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양곡관리법 개정안 계류중
쌀 문제의 근본 해결과 거리감 커
식품업계, 다양한 쌀활용 식품 선봬
내수론 한계…“현실성 있는 정책 나와야”
정부가 올해 공공비축 쌀 45만톤을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0% 정도 매입량을 늘렸다. 쌀 소비는 꾸준히 줄어드는데, 생산량은 요지부동이라서다. 재배 면적을 줄이지 않고 정부 매입을 늘리는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구조적인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앞세워 9월 정기국회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자신들이 단독 처리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최종 폐기된 이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해 재차 발의했다.
당초 법안보다 의무 매입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고 하지만 쌀값이 폭락할 경우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골자에는 변함이 없다. 농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재정이 축나더라도 농민 표만 챙기겠다는 ‘망국적 포퓰리즘’을 반복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농가 소득 안정과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농가 생산성을 높이고 쌀 농사에 편중된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한정된 ‘예산 퍼주기’나 남는 쌀 보관에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농업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 지원과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상품 개발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 대책은 문제의 근본 해결과 거리가 있다. 되풀이되는 쌀값 폭락 사태를 예방하려면 쌀 농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 즉 과잉생산 구조를 적정 생산 구조로 바꿔야 한다. 해법은 자명하다. 소비를 늘리고 생산을 줄이는 것이다.
국내 식품 기업들도 소비자에게 쌀을 먹여서 쌀 소비를 늘리자는 정부의 ‘현실성 없는’ 대안에 동참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제품에 밀가루 대신 국산 쌀을 넣어 만드는 극약처방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 내수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현재 1인당 쌀 소비량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량이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991년 116.3㎏에서 2022년 56.7㎏으로 31년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예산이다. 정부가 농산물 시장에 직접 개입해 가격을 보장하는 것은 겉보기엔 정의로워 보이지만 실제론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혈세만 낭비하는 정책일 뿐이다. 농산물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지 않다 보니 공급과 수요의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실패한 정책을 더욱 강화 중이다. 이를 해소하는 방식을 찾아야 할 국회가 오히려 과잉 생산을 부추기는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모두에게 해로운 결과만 가져온다. 시장 질서에서 벗어난 정책은 쌀 생산 농가의 소득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이제는 쌀 생산 구조를 ‘가치창출형’ 방식으로 전환하고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쌀 생산량이 수요에 따라 안정적으로 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나라 ‘예산’ 개념을 새롭게 하고, 돈을 효율적으로 쓰게 할 ‘인센티브 설계’에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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