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당시 네이버 오픈톡으로 야구 팬들과 소통하는 박찬호, 박용택 위원. /사진=네이버 |
2023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네이버(NAVER (199,900원 ▲6,900 +3.58%))의 오픈톡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 개막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네이버 오픈톡은 지난달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KBO 등 스포츠뿐만 아니라 드라마·여행 등으로 이용자층을 넓히며 커뮤니티 서비스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픈카톡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별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던 카카오 (59,300원 ▲1,200 +2.07%)는 아직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확장이 다소 더딘 모습이다.
월드컵→WBC→KBO리그 개막까지…커뮤니티 서비스 박차 가하는 네이버
11일 IT업계에 따르면 KBO리그 개막 열흘 차인 10일 기준 네이버 오픈톡은 3420개였다. 야구 971개·해외야구 137개·축구 639개·해외축구 853개·농구 202개·배구 179개·골프 145개·테니스 등 종합 294개 순이다. 4월 들어 약 100개의 오픈톡이 늘었는데, 대부분 야구 관련 오픈톡으로 집계됐다. 구단별 공식 오픈톡은 인원 제한을 없애며 팬들끼리 모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오픈톡은 네이버가 지난 9월 말 도입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다. 네이버가 오픈톡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지난해 말 열린 카타르 월드컵 때다. 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12월20일 기준 개설된 축구/해외축구 관련 오픈톡은 1387개, 전체 오픈톡은 2682개였고, 누적 시청 인원은 1억명, 최다 동시 접속은 4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진행된 WBC에서 한국 대 일본 조별 리그 경기의 경우 최대 동시접속 인원이 71만명이었고, 결승전이었던 일본 대 미국 경기도 누적 400만명 이상이 오픈톡과 함께 생중계를 시청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WBC 당시 KBS와 협업해 운영한 오픈톡에서 박찬호·박용택 위원과 소통하면서 인기가 좋았다”며 “야구도 개막하고 골프도 시즌이 시작하면서 오픈톡 반응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스포츠 분야를 시작으로 향후 증권·드라마·부동산 등 포털에서 검색되는 각 키워드로 오픈톡 기능을 확장한다. 지난해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 열린 오픈톡에서는 누적 60만명이 접속해 호응을 얻었고, 현재 신성한 이혼·판도라:조작된 낙원·꽃선비 열애사 등 16개 신규 드라마에 오픈톡이 적용됐다. 이 밖에도 게임(리그오브레전드)·일본 여행·MBTI·운세 등 주제별 오픈톡이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커뮤니티 기능과 연동해 광고·커머스 성장을 꾀하고 있다. 사람들을 관심사로 모아놓고 이와 관련된 상품 광고나 판매 페이지와 연동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 보호관련 이슈로 타깃형 광고가 어려워지면서 택한 방식이다.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 변화로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포털은 광고·커머스 매출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줬던 개인 맞춤형 광고·검색 노출 전략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네이버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용자들의 활동성과 체류시간을 증진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 플레이스 등의 사업과 연계를 통해 사업적, 재무적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새 소식 없는 카카오…상반기 오픈채팅탭 분리는 계획대로
반면, 오픈채팅을 관심사 기반 비(非)지인 커뮤니티, 나아가 메타버스 서비스로 확장하려던 카카오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오픈채팅을 카카오톡과 분리한 별도 서비스인 ‘오픈링크’로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서 국내외 팬들이 소통할 수 있고, 멜론의 곡에 추가된 오픈링크에서 이용자 간 감상을 나누는 형태다.
카카오도 오픈채팅 신규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과 멜론 뮤직 어워드 2022(MMA)를 위해 광화문과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카카오맵 이용자에게 오픈채팅 링크을 제공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현장 상황이나 응원 소감 등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오픈채팅 실험은 단발성으로 끝났고, 5개월 가까이 새로운 소식이 없는 상태다. 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장애 관련 보상, 노조 문제, SM인수전 등 안팎의 문제가 많아 사업을 전개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사업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상반기 내 현재의 채팅탭에서 (오픈채팅을) 분리해 별도의 탭으로 신설해 일상의 다양한 재미를 담을 수 있는 채팅방부터 기업이 대규모로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는 오픈채팅까지 보다 다채로운 주제로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될 수 있도록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