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5 비싸다?”…부품값 30% 껑충, 폰가격 인상 압박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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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67,000원 ▼300 -0.45%)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Z플립5·폴드5(이하 플립5·폴드5) 가격을 전작 대비 최대 10만원가량 올렸지만, 부품원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부족’이 지속되면서 핵심 부품인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가격이 전년 대비 30%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되면 향후 신제품 출고가는 계속 높아져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1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AP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 모바일AP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핵심 칩이 한데 모인 SoC(시스템온칩)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같은 기간 HHP(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카메라모듈 가격도 14%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AP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모바일·가전·TV) 부품 매입액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차지해 가격 인상은 삼성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은 모바일AP를 미국의 퀄컴, 대만의 미디어텍 등에서 공급받는다. 올 상반기만 5조7457억원(전체 매입액 중 17.7%)을 매입했다. 이는 전년(4조4944억원)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카메라모듈에는 2조7460억원(8.5%)을 썼다.

모바일AP의 원가 비중은 제품에 따라 10~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4의 모바일AP 단가는 140달러(약 19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승분을 고려하면 갤럭시Z폴드5의 AP 가격은 180달러(약 24만원)대로 추정된다.

부품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있었지만, 삼성은 플립5·폴드5 출고가를 큰 폭으로 올리지 않았다. 플립5의 256GB 모델과 512GB 모델 가격은 각각 139만9200원, 152만200원이다. 전작 대비 약 5만원(8.6~8.9%↑) 인상됐다. 폴드5는 각각 209만7700원, 221만8700원으로 10만원(5.8~6.1%↑)가량 올랐다. 모바일AP와 카메라모듈 가격 인상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모바일AP 가격이 증가한 이유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공급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AI(인공지능) 붐으로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데, 아마 모바일AP도 그 생산 캐파(CAPA·생산능력)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고가 인상 압박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원가 인상 압박이 지속되면 삼성은 신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당장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부품 원가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도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며 “판매량을 끌어 올리려면 가격부터 낮춰야하는 상황에서 삼성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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