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초프리미엄’ 아닌 ‘대중’…LG전자가 유럽 빌트인 전략 바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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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유럽 빌트인 시장 전략을 바꿨다. 대중적인 ‘매스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그간 고전했던 기존의 초프리미엄 제품 성적을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밀레나 가게나우 등 유럽 전통 가전업체들과의 정면승부에서 한발짝 물러나는 것을 선택한 셈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럽 빌트인 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다.

LG전자는 ‘IFA 2023’에서 대중적인 매스 프리미엄의 빌트인 제품군을 최초로 공개하며 유럽 볼륨존(가장 큰 소비수요를 보이는 영역)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높은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춘 인스타뷰 오븐 ▲에너지 효율 A등급보다 10%가량 효율이 더 높은 식기세척기 ▲인덕션 중앙에 후드 환기 시스템이 탑재된 후드 일체형 인덕션 등 현지에 최적화된 신규 라인업을 구성했다.

류 사장은 “빌트인 시장에서 제2의 성장을 하기 위해 제품 준비를 해왔다”며 “쇼룸에서 보였듯이 유럽에 맞는 제품을 내놨고, 현재 핵심 국가인 이태리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빌트인은 H&A사업본부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빌트인은 가구업체와 가전업체가 협업해 디자인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일반가전보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기업사이거래(B2B)로 판매돼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체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이 차지하는 영역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기능을 도입한 가전제품을 활용해 집안 전체를 제어하는 스마트홈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빌트인 시장에서도 LG전자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북미·유럽·중동이다. 지난 2월 북미에서는 가스레인지, 인덕션, 수비드 조리 기능을 모두 갖춘 프로레인지와 컨버터블 냉장고, 와인셀러 등 맞춤형 빌트인 가전을 출시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LG전자의 입장이다.

문제는 유럽이다. 유럽은 현지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단단해 사업 확대가 어렵다. 하지만 가장 큰 시장인 만큼 유럽을 잡아야 빌트인 시장을 잡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 빌트인 시장은 지난해 기준 244억불 규모로 글로벌 빌트인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초프리미엄만을 고집하던 LG전자가 결국 단계가 낮은 매스 프리미엄 제품군을 공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대중으로 잡았다. 류 사장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 성능, 기능, 품질에 대한 차별화를 확보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며 “성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유럽 내에도 연구조직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확대해 차별화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류 사장은 가전을 뛰어넘어 에너지, 냉난방 공조 등을 망라하는 LG전자만의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사업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고효율 인버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류 사장은 “빌트인을 포함한 혁신적인 생활가전 기술과 앞선 에너지 기술, 차원이 다른 업(UP)가전 등을 통합한 스마트 홈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더 많은 고객이 기존에 없던 편리함을 집에서 경험하도록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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