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있어서 ‘대전격투게임’ 장르는 어떤 이미지인가요? 오랜 고수들만 날뛰는 장르, 진입하기에는 너무나도 높은 진입 장벽… 게임사 차원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여서 지금에 와서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리 쉽게 손이 가는 장르까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는 2024년 발매를 준비하고 있는 반다이남코의 대전격투 신작 ‘철권 8’ 역시 이러한 장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작품에 속합니다. 실제로, 초기 체험 당시에 버튼 하나만 연타해도 누구나 그럴싸한 콤보가 가능한 ‘스페셜 스타일’ 조작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기도 했죠.
그간 ‘철권 8’은 여러 행사를 통해 시연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는 핵심 콘텐츠인 멀티플레이 위주로 다뤄진 경향이 있죠. 그러나, 오는 12월 14일 배포되는 PS5 체험판은 다릅니다. 이번 빌드에서는 비교적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싱글플레이 콘텐츠가 다뤄질 예정이죠!
이번 작품이 선보이는 싱글플레이, 대전격투 장르에 숙련되지 않아도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일까요? 체험판 배포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 사전 체험을 통해 느껴진 첫인상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단기 속성은 없지만,
그래도 학습 기반은 마련됐다
‘철권 8’은 반다이남코 대표 대전격투 타이틀 ‘철권’ 시리즈 8번째 넘버링 작품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데빌의 힘을 둘러싼 미시마 일족의 싸움을 그립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언급하자면, 이번 작품에서도 이 일족의 싸움으로 인해, 전 세계 격투가들은 다시금 링 위에 올라서게 되죠.
이번 체험판에서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스토리’와 ‘아케이드 퀘스트’를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요. 본디 대전격투게임에서는 멀티플레이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과 겨루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부담 없이 즐기려는 유저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콘텐츠의 역할도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죠.
일단 ‘스토리’는 전작 7편처럼 컷신에서 자연스럽게 대전으로 이어지는 방식을 택하고 있죠. 아울러, 틈틈이 화면이 전환되는 시점에는 틈틈이 ‘QTE 버튼’ 입력을 넣어서, 역동적인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이런 큰 틀에서는 전작 대비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래픽이 사실적으로 바뀌면서 보는 즐거움은 한층 늘어난 편입니다. 실제로, 전투를 하면서 느껴지는 박력은 상당했죠. 이런 부분은 새롭게 추가된 ‘히트 시스템’과 원래 존재하던 ‘레이지 아츠’ 모두와 괜찮은 궁합을 보여주는 편입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경험하는 대전은 진입 전에 3가지 난이도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요. 노멀 기준으로 비교적 도전적으로 느껴지게 설정됐죠. 물론,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는 않고, 잘 모르는 초보자라도 신규 조작에 해당하는 ‘스페셜 스타일’을 잘 활용하면 무난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스토리 경험 자체는 매 시리즈마다 있었기 때문에 그리 대단히 새롭게 느껴지진 않는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에 새롭게 더해진 ‘아케이드 퀘스트’입니다.
본작 캐릭터들이 등판하는 메인 스토리와는 다른, 유저 아바타로 진행하는 별도 스토리 콘텐츠인데요. 오락실 신참으로 시작해, 점차 게임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담아냈죠. 사실상 번외편에 해당하지만, 초보자라고 상정하고 접했을 때, 보다 세심하게 알려준다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여기서는 게임의 핵심 조작에 대한 튜토리얼은 물론, 차근차근 더 높은 단계를 노리는 과정을 세심하게 알려줍니다. 어떤 의미로, 막 게임을 접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최적의 연습 환경을 마련해준다고 할 수 있죠. 약간 학습을 놀이로 진행하는 감각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아케이드 퀘스트에는 몇 가지 재미난 요소들이 있는데요. 하나는 ‘슈퍼 고스트 배틀’입니다. 이번에 진일보된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플레이를 학습시켜서 겨루는 것이죠. 처음에는 엉성하지만, 그래도 10판 정도 제대로 학습시키면 제법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이번 체험판에는 자신이 생성한 고스트와 CPU 고스트를 상대로만 싸웠지만, 나중에는 실력자의 고스트를 다운로드 받아서 상대하는 재미도 남다를 것으로 보였죠. 한편으로, 굳이 사람들과 맞붙지 않아도, 비등비등한 싸움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금 콘텐츠와는 별개이기는 하나, 자신의 녹화된 리플레이를 살펴볼 수 있는 ‘마이 리플레이 & 팁’ 기능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대전 영상을 되돌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특정 상황에 맞는 최적의 수를 조언해주거나 원하는 순간을 다시 체험해볼 수 있었죠.
조언은 기본적으로 잠시 영상을 멈추면서 화면에 표시되며, 원한다면 특정 버튼을 눌러서 그 시점을 10초 제한을 두고 다시 플레이할 수도 있는데요. 이를 통해 달라진 결과값을 몸소 경험할 수 있죠. 예전에는 몰라서 계속 당했던 부분도, 이제는 제대로 알고 넘어갈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전반적으로 ‘철권 8’에 추가된 이런 부분들이 단숨에 게임 진입 장벽을 확 낮춰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학습할 의지를 가진 유저에게는 정착을 위한 단초 정도는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 첫인상 –
해봤던 사람도, 안 해봤던 사람도 즐거운 작품
‘철권 8’은 여러모로 장르 자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하기는 했지만, 전체 시스템을 크게 뒤흔들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는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정말 게임을 배우고 알아갈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안착을 위한 기반 시설을 마련했다는 쪽이 더 올바른 설명이겠죠.
실제 체험한 바로도, 게임은 여전히 막 접하는 사람에게는 난해한 점들이 있습니다. 가령, 보다 손쉬운 조작 체계를 선보이는 ‘스페셜 스타일’만하더라도, 단박에 이해 안 가는 부분들이 더러 있죠. 이런 손쉬운 경험을 유저들이 자신의 실력으로 녹여내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봅니다.
물론, 지금 체험판은 전체 기준으로 거의 20%에 불과한 수준. 아직 게임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그래도 이번 ‘철권 8’의 모습을 통해, 개발진이 장르 진입 장벽을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지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고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