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엑스, 믿을 수 있나…”봉이 김선달과 비슷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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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28기가헤르츠(㎓)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비즈워치

“스테이지엑스는 현재 ‘봉이 김선달’이랑 비슷하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 스테이지엑스가 사업 모델(BM)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충분한 설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15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연 ’28기가헤르츠(㎓)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으로 제공할 서비스, 사업 방향 등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을 조선시대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로 빗댄 것이다.

한 실장은 “스테이지엑스는 내년 5G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정한 만큼 이용자의 이통사 선택, 번호이동 결심 등을 유도하고 싶다면 빨리 시장에 전략을 발표해야 한다”며 “시장이 스테이지엑스를 향해 표명하고 있는 여러 우려, 걱정들에 대해 회사가 딱히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의 모회사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달 29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685억원의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8억원 늘어난 수치다. 영업손실은 13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스테이지엑스는 최소 3년간 28㎓ 주파수 할당대가인 4301억원과 통신 인프라 의무구축비용 1827억원 등 총 612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바 있다. 회사는 다음달 4일까지 할당대가의 10%인 430억원을 내면 제4이통사의 지위를 얻는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지난 2월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정책 자금 지원 4000억원을 제외하고 유상증자, 시리즈A 투자(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초기 자본을 투자받는 것으로, 회사가 BM 가능성을 평가받아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첫 단계) 등으로 4000억원을 추가로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외 투자자와 협의했다”며 “5G 서비스 출시 3년 후인 2028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 흑자 전환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스테이지엑스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설립 자본금 1000억원이 있다는 것 뿐”이라며 “정부가 준다는 금융지원금액 4000억원은 빚이다. BM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없는데 유상증자는 올해 할 수 있는지, 시리즈A는 스테이지엑스 가입자가 어느정도 모여야 가능한 이야긴데 이것들이 전부 실현할 수 있는 약속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1996년 LG텔레콤(LG유플러스 전신)이 설립될 때의 시장 상황과 지금은 너무 다르다”며 “스테이지엑스가 생존하지 못하면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노렸던 정부의 정책은 실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LG텔레콤이 법인 설립 직후인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연 평균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은 43.2%에 달할 정도로 통신 시장은 지금과 달리 ‘블루오션’이었다. 당시 유망했던 통신 시장에 뛰어든 LG텔레콤은 2001년 가입자 428만명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15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LG텔레콤이 쓴 비용은 2조4000억원이 넘는다.

스테이지엑스의 책임감 있는 사업 전개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스테이지엑스가 단계별 망 구축 계획을 제출했을텐데,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정부가 제재를 할 필요도 있다”며 “정부 지원금 4000억원 등 스테이지엑스에 투자된 자본이 회사의 사업 철수로 함부로 빠지지 못하는 규제도 같이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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