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새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꼭 인증 사진 때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주는 화려한 분위기는 그 자체로 환영받는다. 매번 비슷한 풍경을 볼 수밖에 없는 일상에 새로운 구경거리가 생겨 소소한 기쁨을 느낀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런 추세에 백화점 같은 상업 시설은 연말마다 다채로운 크리스마스 행사를 개최하며 크리스마스 필수 방문지로 거듭나 연말 특수를 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에 있는 크리스마스 명소는 방문 수요가 많아 예약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디 갈지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여행플러스가 내로라하는 연말 명소 3곳을 미리 다녀왔다.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마켓’ ‘롯데월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서울 대표 크리스마스 명소 3곳에서 직접 밝힌 방문 꿀팁까지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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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만 명 찾았다”
인기 아이돌도 슬쩍 왔다 간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마켓
롯데월드몰 크리스마스 마켓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돌아왔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롯데백화점이 잠실 롯데월드몰 앞 아레나 잔디광장에서 초대형 야외 크리스마스 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마켓은 크리스마스 시장 문화가 발달한 유럽 현지를 모티브로 기획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마켓 입장 방법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예매해 들어가는 것과 유료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롯데백화점 앱에서 대기 없이 동반 1인까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유료 입장권 ‘패스트트랙’도 하루 100매 한정으로 판매 중이다. 입장권 수익 전액은 송파구청을 거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한다.
이동욱 롯데백화점 마케팅 기획팀 책임자는 “패스트트랙 표 예매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현장 예약을 하고 근처에 있는 샤롯데 가든 대형 트리 등을 구경하다 보면 입장 순서가 금세 다가온다”고 전했다. 그는 “오후 5시 이후로 야경을 보러 오는 손님이 많아서 붐비니 그 전에 오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마켓에 입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명한 비닐 소재로 만든 약 7m 높이 ‘글래스 하우스’가 마켓 중심부다. 글래스 하우스에서 총 25개 브랜드 부스의 2000여 개 연말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방문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자 일주일 간격으로 일부 부스를 교체한다.
수제 호두까기 인형 등 크리스마스 전문용품을 판매하는 독일 브랜드 케테볼파르트(Käthe Wohlfahrt) 상품은 롯데월드몰 크리스마스 마켓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그밖에 알자스 지방 그림이 그려진 유리잔을 파는 ‘앙시’와 전화 부스 모양 등불을 판매하는 ‘일루아키키’ 브랜드 상품이 인기다.
글래스 하우스 외부 야외 테라스에서는 떡볶이와 어묵 등 겨울철 인기 간식도 판매한다. 다만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는 야외 취식 공간에 오래 머무르기 어려워 추후 난로 등 난방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아울러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당일에 1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롯데월드타워 회전목마 탑승권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의 룰렛’을 돌릴 수 있다. 3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공하고 1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모나미 153네오 크리스마스 캐릭터 한정판 볼펜’을 증정한다.
롯데월드몰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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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이 롯데월드 트리에?”
미디어 인터랙티브 트리 선보인 롯데월드
지난 25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미라클 윈터’ 행사를 운영한다. 미라클 윈터는 크리스마스에 롯데월드에서 기적이 일어나 마법처럼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가오는 트리 옆 무인 기기에서는 ‘나만의 진저 쿠키’도 만들 수 있다. 기기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촬영자가 입은 옷과 똑같은 복장을 한 생강 쿠키 그림이 화면에 등장한다. 몇 분간 이 쿠키 그림이 미라클 트리 위에 나타난다.
매직 캐슬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장식하고 있는 대형 크리스마스 리스 조형물과 회전목마 맞은편 드림 캐슬은 올해 새롭게 등장한 사진 명소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와 공연도 풍성하게 꾸렸다.
1층 퍼레이드장에서 매일 오후 2시와 오후 8시에 두 번 진행하는 ‘해피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구름 같은 인파가 모인다. 산타와 요정 복장을 한 무용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형형색색 퍼레이드 카를 볼 수 있다. 특히 저녁에 조명 등 특수효과가 잘 보여 야간 공연을 추천한다.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행복한 결말로 바꿔 각색한 ‘마법 성냥과 꿈꾸는 밤’ 공연은 어린이 방문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공연은 매일 오후 6시 30분에 가든 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다. 그 밖에 산타가 방문객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 미라클 프레젠트’ 등 다채로운 공연을 운영 중이다.
유상근 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 팀 공연기획 감독은 “상대적으로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방문객이 적어 공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면서도 “다만 주말의 경우 방문객이 많은 만큼 볼거리도 더 풍성하다”고 공연 관람 팁을 건넸다.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기간 한정 상품도 눈길을 끈다. 눈꽃 치즈 떡볶이·눈꽃 치즈 고구마·산타 로티로리빵 등은 SNS에 수많은 인증 사진이 올라오며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귀마개부터 팔찌처럼 찰 수 있는 지갑까지 다양한 크리스마스 기획 상품도 마련했다.
롯데월드를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겨울맞이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지난 1일부터 롯데월드 제휴카드 전월 실적 충족 회원에게는 본인 50% 할인과 동반 1인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2월 주마다 페이코·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 이용 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행사와 3~4인 방문 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다인 할인 행사도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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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기에는 더현대보다 좋다는 이곳?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은 매년 연말 ‘사진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올해는 5층 사운드 포레스트에 3300㎡(약 1000평) 규모 크리스마스 테마 공간 ‘해리의 꿈의 상점’을 열고 예약을 받았는데 1시간 만에 준비한 수량이 동났다. 해리의 꿈의 상점은 할아버지에게 구조받은 아기 곰 해리가 전쟁으로 가족과 이별하고 자신이 떠나온 고향 유럽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올해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판교점 총 3곳에서 ‘해리의 꿈의 상점’ 공간을 선보인다. 세 곳 모두 오는 31일까지 상점을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주목해야 한다. 무역센터점은 더현대보다 비교적 인파는 적으면서 크리스마스 테마 공간 분위기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연말을 추억할 수 있는 기념사진을 남기는 게 목적인 이들에게 제격인 곳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연말을 맞아 외벽에 눈 덮인 나무 등 풍경을 묘사한 벽지를 붙여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했다. 바로 앞 광장에 외벽 전체가 붉은색으로 칠해진 건물이 해리의 꿈의 상점이다.
예약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대기하면 누구든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통상적으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방문객이 많을 때는 현장에서 입장 예약을 걸어 놓고 안내 문자 수신 1시간 이내로 입장할 수 있다.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팀 책임 디자이너는 “업무 지구에 있는 무역센터점 특성상 주말보다 평일 퇴근 시간대에 더 붐빈다”며 “평일 오후 4시 30분쯤이 사진도 잘 나오고 인파도 적은 때다”며 방문 시간대를 추천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13m 높이 대형 트리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트리 옆에 있는 움직이는 곰 인형은 눈길을 뺏어가는 신 스틸러다.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는 꿈의 상점 주인공인 ‘아기 곰 해리’를 닮은 해리 곰 인형이 수북이 놓여 있다. 기존 갈색과 빨간색을 포함해 올해 새롭게 나온 검은색 해리 곰 인형을 방문객이 자유롭게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그밖에 현대백화점이 올해 크리스마스 상품으로 내놓은 금박을 입힌 ‘골드 마카롱’ 등 음식도 장식해 다채로운 기념사진 촬영 공간을 연출했다.
정 디자이너는 “무역센터점 해리의 꿈의 상점은 백화점 방문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가 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니 많은 분이 와서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517
글=김혜성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