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이재원 대표 연임 무게…변화보다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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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회사 분할까지 무기한 연기하는 등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이재원(사진) 대표 체제가 당분간 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임기만료를 맞는 이 대표가 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 대표는 2022년 5월말 빗썸 대표로 선임됐으며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아직 이사회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지만, 임기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 이사회를 열어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규제 강화, 사업자(VASP) 갱신 신고 등을 앞둔 시점에서 빗썸이 경영진 교체 등 급격한 변화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빗썸은 최근 인적 분할 계획을 철회하면서 올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을 준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빗썸은 현재 거래 인프라 강화와 보안 통제 등 이용자 보호와 투명한 거래를 위한 시스템 작업에 역랑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가 회사에서 막중한 역할을 이어가는 점도 연임이 유력시되는 이유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 대표는 빗썸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지난해 11월부터는 지주사 빗썸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의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과거 이 전 의장이 창업한 아이템매니아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이를 인연으로 2017년 빗썸에 경영 고문으로 합류했다. 이후 빗썸에서 해외사업을 주도하는 등 주요업무를 담당했다.

경영성과 평가 엇갈려…IPO 등 과제 산적


지난 2년 재임기간 이 대표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점유율 하락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구성원 사기 진작 등 자신감을 얻었지만 실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경영성과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은 지난해 ‘830프로젝트’에 이어 ‘거래 수수료 무료’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국내 점유율 20% 중반대를 목표로 한 830프로젝트는 상장 확대와 잦은 이벤트에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진행한 수수료 무료 정책은 빗썸의 점유율을 일시적으로 40~50%까지 올리긴 했지만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무료 정책 종료 후 점유율은 다시 20%대 이하로 내려갔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경에는 조직 개편으로 회사를 거래소사업, 대외협력, 신규사업 등 3개 부문으로 나누며 역량 강화를 시도했지만 현재 각 부문별 역할 정립과 성과 등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점유율과 수익성 개선 외 앞으로 남은 과제도 많다. 기업공개(IPO)와 회사 분할 등 빗썸의 중대사안은 이 전 의장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성과를 내야하는 숙제는 이 대표의 몫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선임 관련 빗썸 내부에서 어떠한 변화도 감지되지 않는 만큼 이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사회 구성을 보더라도 이 대표를 대체할만한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누가 되든 IPO 등 빗썸이 벌여놓은 일이 많고 복잡한 지배구조 해결, 실적 개선 등 과제가 많아 오너와 대표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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