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변색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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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식품에는 흔히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는 색소 성분이 들어있다. 이는 식물성 식품의 고유한 색상에 기여하는 천연 성분이다. 이중 흔히 알려진 사례는 ‘베타카로틴’이다. 강한 주황색과 높은 흡수율로 인해 베타카로틴을 많이 섭취할 경우 피부가 주황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변색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과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본다.

베타카로틴 – 주황색 및 노란색

서론에 소개한 베타카로틴은 피부 변색을 유발할 수 있는 단골 성분이다. 베타카로틴은 자연 상태에서 주황색 또는 노란색을 띤다. 당근의 껍질을 한꺼풀 벗겨냈을 때 나타나는 밝은 주황색을 떠올리면 된다.

베타카로틴은 기본적으로 카로티노이드에 속하는 ‘색소’지만, 체내에서 비타민 A의 전구체로 작용한다. 즉, 일정 조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비타민 A는 대표적인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베타카로틴을 지방 성분과 함께 섭취하면 장과 간 등에서 효소가 분비돼 비타민 A로 전환해준다.

다만, 비타민 A가 체내에 충분할 경우, 혹은 베타카로틴 섭취량이 너무 많을 경우는 잉여분이 색소 형태로 남아 피부에 축적된다. 이것이 바로 ‘카로틴혈증’으로, 피부가 주황빛 혹은 노란빛을 띠게 되는 현상이다.

베타카로틴 외에도 본래 카로티노이드는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노란색을 띠며, 라이코펜은 붉은색을 띤다. 다만 베타카로틴 외의 다른 카로티노이드들은 식품 내 함유량이 충분히 많지 않거나 피부에 저장되더라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로 인해 피부 변색과 관련된 색소로는 베타카로틴이 주로 지목된다.

타닌 – 어두운 톤

타닌은 식물성 화합물이자 항산화 물질의 대표 카테고리인 ‘폴리페놀’의 한 종류다. 주로 녹차, 레드 와인, 다크 초콜릿, 견과류 등에 함유된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폴리페놀 섭취로 인해 피부 색상이 변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는 폴리페놀을 함유한 음식들을 과도하게 섭취할 일이 비교적 드물기 때문이다.

타닌의 경우 피부 색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폴리페놀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타닌 성분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특정 조건에서 멜라닌 합성을 자극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피부 톤이 어둡게 변할 수 있다. 보통 녹차나 와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한편, 너무 많은 타닌 성분은 피부 단백질과 결합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외에 레드 와인 등에 포함된 ‘레스베라트롤’, 커피에 포함된 ‘클로로겐산’도 과다 섭취 시 피부에 변색을 일으킬 수 있는 폴리페놀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피부의 색소 침착을 일으킬 수 있으며, 클로로겐산은 피부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멜라닌 생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구리 – 청록색

구리 하면 보통은 주황색, 붉은색, 갈색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구리는 산화 상태에 따라 색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기본적인 구리의 색상은 붉은빛에 가깝지만, 산화가 진행되면 전혀 다른 색상인 청록색으로 바뀐다. 과거 청동기 시대에 사용되던 ‘청동’이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러한 색상 변화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에서는 산소를 활발하게 사용하며, 조직 및 장기 세포에서 활성산소가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구리가 산화되기 쉬운 환경이다. 이러한 이유로 구리 성분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구리가 산화되며 구리 이온이 만들어진다. 

산화된 구리 이온은 피부 세포와 결합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청록색 색소가 형성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구리 성분의 과도한 섭취는 피부를 청록색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구리 성분은 보통 어패류에 풍부하다. 식물성 식품 중에는 땅콩과 아보카도에 함량이 많은 편이다. 

은과 금의 침착

이밖에 음식 섭취 이외의 이유로도 피부색이 변할 수 있다. 과거 홍콩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례로,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은색으로 변했던 적이 있다. 이는 ‘아르기리아(Argyria)’라 부르는 질환의 일종으로, 피부가 푸른빛을 띠는 회색(보통 은색이라고 부름)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크리시아시스(Chrysiasis)’라 부르는 질환도 있다. 이는 금 침전물이 피부에 침투하는 현상이다.

은과 금은 일반적으로 식품에 자연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성분이다. 다만, 의료적 목적으로 금과 은을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 은은 과거 항균 특성으로 주목받아 의료적으로 사용됐으며, 금은 류마티스 질환, 염증성 질환에 처방된 사례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투여가 이루어질 경우 피부에 침착을 일으킬 수 있다. 

종종 고급 요리에서 금박이나 금가루를 장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섭취하는 금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피부 변색을 유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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