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 치료제 국산 신약 3종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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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계열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국산 신약 37호 ‘자큐보’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일약품 계열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국산 신약 37호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들이 선전하고 있는 데다 새로운 P-CAB 제제의 등장으로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P-CAB 제제인 자큐보가 최근 허가를 받으면서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출시된 P-CAB 제제는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받은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과 국산 신약 34호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2종 뿐이다. 일본 다케다의 ‘다케캡(성분명 보노프라잔)’도 지난 2019년 3월 허가를 받긴 했지만 아직까지 출시는 하지 않은 상태다. 

소화성궤양용제는 크게 PPI와 P-CAB 제제로 구분된다. PPI 제제는 지난 198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메프라졸(제품명 로섹)’이라는 성분으로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 등장한 이후 현재는 수많은 제네릭과 다양한 성분들이 출시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제급여가 등재된 PPI 제제 품목만 해도 50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PPI 품목으로는 한미약품의 에소메졸과 일양약품의 놀텍,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등이 있다.

PPI는 수십년간 자리매김해 온 제제인 만큼 연간 시장 규모는 약 7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2019년 3월 케이캡의 등장으로 시장에 균열이 갔다.

케이캡은 출시 1년 만에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도 158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펙수클루 역시 지난 2022년 7월 출시한 이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처방액 545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다수 PPI 제제들을 앞섰다. 여기에 자큐보까지 가세하면 조만간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판도는 기존 PPI 제제에서 P-CAB 제제로 바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간 처방액 100억원이 넘는 주요 PPI 제제들의 처방액은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P-CAB 제제는 케이캡과 펙수클루 2개 품목만 처방액이 전년 대비 54% 증가한 2118억원에 달했다. 반면 PPI 제제는 에소메졸과 놀텍, 넥시움 등 9개 품목을 모두 합한 처방액이 2개 P-CAB 제제 처방액과 큰 차이가 없는 2531억원이었다. 

주요 소화성궤양용제 원외처방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이처럼 P-CAB 제제가 빠르게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PPI 제제의 단점은 보완하고 효과는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PPI 제제는 활성형 프로톤펌프(생체막에 있는 단백질펌프)에 작용해 프로톤펌프 활성도가 높은 아침 공복에 복용해야 하고, 최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3~5일이 걸린다. 또 기존 프로톤펌프에만 작용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프로톤펌프엔 효과가 없어 위산분비가 재발할 수 있다. 

반면 P-CAB 제제의 경우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고, 1시간 내에 최대 효과가 나타난다. 새로 만들어지는 프로톤펌프도 억제할 수 있으며 야간 위산분비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P-CAB 관련 제약사들은 우선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PPI에서 P-CAB 제제로 처방을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P-CAB 제제간 경쟁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P-CAB 선두주자인 케이캡의 경쟁력은 다수 적응증과 다양한 제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캡의 적응증은 △미란성식도염 △비미란성식도염 △위궤양 △유지요법 △헬리코박터제균의병용요법 등 5개다. 제형별로는 정제인 25㎎, 50㎎ 2종이 있고 입에서 녹여먹는 구강붕해정 50㎎ 등 3종류가 출시돼 있다. 

펙수클루는 10㎎과 40㎎ 2개 용량에 대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40㎎)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개선(10㎎) 2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펙수클루의 강점은 반감기가 9시간으로 케이캡(7.9시간)보다 길다는 점이다.

특히 대웅제약은 케이캡을 따라잡기 위해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인한 궤양 예방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구강붕해정과 주사제도 개발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1개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으며 위궤양 등 추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일동제약도 올초 P-CAB제제인 ‘ID120040002’의 국내 임상 2상에 돌입했고 다수 제약사들이 P-CAB 제네릭 개발에 속속 나서는 상황이다. 동화약품과 대원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은 다케다의 ‘보신티’ 제네릭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의 빠른 성장으로 조만간 PPI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기적으로 P-CAB 제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폭넓은 적응증과 다양한 제형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시장을 판가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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