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헤르페스, 아이에게 전염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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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면 어김없이 입술에 오돌토돌 올라오는 헤르페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피로해서 생기는
단순포진이라 생각해왔는데 임산부의 감염은 보다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헤르페스의 유형, 감염 부위, 감염력 등에 따라 출산 시 태아에게 전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헤르페스 1형 vs 2형, 무엇이 다를까?
증상 보통 헤르페스를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입술 주위에 수포를 만드는 병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헤르페스는 1형과 2형으로 나뉘며 생식기에도 증상이 발현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주로 입가에 수포나 궤양 형태로 나타나는 헤르페스는 1형에 속한다. 한편 맘카페에서 헤르페스 때문에 자연분만을 포기하고 제왕절개수술을 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 경우는 2형과 연관성이 크다. 두 유형 모두 생식기에 물집이 잡히는 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2형이 주로 외음부 병변을 일으킨다. 생식기에 증세가 생기다 보니 자연분만 시 아이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을 우려해 제왕절개수술을 선 택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유병률 헤르페스 1형은 세계적 유병률이 66%로 추정된다. 그만큼 흔하게 발병하고 주변 사람과의 접촉 또는 입의 분비물을 통해 쉽게 옮겨진다. 감각신경에 만성염증을 일으켜 입 주변이나 생식기, 눈 부위에 수포나 궤양 등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뇌염으로 이어지거나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 지만 대부분 별다른 증상 없이 가볍게 지나간다.
반면 헤르페스 2형은 유병률에서 1형과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4~49세의 헤르페스 2형 유병률은 16% 정도이며 이 수치는 나이가 들수록, 성 파트너가 많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주로 생식기에 수포로 증상이 발현되며 성관계처럼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것도 다른 점 중 하나. 또한 1형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 는데, 그렇다고 해서 신생아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거나 합병증 증세가 더 심한 것은 아니다.

치료법 헤르페스 1형과 2형의 치료법은 동일하다. 최초 감염 시에는 증세와 지속기간을 고려해 항바이러스제를 7~10일 정도 복용하거나 항바이러스 연고를 발라 호전시킨다. 재발한 경우에는 대략 5일만 치료해도 증상이 완화된다. 다만 임신 중이라면 무작정 약을 먹는 대신 몸 상태를 지켜보면서 전문의와 상의해 약 복용 여부를 결정한다.

분만 및 진통 시 전염될 수 있어
임신부라면 헤르페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을 때 아이가 안전할지 여부가 가장 우려된다. 신생아 감염은 진통이나 분만 중에 자궁경부와 질, 대음순, 회음부 등에 생긴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아이가 접촉해 옮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통 중 자궁경부와 외음부에서 헤르페스가 발견된 202명의 여성을 조사한 결과, 5%의 신생아가 감염되었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피부의 수포를 비롯해 결막염, 입과 구개, 혀의 궤양과 같은 SEM질환(Skin, Eye and Mouth disease)이다. 감염자의 45%를 차지할 정도. 이 밖에 중추신경계 감염에 의한 발작, 몸 떨림, 처지거나 보채는 증상이 약 30%에 달하며 나머지 25%에서는 전신적인 감염 합병증으로 발열, 폐렴, 패혈증 등이 나타난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헤르페스는 태반이나 자궁경부, 융모양막을 통해서도 태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처음 감염된 임신부라면 유산, 태아의 선천성 기형 및 성장지연, 조기 진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한 경우라면 이러한 합병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왕절개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순간
분만을 앞두고 진통이 진행되는 와중에 헤르페스 감염을 알게 된 경우, 치료를 통해 항체가 완전히 생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농도가 짙어 자연분만 시 아이에게 전염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 위험도를 0.14%로 낮출 수 있는 제왕절개수술 을 시행할 수 있다. 감염력이 있는 임신부라면 임신 36주 이후 항바이러스제를 미리 사용해 분만 시 신생아의 전염을 예방하기도 한다. 미국의 질병관 리본부 및 산부인과 지침에서는 진통이 있거나 양막이 터진 임신부가 헤르페스에 처음 감염된 경우, 또는 감염력이 있으면서 외음부 병변이나 통증, 작열감 등을 동반한 경우에는 곧바로 제왕절개수술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감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헤르페스 재발을 예방할 수 있을까?
면역력 관리 헤르페스에 한 번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서 공생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된다. 457명의 초기 감염자 중 391일 동안 환자의 89%에서 재발되었으며 6번 이상 재발된 경우가 38%, 10번 이상은 20%에 달했다. 특히 1형은 14%, 2형은 60%로 2형이 1형보다 높은 재발률을 보였다. 따라서 임신기간 동안 몸에 무리를 주는 활동은 피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로 영양을 고르게 섭취하고 부족한 부분은 영양제로 보충한다.

콘돔 사용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여러 번 재발했거나 항체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부부관계 시 꼭 콘돔을 착용한다. 지속해서 쓸 경우 감염률을 96%까지 줄일 수 있다.

부부관계 자제 헤르페스는 생식기 통증, 가려움증, 작열감, 엉덩이나 다리에 통증 등을 보일 때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 조금이라도 이러한 전조 증세가 느껴지면 부부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다.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황지선(프리랜서)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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