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트의 종류
[헬스컨슈머] 기자가 십 여 년 전 보고, 들었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의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피크닉 가방도 아닌 묵직한 무언가를 지인의 남편이 들고 의료진에게 무언가 설명을 듣는 사진을 보여주며 이제 드디어 집으로 간다던 메시지를 기억한다. 처음엔 출산 가방인 줄 알았으나 카시트라고 아이를 차량에 태울 때 쓰는 거라고 했다. 그걸 왜 들고 다니냐 했더니 해당 병원에서는 카시트 소유여부가 확인되어야 아이를 부모 품에 준다고 하는 거였다. 내 아이인데 카시트라는 것이 없다면 아이를 인계해주지 않는다니! 엄마 품이 가장 안전하고, 따스할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너무 가혹하다 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기자도 어느새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었다. 출산을 앞두고 미국에 있던 지인이 물었다. 카시트는 준비했지? 라고… 무언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병원에서 아이를 내게 주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카시트에 대한 공부가 시작되었다.
■ 카시트 의무 착용
큰 아이를 출산할 당시는 아니었지만 현행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의하면 6세 미만은 영유아는 반드시 카시트(영유아보호장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함이 규정되어 있다. 2015년에 교통안전공단에서 자동차 충돌시험 결과도 카시트 장착 후 사고 위험 비율이 90%에서 18%까지 줄어든다고 하니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카시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할 것이다. 안전벨트는 생명줄이라는 말이 있는데, 안전벨트만 잘 착용하면 괜찮지 않을까? 당연히 괜찮지 않다. 대부분의 차량의 안전벨트의 신장 기준은 145㎝이다. 따라서 신장이 145㎝ 미만이라면 성인용 안전벨트, 즉 차량 내 안전벨트만으로는 내 아이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 카시트의 종류
아이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보니 허투루 살펴볼 수 없는 문제였다. 더욱이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꼼꼼히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카시트의 종류는 크게 바구니형 신생아 카시트, 영유아용 컨버터블 카시트, 토들러 카시트, 주니어 카시트로 나뉠 수 있다. 이 네 가지 카시트의 사용시기와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보기로 하자.
1. 바구니 카시트
기자가 지인의 출산 후 퇴원 설명을 듣던 그 모습 속에 있던 카시트이다. 요람 카시트라고 하기도 하는데 흔히들 바구니 카시트라고 불린다. 손잡이가 있어 차량에서 들고 내리기 편하고 신생아부터 최대 15개월 까지, 대략적으로 체중이 13㎏ 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 알려져 있다.
2. 영유아용 컨버터블 카시트
보통 신생아부터 약 5세 정도까지 사용 가능하다. 아이의 신장 기준으로 40㎝부터 105㎝ 정도일 때 까지 사용가능 하여 많은 부모가 선택하는 카시트라고 한다. 회전형, 고정형으로 나뉘고 장기간 사용하는 만큼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사용기간 비례하여 가격도 고가의 제품들이 많다.
3. 토들러 카시트
생후 9개월 후부터 몸집이 작은 초등 고학년까지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보통 토들러 카시트의 부품을 제거하면 주니어 카시트, 혹은 부스터로 사용 가능하다.
4. 주니어 카시트
3세 이후부터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체중이 15㎏ 이상이 되면 사용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체중보다는 아이의 키가 더욱 중요한 요건이다. 주니어 카시트는 5점식 벨트가 아니라 자동차 내의 안전벨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3점식 벨트가 된다.
따라서 아이의 신장이 105㎝ 미만일 경우에는 차량용 안전벨트를 카시트에 걸쳐 착용하게 되는 특성상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 후방장착? 멀미 유발하지 않을까?
바구니 카시트와 영유아용 컨버터블 카시트일 때는 후방장착을 하라고 판매점에서도 카시트 관련 강연에서도 이야기한다. 왜 후방장착일까? 간혹 기차를 탈 때 거꾸로 가는 역방향 좌석에 앉아도 멀리를 하는데 작고 연약한 내 아이가 차를 타면서 멀미로 고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러나 카시트 제조업체들에서도 실험을 하고, 실제 차량 사고가 났을 때에도 보면 후방장착을 했을 경우 아이가 훨씬 더 안전함을 알 수 있다.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후방장학의 경우 사고로 인한 충격이 머리나 목이 아닌 등으로 충격을 흡수하게 되고, 아이의 머리가 앞으로 많이 튀어나가지 않게 되어 부상의 경중이 확실히 덜하다. 가령 앞보기 장착을 하고서 사고가 났을 시 아이의 머리 무게를 목과 허리가 온전히 감당하기엔 아직 견고하지 않기에 충격을 이겨내기 어렵다. 그리하여 신생아기부터 최대 48개월까지도 후방 장착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한다. 최소 15개월까지만 이라도 후방 장착을 해야 한다고 한다.
