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속도 느리다면? 건강 수명에도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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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속도는 건강과 관련이 있을까? 아마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많다.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즉, 걷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건강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노화와 신체활동(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 저널에 게재된 2015년 연구에서는 “심박수 및 혈압과 함께 걷는 속도 또한 바이탈 사인 항목으로 간주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걷는 속도를 바탕으로 건강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걷는 속도와 건강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어떻게 걷는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걷는 속도, 건강한 삶과 수명에 연관

2016년 「노화 연구 리뷰(Aging Research Reviews)」에 게재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의 경우 걷는 속도가 느릴 수록 다양한 건강 문제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높았고, 심혈관 질환 등의 문제로 입원할 가능성도 크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걷는 속도가 빠른 사람은 일상적인 활동 수행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이나 체력 등 신체적인 요소는 물론, 기본적인 일상 활동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 그리고 사회적 활동 능력과 정신건강 등 전반적인 요인에서 더 나은 경향을 보였다. 올해 7월 「랜싯 – 건강한 장수(The Lancet – Health Longevit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수명이 더 긴 것과도 관련이 있다.

물론, ‘무조건 빨리 걸으면 좋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1초당 0.8m보다 느린 속도로 걸으면 ‘허약하다’라고 판단한다. 이는 65세 이상 성인, 사고나 수술, 질환 등으로 인해 보행 능력이 제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걷는 속도를 높이려면?

건강한 사람들은 걸을 때 별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걷는다. 그러다 보니 ‘걷는 속도’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걷기는 상당히 다양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복합 행동이다. 걷기만 어느 정도 이상 반복해도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기본적으로 허리부터 엉덩이, 다리의 충분한 근력이 필요하며, 이를 원활하게 지탱하기 위해서는 발과 발목의 안정성과 유연성, 충분한 균형 감각도 필요하다. 필요한 만큼 충분히 걷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심폐 지구력도 필요하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능력들을 단련하면 걷는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일반적으로 20~40대라고 한다면 보편적인 걷는 속도는 초당 1.2m~1.5m 사이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초당 1.2m는 약 4.3km/h, 초당 1.5m는 약 5.4km/h다. 일반적인 걷기는 초당 1.2m, 운동 목적의 다소 빠른 걷기는 초당 1.5m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만약 이만큼의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앞서 말한 네 가지 요소 중 하나 이상이 부족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운동 방법

걷기 속도를 위에서 제시한 평균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서 익히 반복하는 ‘보편적 운동량 기준’이 등장한다.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운동 150분 이상이다. ‘중강도’라 함은 심박수를 체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보통 130bpm 이상을 가리킨다. 

하지만 중강도를 지칭하는 구체적인 심박수 구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숫자로 기준을 잡는 것은 애매하다. 애당초 모든 사람이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도 있다. 따라서 보통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는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려운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근력 운동은 일주일 기준 2~3회 정도를 권장한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특정한 목적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전신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는 맨몸 운동 2~3가지를 수행하면 된다. 푸쉬업이나 풀업(어렵다면 데드행), 플랭크, 스쿼트, 런지, 버피 중에서 몇 가지만 선택해서 3세트 정도 반복하면 전신 근육을 골고루 단련할 수 있다.

다만, 2022년 「운동 의학(Sports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주 2~3회가 아닌 매일 한 가지씩 한두 세트만이라도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선택에 달린 일이다. 안정성과 유연성을 위해서는 운동 전후 스트레칭 및 요가의 유연성 훈련을 따르면 되며,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고 버티는 훈련도 도움이 된다.

근력 유지가 건강 수명으로 이어져

중요한 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근육은 30대 중반 즈음부터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오늘 하루의 근력 운동 미루기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남들보다 더 빠른 근육 감소를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걷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걷기는 전신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하체 근육의 사용량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체는 근육군의 크기가 큰 부위이며, 그만큼 근육 감소로 인한 피해를 크게 받는 부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근력 운동을 게을리하는 것은 걷는 속도를 감소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앞서 걷는 속도는 자연스럽게 건강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했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가벼운 근력 운동을 시작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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