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골다공증 환자 셋 중 둘, 1년 내 치료 중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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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사이 3번의 골절을 겪은 68세 여성 이씨. 최근에 겪은 골절은 평소처럼 베란다의 항아리를 옮기다가 부딪힌 곳도 없이 발생한 척추 골절이었다. 골절 후에는 허리 보조기 없이 거동조차 어려워 10년간 다닌 직장도 그만뒀다.

후유증으로 허리가 굽더니 이제 물 한 모금조차 넘기는 게 어렵고 짧은 외출마저 힘들어졌다. 심한 통증과 싸우며 집에만 머무르던 이씨는 우울증마저 생겼다. 이씨는 “골다공증이 심하니 무조건 골절이 왔다. 암만큼 무서운 게 골다공증”이라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과거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19일 예희욱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에 따르면 약해진 뼈는 툭 치기만 해도 얼마든지 부러질 수 있다. 특히 정상인보다 뼈에 구멍이 많이 난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재채기에도 척추가 주저앉을 정도로 뼈가 취약하다.
이 경우, 절대적으로 침상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고령층은 침대에 오래 누워있으면 금세 쇠약해진다. 결국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수술 후 1년 내 사망률은 최고 36%에 이른다. 이씨 말대로 골다공증 질환은 중증 질환인 암만큼이나 사망률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따라서 골절 사고를 겪기 전에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직후 계속 약물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장기전이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오랫동안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치료제 중 6개월에 한 번 맞는 ‘데노수맙’ 성분의 주사제가 있다. 10년 장기 임상시험에서 지속 치료를 통한 주요 부위 골절 위험을 최대 68%까지 낮췄다. 이 약은 기존 치료제보다 환자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데 제도적 한계로 인해 환자 접근성은 뒤떨어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남 담양군이 지역주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골밀도 검사장비를 도입해 연중 운영한다.(담양군 제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 사진.) 2023.3.13./뉴스1

국내의 모든 골다공증 약제 급여기준을 보면 환자가 골밀도를 측정한 수치(T-score)가 ‘-2.5’이하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뒤 약물치료를 지속하다가 1년 뒤 추적검사에서 ‘-2.5’보다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보험급여는 즉시 중단된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 목적이 ‘골절 예방’인데도 제한적인 약제 급여기준 때문에 국내 골다공증 치료 중단율도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보면 골다공증 환자 3명 중 2명이 1년 이내에 치료를 중단한다.
예 교수는 “골다공증 골절은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제대로 치료를 이어가지 않으면, 골절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고령층 환자라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긴 병상 생활을 하고, 중증 합병증 위험이 크다. 환자 독립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가족들의 돌봄, 의료부담은 늘어난다”고 전했다.
골밀도 측정 수치(T-score)를 기준으로 약제 투여 기한을 제한하는 조항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미국내분비학회(AACE/ACE)는 T-score 수치가 -2.5 이하로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통해 -2.5보다 높아져도 최초의 진단은 계속 유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뼈는 일생 지속해 변하는 장기다. 보통 30대를 기점으로 최대 골량이 형성되고 50세 이상부터는 골량이 감소한다. 골다공증은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노인에게 있어 골밀도 감소는 필연적이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부터 매년 1~3%씩 계속 골 강도가 하락한다.
노화에 따라 전 생애에 걸쳐 골 감소가 자연스러운 셈이다. 따라서 골다공증은 치료를 통해 골밀도 값이 일부 개선되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노화에 따른 지속적인 골 소실에 대응하는 꾸준한 지속 치료가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골밀도 증진 및 골절 감소 효과를 보인 치료 선택지도 국내에 있다.
예 교수는 “많은 환자가 효율적인 골절 예방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골다공증 환자들이 약물치료 과정에서 골밀도 값과 관계없이 최소 3년은 지속 치료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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