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산은 임신 후 섭취? 실수로 먹은 감기약은 태아에 치명적? 임신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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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을 의미하는 이날은 임신과 출산을 사회적으로 배려하고 출산·양육의 어려움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2005년 12월 7일 개정된 ‘모자보건법’에 따라 제정됐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임산부들이 걱정하거나 오해하는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임산부의 날을 맞아, 산부인과 전문의의 조언으로 임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엽산은 임신 후 섭취? 실수로 먹은 감기약은 태아에 치명적? 임신 Q&A

Q. 엽산은 임신하고 나서 챙겨 먹으면 된다?


X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예방하는 영양소가 엽산이다. 엽산은 임신한 후가 아닌, 임신을 계획한 기간부터 임신 14주까지 지속해서 섭취해야 한다. 반드시 임신 전부터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엔 임신 중 콩 섭취가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8월 미국 브라운대학교 알버트 의과대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알코올(Alcohol)’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임신 중 콩 섭취가 인슐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신호 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알코올로 인한 태아의 성장 발달 억제를 개선하고 두개골 안면 기형, 태반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실수로 먹은 소화제·감기약, 태아에 심각하다?


X 임신 초기엔 약물 복용에 민감한 시기다. 필요한 경우 약물을 복용할 수 있고 의사와 상담 후 임신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하지만 단발적인 약물 복용이 태아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 임신 사실을 모르고 보통의 소화제나 감기약을 먹은 경우 임신 중절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 임산부 감기약은 임신 중 감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로,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심한 두통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다. 항히스타민제와 일부 진해거담제, 세균 감염 합병증에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도 대체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수 약물의 경우 복용 시기·용량을 의사와 상담해 임신 유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술의 경우 임신 사실을 모르고 술을 마셨다는 것 때문에 임신중절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임신을 알게 된 후 음주는 원칙적으로 금기다.

Q. 임신 때 적정한 체중 증가, 임신 전 체중 따라 다르다?


O 표준 체형 임산부의 경우 최대 12㎏까지 증가해도 적당한 범위로 본다. 하지만 비만한 임산부는 8㎏까지, 마른 체형은 15㎏까지 늘어도 괜찮다. 이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임신 기간에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면 임신성 당뇨병, 임신중독증 위험도가 커진다. 임신 초기에 임산부가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이 있으면 태아 기형 발생과 연관된다.

엽산은 임신 후 섭취? 실수로 먹은 감기약은 태아에 치명적? 임신 Q&A

Q. 노산이면 자연분만이 어렵다?


X 만 35세부터 노산으로 본다. 임산부의 나이가 많을수록 모든 합병증 발생률, 제왕절개 확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20배, 30배로 커지는 게 아니다. 노산이어도 대부분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노산이라도 검사를 반드시 더 많이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초음파 검사와 NIPT 검사를 중심으로 받되, 임산부의 나이와 관계없이 임산부와 태아 상태에 따라 추가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 예컨대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목둘레(목덜미 투명대)가 굵을수록 바로 양수 검사를 권한다.

Q. 임신 기간이 짧으면 태아 합병증 위험 높다?


O 임신 기간이 짧을수록, 특히 32주 미만인 쌍둥이는 합병증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김석영 교수가 163례의 쌍둥이 임신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김 교수는 대상을 분만 시기를 기준으로 A그룹(임신 32주 미만), B그룹(임신 32~36주), C그룹(임신 36주 이상)으로 나눴다. 이후 각 그룹의 합병증 등 임상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A그룹에서는 각종 합병증은 물론 신생아 사망도 월등하게 많이 발생했다. 신생아호흡기곤란증후군은 A그룹에서는 41건, B그룹에서는 11건, C그룹에서는 0건으로 나타났다. 또 동맥관 개존증(대동맥과 폐동맥 연결 혈관인 동맥관이 닫히지 않는 경우)은 A그룹은 21건이나 발생한 데 비해 B, C그룹은 각각 1건과 0건이 관찰됐다. 신생아괴사성장염은 A그룹은 7건이었으나 B, C그룹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중신·이승미 교수,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엄정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김석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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