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출의 품목·국가 집중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세계 10대 수출국의 수출 집중도 비교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가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한국무역협회와 유엔(UN)의 국제무역 통계를 활용해 주요 국가들의 수출 품목 집중도(UN의 SITC 2단위 분류 기준)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779.3포인트로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48.1포인트) 중 가장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753.0포인트), 중국(640.2포인트), 캐나다(621.5포인트), 벨기에(584.1포인트), 독일(529.7포인트) 순으로 수출 품목 집중도가 높았다. 10대 수출국 중 품목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네덜란드(372.1포인트)다.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경연은 전기장치·기기(수출 비중 20.2%, 2020~2022년 평균), 자동차(10.5%)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위 10대 수출 품목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68.7%)이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8.8%)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출의 국가집중도 또한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 국가 집중도는 1019.0포인트로,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1214.7포인트) 중 캐나다(5734.4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971.0포인트), 네덜란드(863.7포인트), 벨기에(779.0포인트), 미국(729.9포인트), 중국(562.5포인트) 순이다. 국가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독일(434.8포인트)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40%가 중국(수출 비중 24.5%, 2020~2022년 평균)과 미국(15.2%)에 쏠려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의 전체 수출 대비 수출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58.6%로, 캐나다(86.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한국처럼 특정 품목 및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충격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수출이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특정 품목·국가에 편중된 수출구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과 함께, 연구개발(R&D) 등 민간의 혁신 지원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품목을 다양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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