 소품들도 잔뜩 팔고 있었다. 마침 방문한 때가 겨울인 만큼 길을 걷는 것만으로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꼈다. 파티용품, 판촉 용품 등도 시중보다 저렴한 도매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시장의 장점이다. 창신동 문구 완구 시장은 40년 이상 영업을 해온 가게부터 비교적 최근에 영업을 시작한 가게까지 가게마다 특색이 제각각이다. 취향 맞는 가게를 발굴해 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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