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N으로 한국 콘텐츠 저력 보여주길” 에픽게임즈 코리아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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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코리아는 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언리얼 엔진의 최근 성과를 발표하고, GDC 2023에서 공개했던 신기술 및 비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시작에 앞서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즈의 2023년은 팀 스위니 대표가 제시한 오픈 메타버스 비전의 퍼즐 조각이 계속 발표될 예정이라 의미가 깊다. 그동안은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유저들이 소비만 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유저 한 사람, 한 사람이 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유저와 나누게 될 것이다. 실제로 포트나이트만 봐도 포크리로 만들어진 UGC에 투자하는 시간이 플레이 타임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우리의 지향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어 계속 정진할 수 있을 거라 본다.”라고 말했다.

인사를 전한 박성철 대표는 이어서 언리얼 엔진 비즈니스 현황을 발표했다. 2023년 언리얼 엔진 활성 사용자 수는 75만을 돌파했으며, 이중 언리얼 엔진5 사용자는 77%에 이른다. 나머지 23%는 출시가 임박해 과거 엔진 버전에서 보정을 하며 개발하는 상황이며, 2023년 말에는 모든 사용자가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차세대 게임의 50% 이상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 중인데, 한국도 2022년 국내 모바일 게임 탑 10에 들어 있는 게임의 53%가 언리얼 엔진 제작 게임으로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개발 중인 언리얼 엔진 게임 프로젝트는 파악된 것만 60개 이상인데, 이중 70%는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이며, 90% 이상은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참고로 ‘파악된 것만 60개 이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박성철 대표는 “8년 전부터 언리얼 엔진을 무료로 개방해 누구나 바로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따로 알려주지 않으면 개발 사실을 알 수 없어 확인된 숫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산업 분야에서의 현황은 신광섭 본부장이 소개했다. 영화 및 TV 분야에서는 550개 이상의 영화 및 TV 프로젝트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 중인데, 신광섭 본부장은 해당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는 이유로 ‘버추얼 프로덕션’을 통한 작업 공정 개선이라 설명했다.

세트가 지어질 현장을 드론으로 스캔해 언리얼 엔진으로 가상 공간에 세트를 지어 촬영 전에 면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프리비즈’, 언리얼 엔진으로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LED에 화면을 바로 띄워 현장의 날씨, 시간 문제와 사물에 반사되는 그린 스크린 문제를 해결하는 ‘인카메라 VFX’ 등을 활용해 아티스트의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모든 장면이 CG인 애니메이션에서는 언리얼 엔진의 역할이 더 커진다. 애니메이션은 한 장면의 렌더링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며 서버도 다수 요구되지만, 언리얼 엔진을 이용하면 고성능 게임 PC 한 대로 렌더링이 가능하며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되고 그간 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를 할 길이 열렸다.

이외에도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로 400만 명이 넘는 메타 휴먼이 만들어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부산 항만 모니터링 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항공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에 활용되는 디지털 트윈 및 시뮬레이션, 자동차 분야에서는 마케팅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실제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데 활용되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광섭 본부장은 이어 GDC 2023에서 발표된 신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첫 번째로 ‘언리얼 엔진 5.2 버전’의 공개다. 자연스러운 오픈월드를 빠르고 간편하게 생성하도록 돕는 프로시저럴 콘텐츠 생성 툴(PCG), 사실적인 재질 표현을 가능케 하는 서브 스트레이트의 신규 기능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테크 데모 ‘일렉트릭 드림즈’를 통해 언리얼 엔진 5.2 버전의 변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메타 휴먼 애니메이터’다.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로 만들어낸 디지털 휴먼에 사실적인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툴로, 인간의 영상 정보와 음성 정보를 가져와 빠르게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음성 정보는 더욱 사실적인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위한 혀 애니메이션 제작에 쓰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이셜 애니메이션은 모든 메타 휴먼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세 번째는 ‘팹(FAB)’이다. 언리얼 엔진이라는 툴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세계를 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위한 것으로, 언리얼 엔진 마켓 플레이스, 퀵셀, 아트 스테이션, 스케치팹 등 퀄리티 높은 에셋을 제공하는 멀티 플랫폼 3D 통합 마켓 플레이스다. 팹은 현재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와 언리얼 엔진에서만 이용이 가능하지만, 추후 다른 엔진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는 ‘벌스(Verse)’다. 벌스는 앞으로 수백만, 수억이 모일 메타버스 환경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할 언어로서 제작된 프로그래밍 언어다. 프로그래머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프로그래머가 아닌 이들도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개발자 커뮤니티에 벌스 프로그래밍 튜토리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고로 해당 튜토리얼은 한글을 지원한다. 벌스 역시 추후 언리얼 엔진을 넘어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완전 공개할 예정이다.

