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손실을 냈다. 지속되는 실적 악화로 주요 인력이 이탈하고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2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성과와 직결된 영업손실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비트코인(BTC) 등 코인 가격 상승으로 거래소들이 보유한 코인 가치가 올라 당기순손익은 영업순손익에 비해 높게 잡힌다.
이로써 코빗은 6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75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136억원의 손실을 냈고 2022년에는 358억원으로 적자규모가 더 늘었다. 지난 6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주주도 큰 손실을 봤다. 2대 주주 SK스퀘어가 보유한 코빗 지분 32%에 대한 지분가치는 지난해말 기준 141억원으로 확 줄었다. 지난 2021년말 약 900억원을 투자한 후 3년도 안 돼 80%이상 손실을 봤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코빗의 지분가치를 산출하면서 순공정가치를 반영했다. 순공정가치는 해당 보유자산을 지금 바로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SK스퀘어는 사업보고서에 “코빗의 지속적인 손실 누적으로 인해 연결실체는 시장접근법을 이용하여 순공정가치를 산출했다”며 “장부금액과 회수가능액의 차이인 480억4200만원이 손실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매각설이 나돌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매각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이 6분의1까지 손실이 났는데 팔 사람이 있겠냐”며 “지분가치가 폭락하면 매각은 오히려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진 코빗 대표도 최근 “NXC와 SK스퀘어의 지분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시장이 다시 활황에 접어들면서 주주들과 협업해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업비트 빼곤 모두 적자”
지난해 코빗을 비롯해 대부분 거래소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빗썸은 지난해 300억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영업순손익은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넘겼지만 4분기 거래수수료 무료 시행과 마케팅 강화로 수익성이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인원과 고팍스도 적자가 유력하다. 코인원 등 중하위권 거래소는 지난해 내내 사정이 좋지 않았다가 12월부터 코인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로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업비트를 제외하면 가상자산거래소 중 흑자를 낸 곳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1~2위 거래소가 거의 싹쓸이하는 분위기라 올해도 중하위권 거래소들이 큰 폭으로 실적이 나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