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적발된 아이템 확률 조작과 관련해 단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용자들은 넥슨과의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19일 경기도 성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 단체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리인은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와 권혁근, 정주형 법무법인 ‘부산’ 변호사가 맡았다.
이용자 측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는 508명으로 게임사 상대 단체소송 규모로 역대 최대다. 소송 가액은 약 2억5000만원으로 원고 측이 주장하는 구매 금액 25억여원의 10%이다.
권 변호사는 “넥슨이 확률 고지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금에 영향을 준 금액이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어렵다”며 “손해배상액은 민사소송법, 다른 손해배상 사건 등에서 인정하는 것을 고려해 25억원의 10%를 청구하는 것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오늘 제출할 소송 가액은 2억5000만원이지만 원고의 추가, 새롭게 재판 과정 중에 밝혀질 내용 등으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손해배상 청구액은 5억원 이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원고를 포함한 소송 참여 의지를 보인 이용자는 1000여명이다.
소송 대리인은 이번 소송의 핵심으로 △전자상거래법 위반 △약관 변동 고지 미흡 △사기에 의한 계약의 취소와 환불을 꼽았다. 넥슨이 이용자에게 확률 변동이 없었던 것처럼 거짓 고지해 이용자를 기만·기망했기 때문에 이용자가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쓴 금액을 환불해달라는 것이다.
합의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변호사는 “원고들의 게임을 사랑하고 있고, 이는 과거의 잘못을 지적하고 넘어가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며 “넥슨이 일정 부분 배상을 전제로 메이플스토리를 개선한다고 약속할 경우 합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팔면서 이용자가 더 좋아하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임의로 낮추고 숨겼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