다섯 번째는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EFN)’다. 박성철 대표의 표현으로는 ‘오픈 메타버스의 정점을 이룰’ 툴 셋으로,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포트나이트에 자유자재로 배포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직접 만든 에셋을 바로 활용할 수도 있고, 팹을 통해 가져온 에셋을 드래그 앤 드롭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실제 게임에서 만든 것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게임에서 만든 것을 확인할 때는 PC, 콘솔,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확인이 가능하며, UEFN에서 만든 게 게임에 바로 적용되거나 게임에서 만든 게 UEFN에서 바로 적용되는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UEFN의 언리얼 엔진 리비전 시스템을 활용하면, 여러 사람이 각자 다른 플랫폼으로 접속해 함께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보상책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도 공개됐다. UEFN으로 만들어 배포한 콘텐츠를 많은 사용자가 즐기면 그 참여율에 따라 포트나이트 상점에서 발생한 순수익의 40%에서 콘텐츠 제작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식이다.

끝으로 신광섭 본부장은 “여기에 벌스로 자신만의 게임 모드를 제작할 수도 있다. UEFN을 통해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으며, 박성철 대표는 “국산 OTT 콘텐츠를 통해 외국에 나갈 때마다 한국이 화제거리가 된 것을 느낀다. 앞으로 UEFN을 통해 만들어질 한국의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저력도 전 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성과도 발표됐다. 2022년 전체 PC 사용자는 2억 3,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600만 명 증가했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최고치는 6,800만으로 전년도 대비 600만 명이 증가했다. 또, 지난해 에픽게임즈 스토어 사용자는 3억 5,500만 달러(약 4,683억 원)를 타사 게임 구매에 지출했는데, 이는 1년 전 대비 18%가 증가한 수치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담당하는 이상열 부장은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매년 큰 폭으로 지속 성장 중인 글로벌 PC 스토어다. 여기에 자체 결제 솔루션을 허용하고 셀프 퍼블리싱 툴을 통해 직접 게임 출시도 가능하다.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개발사라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음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질의응답

– 생성형 AI가 유행이다. 에픽게임즈는 어떻게 보고 있고, 앞으로 엔진에 어떻게 녹여내려고 하는가?
신광섭: 현재는 생성형 AI를 할 계획은 없다. 커뮤니티에서 많은 시도가 있는데, 이건 응원하고자 한다.
박성철: 생성형 AI를 하지 않는 건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한국 게임은 에픽게임즈 스토어 입점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한국 게임이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선택하도록 독려할 방안이 있는가?
이상열: BIC에 방문해 에픽게임즈 스토어 입점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국내 게임사가 어려움 없이 입점하도록 돕고자 한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스토어 MAU가 경쟁사의 50%를 넘는 수준이다. 반년 전부터 에픽게임즈 스토어팀이 바빠질 정도로 많은 개발자가 동시에 고려하는 스토어가 되고 있다.

– iOS에서는 여전히 포트나이트가 차단됐다. UEFN이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까?
박성철: UEFN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에픽게임즈는 이미 스토어의 수수료가 최저 수준이고, 개발사가 별도의 결제 솔루션을 사용한다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법적으로 싸우는 것은 애플과 구글도 이를 개방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좋게 해결되었으면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모바일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가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우리는 모바일에서도 메타버스가 구현될 수 있도록, 계속 싸워 나가고자 한다. 메타버스 생태계의 패권을 누가 쥐든 상관없이 말이다.

– 포트나이트의 국내 이용자 점유율이 낮다. 다른 게임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포트나이트로 데려올 계획이 있는가?
박성철: 국내 이용자 점유율이 낮다는 건 개인적으로 아쉬운 일이다. UEFN의 장점은 포트나이트가 전세계 타깃 유저층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UEFN 자체는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의 UGC를 즐기는 플레이어에게 매력적일 것이라 보며, 한국 콘텐츠가 더 많은 시장에서 환영을 받고 소비가 되면서 역으로 한국 포트나이트가 성장하는 모양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표절이나 질 낮은 콘텐츠의 살포로 이득을 보려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 이에 대한 대처도 마련 중인가?
신광섭: 표절은 내부 검수를 통해 최대한 찾아내려고 한다.
박성철: 질 낮은 콘텐츠를 살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 개발 기간을 뒀다. 최소 20일 이상 개발해야 UEFN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다만, 게임성에 대해서는 플레이어들이 판단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 GDC에서 공개된 게임 중 인상 깊었던 게 있나?
박성철: 모두 좋았지만, 크로스파이어 VR이 인상 깊었다. 평소 VR은커녕 1인칭 시점의 게임도 잘 못하는데, 크로스파이어 VR은 다른 VR 게임보다 오래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광섭: 한국 게임을 즐기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지고, 현장 참관객이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 디즈니가 메타버스 사업을 구조조정 하는 분위기인데, 여기에 따라 사업 방향 수정이 있는지.
박성철: 메타버스는 각 회사마다 그 개념이 다르다. 크리에이터에게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툴과 공정한 생태계 모델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메타버스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는데, 우리가 이야기하는 오픈 메타버스는 그들과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우리는 훨씬 더 긴 비전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나중에는 서비스 제공자가 만든 퀄리티를 넘는 콘텐츠가 크리에이터를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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