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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기름’ 하면 보통은 건강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좀 더 명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건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건강 관련 캠페인을 통해 널리 사용되는 ‘씨앗 기름’에 독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씨앗 기름 역시 분류상 식물성 기름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가정의학 교수가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식물성 기름과 건강 효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선언을 한 후 사퇴한 사람이다. 이후 “Make America Healthy Again(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이하 MAHA 캠페인)”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그 세부 내용 중 하나로 ‘씨앗 기름’을 겨냥하고 있다.
여기서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은, ‘씨앗 기름’과 ‘식물성 기름’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기름은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에 도움이 되는 불포화 지방산의 공급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미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는 기존의 동물성 식용유를 대신해 식물성 기름을 요리에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해왔다.
토론토 대학에서 가족 및 커뮤니티 의학 분야의 부교수로 재직 중인 메리 J. 스코르부타코스 박사는 이에 대해 “식물성 기름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저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메리 박사에 따르면 식물성 기름 중에도 ‘오메가 6 지방산(이하 오메가 6)’ 수치가 높은 것들이 있다. 이들은 편두통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으며, 어찌됐건 지방의 한 종류인 만큼 염증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 만약 ‘식물성 기름 = 건강’이라고 공식처럼 인지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그 건강 효과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식물성 기름, ‘열매’와 ‘씨앗’으로 구분
보통 식물성 기름이라고 하나로 묶어서 부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의 경우, 나무의 열매로부터 추출한 ‘열매 기름’이다. 반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포도씨유, 카놀라유, 대두유 등은 ‘씨앗 기름’으로 분류한다.
MAHA 캠페인에서는 바로 이 ‘씨앗 기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캠페인에서는 보통 포도씨유, 카놀라유, 대두유, 옥수수유, 해바라기유, 면실유(면화 씨 기름), 홍화유(홍화 씨 기름), 미강유(쌀 껍질 기름)의 8종을 언급한다. 이들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돼 왔다. 특히 대두유의 경우, 20세기 미국에서 그 소비량이 1,000배 가량 증가했다.
메라 박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씨앗 기름 섭취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몸속에 ‘오메가 6’의 농도가 136% 가량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오메가 6는 세포막 구조를 유지하고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필수 지방산이다. 적절한 양이 공급될 경우 체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섭취량이 과해지면 염증 발생도 덩달아 빈번해질 우려가 있다.
![오메가 6 섭취가 과도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441/image-34aec69b-fcb2-47b0-8787-86784c048862.jpeg)
식물성 기름, 오메가 3와 오메가 6
보통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자주 꼽히는 지방산은 ‘오메가 3 지방산(이하 오메가 3)’이다. 메리 박사에 따르면 오메가 6가 염증을 증가시키는 분자를 생성한다면, 오메가 3는 염증을 감소시키는 분자를 생성하는 경향이 있다. 즉, 이들의 섭취량이 균형을 이루어야만 최적의 건강 상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씨앗 기름의 소비량이 대폭 증가했던 시기에, 두 지방산의 섭취 비율도 큰 변화가 있었다. 메리 박사는 “오늘날 사람들은 오메가 3보다 오메가 6를 약 15배 더 많이 섭취한다”라며 “씨앗 기름의 섭취 증가가 여기에 큰 몫을 차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메리 박사에 따르면 영양학 이론상 씨앗 기름은 오메가 6의 절대량이 높다. 어느 정도 오메가 3도 포함하고 있지만, 보통 오메가 6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메가 6의 비율이 높아질 경우, 염증과 관련된 수많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모든 종류의 씨앗 기름이 동일한 잠재적 위험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포도씨유의 경우 오메가 6와 오메가 3의 비율이 696 : 1로 나올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카놀라유의 경우 2 : 1로 매우 적은 차이를 보인다.
물론 각각의 기름은 여러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된다. 따라서 제시된 비율이 공식적인 수치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대략적인 동향으로 이해하면 된다. 카놀라유와 대두유는 오메가 6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어느 정도 오메가 3를 함유하고 있다. 그 외 나머지 씨앗 기름들은 오메가 3 함량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기 때문에 오메가 6 비율이 높게 나온다.
![오메가 6 비율의 정확한 수치는 제품별 브랜드와 생산방식에 따라 다르다. 다만, 대체로 '오메가 6 비율이 높은지, 낮은지'를 구분하는 지표로 삼을 수 있다. / 원본 자료 출처 : 더 컨버세이션 / 도표 편집 : ⓒ헬스라이프헤럴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441/image-32962ec5-19e9-4de6-80d5-8df4a9b9c0ba.jpeg)
오메가 6의 염증과 편두통
여기까지만 보면 씨앗 기름을 통해 섭취하는 오메가 6를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럴까? 메리 박사는 씨앗 기름이 염증과 편두통,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연구들의 결과를 제시했다.
먼저 염증의 경우, 그다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음식과 기능(Food & Function)」에 게재됐던 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오메가 6 섭취량이 상당히 높은 사람에게서도 염증이 뚜렷하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물론 ‘완전히 무관하다’라고 할 수는 없다. 메리 박사는 일부 인종은 오메가 6를 더 빨리 대사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에게서는 염증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건강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편두통의 경우는 다소 영향이 있었다. 2021년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오메가 6 섭취가 많은 사람들 중 편두통을 자주 겪는 사람이 오메가 3 섭취를 늘리자 편두통 횟수가 한 달 평균 2회 줄어들었다.
한편, 오메가 3 섭취를 늘리면서 옥수수유 대신 올리브 오일로 바꾸자 편두통 횟수가 한 달 평균 4회 줄어들었다. 오메가 3 섭취를 늘리면서, 동시에 올리브 오일을 통해 오메가 6 섭취가 다소 줄어들자 이중 효과가 발생한 덕분이다.
오메가 6의 심혈관 건강 영향
한편, 씨앗 기름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종류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발표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동물성 기름을 씨앗 기름으로 대체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반드시 낮아진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함께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동물성 기름 대신 옥수수유를 사용한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는 줄어들었지만,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만약 오메가 6 함량이 문제가 된다면, 옥수수유보다 비율이 높은 다른 기름들도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다.
씨앗 기름 중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대두유와 카놀라유다. 실제 미국에서 가장 소비량이 많은 씨앗 기름은 대두유다. 이들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꽤나 복잡한 내용이었지만, 메리 박사가 조목조목 설명한 내용과 각종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식물성 기름’이라고 해도 가급적이면 올리브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과 같은 ‘열매 기름’을 선택할 것.
다만, 이런 기름들은 보통 단가가 높다. 만약 여건상 올리브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카놀라유나 대두유 같이 오메가 6 비율이 낮은 기름을 선택하면 된다. 대신 오메가 3를 추가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려하면 된다.
![올리브 오일과 코코넛 오일처럼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이 최선의 선택이다 / Designed by Freepik](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441/image-d16b5c4f-0a63-4d9c-b041-d0a086241228.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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