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방주’의 개발사 하이퍼그리프는 현재 3개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중 턴제 RPG ‘엑스 아스트리스’와 협동 어드벤쳐 게임 ‘팝유컴’은 작년 11월 있었던 지스타 2023에서 시연해볼 수 있었는데요. 나머지 한 작품, 하이퍼그리프의 대표 IP ‘명일방주’의 이름을 단 신작이 1월 12일부터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테크니컬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PC와 PS5, 그리고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RPG입니다. ‘명일방주’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시간적·공간적 배경은 상이하죠. 플레이어는 탈로스 II 행성에 주재하는 기업 엔드필드 공업의 관리자(남, 녀 선택 가능)가 되는데, 탈로스 II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마주하게 되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미지의 행성을 탐험하는 가운데 실시간 전략 전투, 거점 건설 및 경영, 다양한 동료 캐릭터와의 만남 등을 경험하게 되죠.
그럼 ‘박사’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이야기가 펼쳐질 ‘명일방주: 엔드필드’의 첫인상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명일방주: 엔드필드’ 티저 PV (영상 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
심리스 오픈월드는 아닌,
RPG에 건설·경영을 더하다
‘명일방주: 엔드필드’ 글로벌 테크니컬 테스트는 영어만 지원합니다. 영어가 익숙치 않다면 서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죠. 그러나 베테랑 ‘박사’라면 작중 인물들이 수시로 언급하는 ‘로도스 아일랜드’라는 기업명과 PRTS와 같은 개념들을 통해 ‘명일방주: 엔드필드’가 ‘명일방주’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임을 명확히 인지하게 됩니다.
두 작품관 연관성은 다양한 비주얼 요소로도 꾸준히 제시됩니다. 게임 초반 관리자의 심상 세계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거대한 웬디고 조각상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죠. 게임 진행 중 만나게 되는 등장인물들은 불포, 루포, 용, 리베리 등 익숙한 종족명의 수인으로 이뤄져 있죠. 덧붙여 각종 자원들의 아이콘은 ‘명일방주’의 것과 동일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주얼 요소가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NPC 모델링은 다소 기시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모델링은 3D 아니메풍 그래픽과 ‘명일방주’ 특유의 화풍이 잘 어우려져 있습니다. 배경 및 구조물의 경우 내부 공간 표현은 조금 아쉽지만, 자연 환경 및 건물의 외견, 그리고 관리자가 설치하고 운영하게 되는 여러 종류의 구조물들은 실사풍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다음으로 ‘명일방주: 엔드필드’의 무대가 되는 행성 탈로스 II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탈로스 II는 테라(’명일방주’의 공간적 배경) 행성에서 온 이주민들이 수세대에 걸쳐 아겔로스라는 무기물 생명체와 침식 재해를 극복하면서 개척해 나간 장소입니다.
참고로 관리자는 수면 캡슐을 통한 동면과 깨어남을 반복하며 엔드필드 공업 구성원들과 함께 탈로스 II의 위기 때마다 큰 활약을 했던 인물이죠. 관리자가 깨어난 만큼, ‘명일방주: 엔드필드’ 시점에서의 탈로스 II의 모습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방불케합니다.
탈로스 II는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로딩이 발생하죠. 낭떠러지에서의 추락은 있지만 벽타기나 수영 등은 없습니다. 최근 수년간 출시 또는 공개된 심리스 오픈월드 지향 모바일·PC·콘솔 멀티플랫폼 게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비교적 고전적 형태라 할 수 있는데, 필드를 돌아다니며 자원을 채집하고 숨겨진 장소를 찾아 보상을 얻는 등의 탐험의 재미는 잘 갖춘 편입니다.
필드 위에는 앞서 언급한 무기물 생명체 아겔로스는 물론, 적대적 랜드브레이커 같은 인간형 적들이 배회합니다. 이들과의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관리자의 파티는 최대 4명의 캐릭터로 구성됩니다. 4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적과 교전하며, 직접 조작하는 캐릭터는 교체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막기 및 회피 조작이 없으며, 스킬 시전시 시간 정지가 걸리죠. ‘제노블레이드’ 시리즈를 떠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화려한 액션과 속도감, 짜릿한 손맛보다는 전략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일방주: 엔드필드’에는 거점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콘텐츠가 존재합니다. 별도의 테크트리를 업그레이드해 나가며 지을 수 있는 구조물을 늘려 나갈 수 있습니다. 채집한 각종 자원들을 투입하면 자동으로 가공해주는 것부터 장비 제작, 특정 자원 채집지에 설치시 자동으로 자원을 모아주는 것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구조물이 정상 작동에 에너지 공급을 요구하는 소소한 디테일도 존재합니다.
이번 테스트에선 해당 콘텐츠에 대해 살짝 맛만 본 수준이긴 하지만, 매우 큰 잠재력이 느껴졌습니다. 꾸준히 플레이하면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탈로스 II 행성을 최첨단 자동화 공업단지로 다시 태어나게끔 할 수 있어 보였으니까요. 이 부분이 사실상 ‘명일방주: 엔드필드’의 메인 콘텐츠이지 않을까 합니다.
첫 인 상
하이퍼그리프다운 ’아방가르드’한 선택
‘명일방주’가 출시됐을 당시, 서브컬쳐풍 캐릭터 게임에 디펜스 장르는 보기 드물었습니다. 아울러 모바일에서 디펜스 장르 게임은 길게 흥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하지만 ‘명일방주’는 서사 전개는 난해하지만 자기만의 뚜렷한 색채를 지닌 세계관과 캐릭터, 게임 플레이 방식 등을 바탕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IP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명일방주: 엔드필드’ 역시 최근 수년간 3D 서브컬쳐풍 캐릭터 게임에서 대세가 된 심리스 오픈월드 RPG와 결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완전 창조는 아니지만, 각종 재료의 새로운 조합을 시도한 끝에 만들어진 새 레시피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강 뭉뚱그리면 하이퍼그리프 특유의 ‘아방가르드’함 느껴지는 게임인데요. ‘명일방주’ 팬 입장에선 정식 서비스가 몹시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