■ 카시트 구매 시 안전 인증 확인하기
카시트의 인증마크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한국 KC 인증, 유럽 ECE인증 그리고 i-SIZE 인증이다.
한국 KC인증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식 제품들은 이 인증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 가장 기본인 인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유럽 ECE 인증의 경우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카시트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더 발달하고, 더욱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i-SIZE 인증은 가장 최근에 생긴 인증제도이고 최신 유럽 안전인증이다. 이 I-SIZE인증의 경우 안전성 실험에 있어 더미인형에 수십 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차량 사고시의 충격 등을 측정하는 실험들을 하여 해당 카시트가 기준선을 통과해야만 인증이 되는 매우 까다로운 인증이며 기존의 KC인증과 유럽 ECE인증에서는 하지 못했던, 측면 충돌 테스트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 카시트 구매 시 내 차량 확인하기
2010년 이후 생산된 자동차에는 ISOFIX가 의무 장착되게 되어있다. 과거에는 자동차 내에 있는 안전벨트로 카시트를 고정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ISOFIX 차량에만 설치 가능한 카시트가 생산되기도 하므로 내 차량이 ISOFIX 설치된 차량인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ISOFIX 미설치 차량이어도 서비스센터에서 해당 기능을 비용을 지불하고 설치 가능한 차종도 있으니 일단 자신의 차량의 ISOFIX 설치 여부와 설치된 좌석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 카시트 구매 꿀 Tip!
내가 생각할 때 좋은 브랜드라고, 고가의 제품을 판매한다고 무조건 해당 카시트가 내 아이에게 최적의 카시트는 아니다. 내 아이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인만큼 인터넷에서 바로 구매하기보다 육아용품 전문 매장에 가서 직접 보고, 만져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아이가 사용해야 되는 제품이므로 아이를 앉혀보고 아이가 편안해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매장이나 박람회장에서 배면각도가 어떻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평평한 곳을 기준으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 차량의 좌석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 부모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우는 아이라면 후방거울이라는 것을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간혹 카시트 구매시 서비스 물품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살펴보자.
그 다음은 부득이하게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카시트가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킬 있는 내장재를 충분히 사용하였는지도 살펴보면 좋다. 이와 더불어 간식을 머거나 침, 혹은 소변을 실수하는 등의 일도 일어날 수 있기에 세탁이 용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Tip이 될 것이다.
간혹 후방장착 된 카시트에 앉아 방긋 웃는 아이를 보면 멀미를 하는 건 아닐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서 커서 전방보기로 앉자.” 라고 말하는 내내 걱정은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사고라는 것이 언제 어느 때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에 그게 대한 대비로서의 후방장착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조수석에는 후방장착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고 발생 시 충격으로 인해 터져 부풀어 오르는 에어백이 조수석에 후방장착 된 카시트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회전형 카시트의 경우 아이의 얼굴을 보기 위해 카시트를 옆으로 돌리는 측면장착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또한 요즘과 같이 추운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카시트에 앉는 것은 금물이다. 두꺼운 외투가 아이를 보호해 줄 것 같지만 안전벨트가 아이의 몸을 잘 잡아주어야 하는데 외투가 그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너무 추워한다고 외투를 입히고 카시트에 앉히는 일은 주의하자.
카시트는 큰 숙제다. 육아에 있어 숙제가 아닌 것이 없기야 하지만… 기껏 고심해서 고르고 골라 구매해도 아이가 카시트를 거부하는 아이도 더러 있고, 엄마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우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카시트는 습관화되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카시트는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고가의 제품인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혹은 내 아이가 잘 타지 않는다고 다른 제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도 아니다. 따라서 처음 구매할 때부터 많은 것을 고민하고 고려해보아야 하는 물품이다. 겉보기에 예쁜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므로 내 차량에 설치가 가능한 카시트, 내 아이가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카시트를 잘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재정 엄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