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비트코인(BTC)의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억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따라 과거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기업들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 넥슨을 비롯해 다수의 게임사는 블록체인 사업이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를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했다.
넥슨, 원금손실 넘어 수익률 50%
13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9시45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0.01% 오른 1억120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전날 종가는 1억120만원으로 직전일 대비 0.79% 올랐으며, 거래량은 8327 BTC로 전날(1만4018BTC)와 비교해 줄어든 거래량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는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반감기(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가 다가오는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하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게임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일찍이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거나 가상자산을 미래 투자자산으로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보유 게임사는 넥슨이다. 넥슨 일본법인은 지난 2021년 4월 1717BTC를 약 1130억원에 취득했다. 평균 매수 단가는 개당 약 6580만원이다. 당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면서 “비트코인을 달러, 엔화, 원화와 같은 현금자산의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은 매입한 비트코인을 그대로 보유 중이다. 현재 넥슨이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액을 계산해보면 1737억원 수준이다. 평균 매수 단가를 고려해보면 수익률은 53%가 넘는다. 한때는 ‘크립토 윈터’로 급락장을 만나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서 손실을 봤지만, 대부분 매도하지 않고 ‘장투(장기투자)’한 결과다.
블록체인 뛰어든 위메이드도 수혜
블록체인 사업 선두주자인 위메이드도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9월 기준 위믹스의 유동화나 취득 등의 경로로 201BTC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헀다. 당시 위메이드가 밝힌 취득원가는 85억원인데, 이날 기준 위메이드가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액은 약 203억원으로 수익률은 140%에 달한다.
위메이드는 공시 후 추가로 비트코인을 매각·매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장기적 가치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비트코인 외에도 자체 발행한 위믹스((WEMIX)를 비롯해 USDT(테더) 71만9373개, 클레이(KLAY) 1690만1526개 등 여러 종류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가상자산을 적극 매입한 기업 중 하나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기준 14BTC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까지 3억7641만원을 들여 9BTC를, 지난해 5억6670만원을 들여 6BTC를 매입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가상자산 평가액은 14억원으로, 총 취득원가를 9억4311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5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게자는 “다양한 사업목적을 위해 소규모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매각 계획은)따로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