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제 ‘ADC’ 2세대 넘어 3세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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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가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등 2세대 ADC의 한계를 넘기 위해 이중항체, 압타머 등을 활용한 차세대 ADC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ADC(항체약물접합체)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일클론항체가 아닌 이중항체를 활용하거나, 세포독성물질 대신 표적 단백질 분해제(PROTAC)를 붙이는 방식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와 같은 2세대 ADC의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이다.

이중항체, 압타머…’새’ ADC가 온다

14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부터 네덜란드계 ADC 전문업체인 시나픽스와 손잡고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확보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에 시나픽스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르면 내년까지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규제당국에 임상신청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ADC는 암세포 표적 항체에 페이로드(저분자화합물)를 링커로 붙인 형태의 치료제다.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해 약효가 강하고,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C는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 수준에 따라 크게 1, 2세대로 구분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기반의 ADC를 개발하는 이유는 단일클론항체보다 우수한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다. ADC로 개발하면 하나의 항원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 기반의 ADC보다 정밀하게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업체는 이중항체 외에 단일클론항체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단일 구조의 핵산인 ‘압타머’, 특정한 조건을 만나면 활성화되는 항체인 ‘전구약물(프로바디)’을 사용한 ADC를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피노바이오는 영국의 압타머그룹과 압타머를 사용한 ADC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있다. 압타머는 항체보다 크기가 작아 종양 침투성이 높고, 항체 관련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계 제약사 사이톰엑스 테라퓨틱스는 특정 종양세포에만 반응해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강한 프로바디 ADC를 개발하고 있다. 사이톰엑스는 지난 1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프로바디 ADC ‘CX-205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페이로드 바꾸니 이런 효과가

차세대 ADC를 개발하기 위해 항체가 아닌, 페이로드에 변화를 주는 바이오기업도 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암세포 표적 항체에 단백질 분해제 약물을 붙인 ADC 치료제 ‘ORM-6151’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기술수출했다. ORM-6151는 단백질 분해제가 암세포 내부의 표적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해 세포독성물질 기반의 ADC보다 강력한 종양성장억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삼진제약은 노벨티노빌리티와 함께 선천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스팅(STING,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 작용제를 페이로드로 붙인 면역항암 ADC를 개발하고 있다. 스팅작용제를 ADC에 접목하면 단독 치료법보다 부작용을 줄이고, 면역활성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가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ADC를 개발하는 이유는 엔허투 등 2세대 ADC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다. 2세대 ADC는 기존 1세대 ADC보다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지니고 있으나, 높은 독성문제를 안고 있다. 엔허투는 임상에서 1세대 ADC ‘캐싸일라(트라스투주맙 엠탄신)’보다 유방암 환자의 사망위험을 72% 낮췄으나, 약 5배 높은 간질성 폐질환 및 폐렴 부작용 발생비율을 보고한 바 있다.

조현용 피노바이오 최고과학책임자(CSO·전무)는 “이중항체나 압타머 등을 활용한 ADC 치료제를 개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ADC가 여전히 독성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암세포 표적성을 높이는 등의 요구사항이 존재하는 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ADC 연구개발 활동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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