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46억년 전 태양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직 그 실체를 인류는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다. 조금씩 그 실체에 다가서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침내 태양계 초기 물질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소행성 샘플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24일 늦은 밤 지구에 도착했다.
지구에서 발사한 우주선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직접 채취한 샘플이 우리나라 시각으로 24일 오후 11시52분쯤 미국 유타 사막에 착륙했다.
2016년 9월 발사돼 2020년 10월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한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우주선이 이날 지구에 접근해 샘플을 담은 SRC(Sample Return Capsule)를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트렸다. SRC는 소행성 베누에서 2020년 획득한 샘플이 들어있다.
SRC는 착륙 7분 40초쯤 메인 낙하산을 펼치고 천천히 하강했다. 이어 우리나라 시각으로 24일 오후 11시 52분 유타 사막에 떨어졌다.
이번에 채취한 샘플은 약 250g으로 적지 않은 양이다. 베누는 팽이 모양으로 지름 약 500m에 불과하다. 우주과학자들은 베누가 46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샘플을 분석하면 태양계 형성 과정의 비밀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소행성 샘플을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이날 샘플 도착 약 1시간 전(우리나라 시각으로 24일 오후 11시)부터 생방송을 통해 이 소식을 전 지구촌에 실시간으로 전했다.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은 지구에 접근할 때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은 지구에 착륙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의 약 3분의1 거리인 지구 상공 약 10만2000km에 도착해 지상 기지국에서 캡슐을 방출할 것을 명령 받았다.
방출된 캡슐은 지구 대기권을 향해 시속 약 4만4500km 속도로 이동했다 열 차폐를 통해 대기권을 통과한 캡슐은 대형 낙하산을 이용해 유타사막 지역에 착륙했다.
한편 안전하게 캡슐을 지구로 보낸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은 2029년 지구에 접근예정인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로 향했다. 오시리스-렉스는 아포피스에 ‘근접비행(Flyby)’으로 탐사한다.
캡슐이 유타사막에 도착하자 현장 회수팀이 헬리콥터 등을 이용해 회수에 나섰다. SRC가 착륙한 이후 약 17분쯤 회수팀이 현장에 도착해 SRC를 확인했다. 현장 대응팀 2명이 헬리콥터에서 직접 내려 SRC 주변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NASA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샘플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의 존슨우주센터로 안전하게 옮겨진다”며 “샘플에 대해서는 초기 처리, 분해 과정을 거친 이후 일부는 입체적 분석을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