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12년만에 대표로 돌아왔다. 박 대표는 회사와 얽힌 각종 소문을 해명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 인수·합병(M&A) 계획을 제시했다.
위메이드는 29일 경기도 성남 한컴타워에서 제2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 별도·연결 재무제표 승인 △박관호·최종구 사내이사 선임 △우종식 감사 선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 6개의 의안을 승인했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 창업자다. 중국에서 흥행한 ‘미르의 전설 2’를 제작한 ‘미르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2012년까지 위메이드 대표를 맡았지만 이후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며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갑작스럽게 사임한 장현국 전 대표와 위메이드의 향후 사업 방향 등에 대한 질의가 오고 갔다.
박 대표는 장 전 대표가 사법 리스크 때문에 사임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장 전 대표가 항상 저와 생각이 같진 않았다. 적자도 컸고, 지금은 비용 최적화를 할 차례”라며 “장 전 대표의 건강상의 이유도 있어서 일을 직접 챙기는 게 낫지 않을까 협의했다. 사법리스크는 억측이고, 없다”고 답변했다. 위메이드는 현재 위믹스 코인 발행과 유통량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6027억원, 영업손실 11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적자폭도 커졌다.
비용 효율화는 선택과 집중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박 대표는 “회사의 방향성 설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이 진행됐다”며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부분은 정리하고, 회사의 미래나 더 큰 시장성을 판단된 것은 선별적으로 투자하다보면 비용은 최적화된다”고 했다.
이어 “내부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 중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위믹스 데이(가칭)’를 만들어 5년, 10년 후 미래 모습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모델(BM)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도 분명히했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가 글로벌 성장하려면 한국식 BM인 뽑기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시간은 좀 걸릴 것이지만, 글로벌 사업할 땐 이 BM은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M&A 계획도 주주와 공유했다. 장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 크로우’를 개발한 ‘매드엔진’ M&A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이드는 매드엔진 지분의 40.47%를 갖고 있다.
박 대표는 “상장 회사와 비상장 회사를 합병할 때 산출되는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는데, 그것을 인정 받으려면 매드엔진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나이트 크로우 2도 준비해야 하는 등의 과정이 있어서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위메이드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게임사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문은 지금 여기서 처음 듣는다”며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