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 때 통조림을 선물 받았거나 준비해놓은 가정이 적잖다. 그런데 아직 개봉하지 않았거나 남은 내용물을 먹으려 한다면 건강을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점검하는 게 안전하다.
첫째, 통조림의 외관이다. 외관이 찌그러져 있거나 손상당했다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미세한 균열로 인해 곰팡이 등 이물질이 유입됐을 수 있다. 진공 상태일 때는 뚜껑이 살짝 들어가 보이는 게 정상이지만, 바깥으로 통통하게 볼록해졌다면 식품이 상해 가스가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섭취 전 발견했다면 바로 폐기하는 게 안전하다.
둘째, 개봉 후 오래 두고 먹어선 안 된다. 흔히 통조림의 유통기한은 평균 3~5년, 길게는 7년가량이다. 이 때문에 ‘안에 방부제가 들어있는 것 아니냐’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통조림엔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고, 모두 먹을 수 있는 내용물로 구성된다. 통조림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건 내용물을 살균·멸균한 후 산소와 닿지 못하게 밀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을 개봉했다면 최대한 빠르게 섭취하는 게 좋다. 개봉하자마자 산소와 닿으면서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워서다.
셋째, 먹을 만큼 덜고 나머지를 보관해야 한다면 밀폐용기에 따로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개봉한 채로 보관할 경우 내용물이 미생물에 오염될 수 있다. 갈변을 막기 위해 코팅한 통조림 내부가 개봉 후 산소와 닿으면 ‘주석’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식 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에폭시 수지’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를 원료로 사용한다. 이 성분은 제조과정에서 다른 분자와 결합하므로 통조림을 정상적으로 보관하면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통조림을 직접 가열해 조리하거나 가스레인지 근처, 고온 환경에 장시간 보관해 제품이 손상되면 유해 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통조림은 음식을 가열하거나 살균·멸균해 금속제인 깡통에 밀봉한 후 장시간 보존할 수 있도록 만든 가공식품이다. 햄, 참치·연어·꽁치·고등어 등 생선류, 파인애플 등 과일류가 있다. 최근엔 깻잎·볶음김치·맛김치 등 반찬류까지 통조림 형태로 나오면서 관련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
넷째, 통조림 속 국물·기름은 가능하면 버리거나 먹지 않는다. 통조림 속 국물·기름에는 여러 이유로 식품첨가물이 들어있을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섭취 전 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통조림 속 국물·기름을 키친타월로 한 번 닦거나, 내용물을 흐르는 물에 헹구고, 끓는 물에 데치는 것도 방법이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황혜림(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명절 때 보관한 통조림 세트는 든든한 살림 아이템이지만 잘못된 보관·섭취로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섭취 전 안전하게 보관됐는지, 유통기한이 남아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통조림에 따라 나트륨·지방·당 등을 과잉 섭취할 우려가 있으므로 건더기 위주로 먹고, 채소를 곁들여 먹기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