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해도 남는 게 없어요”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
서울 강남에서 작은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A씨는 요즘 하루 11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서면서, 아르바이트생 4명 중 3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만큼 본인이 직접 일하는 시간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지난해보다 170원(1.7%) 인상됐다. 인상폭만 보면 크지 않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생존 위협이 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가게 홍보를 위해 직원이 더 필요한데, 인건비 감당이 안 돼 오히려 인원을 줄였다”며 “결국 내가 하루 대부분을 가게에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줄이고 직접 뛰는 사례가 늘면서, 인건비 상승이 오히려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남는 게 없다… 자영업자들의 비명
서울 은평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는 매달 나가는 비용을 계산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매출이 5000만 원이 넘더라도 임대료, 인건비,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남는 돈은 200만 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럴 바엔 차라리 가게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보험료 부담이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국회 허성무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원보다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가 2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이들은 본인의 실제 소득이 아닌 직원 중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D씨는 “직원보다 덜 버는데도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가게를 유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감소하며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의류, 음식료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 전반에서 지출이 줄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종로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E씨는 “할인 행사를 해도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며 “손님이 줄어드니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물가는 올라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 내수 침체가 맞물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경제학 교수는 “소비가 줄어들면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결국 이는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저금리 대출, 세금 감면,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이 포함됐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경기 침체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료 부담,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해결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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