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고조되는 가운데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대주주 지분을 3년간 보호예수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임 사장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없이 예탁하겠다”며 “오빠(임종윤)와 동생(임종훈)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리스크는 가족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거나, 담보 잡힌 주식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이슈였고, 그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되고 있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저와 어머니(송영숙)는 현실적인 상속세 문제를 타개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식으로 OCI와 통합을 선택한 것인데, 오빠와 동생은 가처분 의견서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듯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이 오빠와 동생의 주장대로 진행될 경우 조만간 오빠와 동생의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며, 이는 그대로 한미그룹과 일반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 사장은 또 임종윤·종훈 사장에게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의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2020년 타계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주식 2308만여주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부과받아 현재까지 절반을 납부한 상태다.
임 사장은 “저와 어머니는 가족의 상속세 문제로 인한 한미 주식의 오버행 이슈 해소, 그리고 한미약품 그룹의 R&D 자금 수혈을 위해 OCI라는 자금력 있는 튼튼한 경영 파트너를 제시했다”면서 “반면 오빠와 동생은 ‘시총 200조’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곧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특히 오는 임종윤 사장에게 받지 못한 대여금 266억원에 대한 반환 청구소송을 오는 25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빠의 경우 지금까지처럼 상속세의 연대채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에게 그 부담을 떠안길 생각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저 또한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했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 대한 사과의 뜻도 밝혔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로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OCI와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임 사장은 “선대 회장의 작고 이후, 그리고 최근 OCI와 계약 과정에서 서운함을 드렸다면 그 또한 대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처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저희를 응원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면 첫번째 이사회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한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